"운하, 생명 죽이는 일·재앙 초래하는 일"
"운하, 생명 죽이는 일·재앙 초래하는 일"
  • 이혜조
  • 승인 2008.04.08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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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전국비구니 승가대 일동 성명

동학사, 봉녕사, 삼선, 운문사, 유마사, 청암사 승가대학 등 조계종 전국비구니 승가대가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7일 발표했다.

공동 성명서에서 승가대학 일동은 이명박운하는 생명을 죽이는 일이며, 인간의 탐욕으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는 일임을 자각하고 자연에 대해 겸손할 것을 정부 당국에 주문했다.

승가대는 수많은 문제점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없이 졸속으로 강행추진하려는 이명박 운하 계획을 즉각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동학사·봉녕사·삼선·운문사·유마사·청암사 승가대학 일동 합장

성 명 서

물은 우주의 근원이며 생명의 원천이다. 모든 생명은 물을 통해 태어난다.

우리는 맑은 공기와 청정한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한 우리의 무분별한 파괴로 자연이 그 조절 능력을 상실했을 때 입은 피해가 어떠했던지 여러 경험을 통해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말뜻처럼 그 섭리대로 놓아두었을 때 그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다. 특히 물은 흐르다 거대한 바위나 굴곡을 만났을 때 거스르지 않고 돌아가는 순리를 따른다. 강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바꾸고 함부로 개발하려는 것은 그 구조변경 과정에서 생기는 폐해는 말할 나위도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의 파괴로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다.

개발시대에 필요에 의해 청계천을 복개하여 만들었던 삼일고가도로가 보여주었던 부작용을 우리는 익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이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는 우리는 자연을 자연 그대로 두고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인 것을 먼저 경험하지 않았던가. 세계사적으로도 훼손된 자연을 원래상태로 복구시키는 사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실인데 우리는 아직도 개발논리만이 살 길이라고 부르짖는 시대역행적인 파천황(破天荒)적인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해양교통을 활성화시키는 일이 우선인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좁은 국토에서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키는 일이며, 서울 부산 간의 이동시간이 최소 60시간이라는 비경제성, 생태계의 파괴와 공사구간에 존재하는 역사의 숨결인 문화유산들의 희생과 훼손, 홍수발생 시 배수불량으로 인한 피해, 운하의 수량유지를 위한 주변 샛강들의 물부족, 운하관리에 따른 수질오염, 준설이후 문제발생 시 완전한 환경 재복원 불가능 등등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그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없이 졸속으로 운하건설을 진행하려고 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운하건설은 생명을 죽이는 일이며, 인간의 탐욕으로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는 일임을 자각하고 자연에 대해 겸손하라.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팔만대장경이 어떠한 인위적인 조치도 없이 조성 당시의 모습 그대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800년 세월동안 온전히 보존해 온 것을 상기하라.

불기 2552년 4월 7일

동학사승가대학,   봉녕사승가대학,   삼선승가대학, 운문승가대학,  유마사승가대학,  청암사승가대학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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