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4일째 계속된 ‘정법불교를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에서 "총림 방장들의 법어는 짜집기 일변도라서 한 그림에 범과 쥐가 섞여 그려지는 형국이다"며 "법어를 통해 일러주는 메시지도 흔들리고 혼란스럽고 정리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시자들이 법어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오래된 일이라고 하더라"며 "실력 없는 선지식이 넘쳐난다. 100개 선방에서 2천여명 수행하는데 왜 성철스님을 능가하는 도인이 출현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청량한 법문도 없다"는 스님은 "불교TV에 나오는 스님들 법문들 대부분이 그렇다. '전설따라 삼천리' 끝난 지 언젠데 스님들은 아직도 그러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총림의 폐쇄적 구조와 시스템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스님은 "해인사 출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해인사의 주지가 될 수 없고, 방장이 될 수 없고, 강사가 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며 "늘 마음을 열라고 설법하면서 자기네들은 안 바뀐다. 이러니 눈 푸른 납자가 출현하겠나.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통도사, 백양사, 송광사라고 해서 다를 바가 있겠느냐"고 진단했다.
가사는 왜 5등급이며, 장례는 5일장인가
스님은 가사를 5등급으로 나눠 달리 입는 풍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같은 승려면 되는 거지. 가사로 승랍을 차등 구분하는 것은 뭔가"라며 혜능 스님이 홍인 스님을 인가한 예를 들었다.
출가자인 스님들이 해마다 신도들로부터 생일상을 받는 것과 관련 스님은 "속인들도 고령화를 핑계로 환갑을 생략하는데, 스님들은 환갑을 기억하고 친순 팔순잔치는 더욱 성대하게 차려진다"며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하지 말라고 간절하게 얘기하지 않은 탓이다"고 했다.
장례와 관련 스님은 "스님이 죽으면 지명도가 높을수록 5일장이 관례다"며 "거기다 빈소 옆에서 현금 봉투를 받는 접수대가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님은 서울 어느 고승의 상여가 높아 육교를 통화할 때마다 톱으로 한층씩 잘라낸 일화도 언급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해제비, 올해 최고는 750만원
스님은 "충청도 어느 사찰에서 해제비를 750만원씩 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참선하는데 왜 노동의 대가처럼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스님은 "그 돈이 누구의 돈이냐"며 "비구니스님들은 50만원 넘는 곳이 드물고, 비구들도 100만원도 안받는 곳이 있다지만, 문제는 해마다 기록이 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했다.
스님은 "높은 곳에 올라 법을 설하지 말라고 율장에 나와있는데 20대든 30대든 법상에 올라간다"며 상을 내는 형태도 문제삼았다.
스님은 "거기에다 주장자는 또 왜 드나. 부처님이 주장자 들었냐"며 "주장자는 중국 문화다. 시중에는 주장자만 만들어 파는 회사도 있다고 하니 참......"이라고 비토했다.
향봉 스님은 "한국에는 대부분 좌불만 모셔서 그런지 스님이든 재가자든 생각이 앉은뱅이가 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무당도 부처님 모신다. 여기는 법당이라하지 않고 신당이라고 한다"며 "사찰서 모시면 법당이라고 하는 것은 목탁소리보다 진리의 소리, 법의 음성이 끊이지말라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즉 "신도들이 재보시를 하면 스님들은 법보시로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화엄학림 학장인 법인 스님은 "이 자리가 정법을 논하는 자리다. 정법을 논하지 않는 스님들에게 재가자 여러분들이 공양하지 말라"며 "재가자들이 밥을 주면 스님들은 반드시 법을 줘야 한다. 비법이면 밥을 주지말고 법문을 듣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 "살 도려내고 피 토하는 심정으로 야단법석 연다"
<불교닷컴>이 실시간 보도하는 등 야단법석에 대해 종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자 도법 스님은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일의 배후는 도법이다라거나 총무원장 되기 위한 음모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오늘은 향봉스님이 그런 누명을 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이렇게 적나라하게 문제제기된 적이 없었다. 추한 꼬라지 들추지 말고, 우리끼리 잘 고치면 되지라는 얘기 수십년 동안 들었다"며 "누가 이러고 싶겠나? 안에서 치열하게 자기비판을 통한 혁신을 한다면 바깥에서 이렇게 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살을 도려내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했음에도 이번 일의 부작용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신도들과 일반인들이 절대 멍청하지 않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단순히 가슴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주는 감성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스님은 "곰팡이는 방치하면 계속 확대재생산된다. 드러내서 바람을 쏘이고 햇빛을 쬐어 줘야 한다"며 "이 야단법석이 바람이고 햇빛이다. 한달에 한번씩만 지속적으로 야단법석하면 한국불교 건강하게 만들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