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完璧)한 양보(讓步)만이 우리 불교가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지자 스님 사직으로 공석이 된 팔공총림 동화사 차기 주지로 당초 지명됐던 불산(운부암 주지) 스님의 말이다.
지난 21일 오후 6시께 불산 스님은 경남 남해 성담사에 머물던 팔공총림 방장 진제 스님(조계종 종정)으로부터 "밤 9시 20분까지 동화사로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서둘러 도착한 동화사 방장실에는 진제 스님, 의현 스님, 지자 스님, 사요 스님, 도민 스님 등이 있었다.
방장 진제 스님은 불산 스님에게 지자 스님 후임으로 동화사 주지를 맡으라고 했다. 회주 의현 스님도 적극 동조했다. 그러나 불산 스님은 20여 분간 완곡히 거절의 뜻을 밝혔다. 곁에 있던 사요 스님을 주지로 추천했다. 동석했던 회주 의현 스님은 자신의 상좌인 사요 스님에게 주지를 맡길 수 없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다음 날 밤 9시 30분께 의현 스님, 사요 스님 등이 영천 운부암에 있는 불산 스님을 방문했다. 주지를 맡아 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불산 스님과 중앙승가대학 동기인 총무원장 원행 스님까지 나서 전화로 불산 스님을 설득했다. 그러나 불산 스님은 끝내 주지직을 고사했다.
불산 스님은 23일 <불교닷컴>에 "종단도 시끄러운데 나 까지 나서서 소란을 피운다면야 우리 불교를 망치는 길이라고 판단해 삼고초려(三顧草廬)조차 고사했다."고 말했다.
불산 스님은 '왜 사요스님을 적극 추천했냐'는 질문에 "나는 선방에서 정진이나 해야지...사판 길 걸을 생각 애초부터 없었다."며 "사요 스님은 이제껏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사신 분이 아닐뿐더러 더욱이 나보다 더 사판 행정도 매우 밝아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완벽한 양보만이 우리 불교가 살아 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전임 주지 지자 스님은 <불교닷컴>에 주지직 사임과 관련 "우연(偶然)히 왔다 우연(偶然)히 간다."고 말했다.
불산 스님, 사요 스님, 지자 스님 3명은 동화사 화합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일타 큰스님이 무척 아끼던 터를 손주의 폐사지 중창에 얼마나 기특했으면 약천사에 버금가는 불사라고 격려해 주며, 큰절들은 돈있으면 여건 좋아 할 수 있다, 이곳은 돈과 빽가지고는 어림없다, 오도암은 한 나라의 행정수도와 같은 단 하나의 핵심터라며 동양의 석가 원효의 본당을 살려 놓았다고 찬탄할 만큼 좋아하던 터란다. 다음생 미국에서 태어나 수행하기 좋은 한국에 와서 출가는 해인사에서 하고 수행은 팔공산 오도암에서 살겠다고 하시며 오도암 현판과 佛印선원(부처로부터 직접 인가받은 선원이라는 뜻)을 손수 써 주셨고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했지. 佛山은 큰절에 얼쩡거리지 말고 숨어 수행만 하다가 늙어 총림하나를 직접 설립하라며 森佛총림 이라고 써 주셨다했지. 부처가 빽빽히 출현하는 총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