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까지 대필 “선지식이 없다”
법어까지 대필 “선지식이 없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8.17 13:15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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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4일] 향봉스님 “해제비 750만원 노동의 댓가인가?”
향봉 스님은 17일 방장의 법어를 대필하고, 수 백만원의 해제비를 주는 등 한국불교의 잘못된 풍토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스님은 4일째 계속된 ‘정법불교를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에서 "총림 방장들의 법어는 짜집기 일변도라서 한 그림에 범과 쥐가 섞여 그려지는 형국이다"며 "법어를 통해 일러주는 메시지도 흔들리고 혼란스럽고 정리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시자들이 법어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오래된 일이라고 하더라"며 "실력 없는 선지식이 넘쳐난다. 100개 선방에서 2천여명 수행하는데 왜 성철스님을 능가하는 도인이 출현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따라서 청량한 법문도 없다"는 스님은 "불교TV에 나오는 스님들 법문들 대부분이 그렇다. '전설따라 삼천리' 끝난 지 언젠데 스님들은 아직도 그러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총림의 폐쇄적 구조와 시스템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스님은 "해인사 출신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해인사의 주지가 될 수 없고, 방장이 될 수 없고, 강사가 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며 "늘 마음을 열라고 설법하면서 자기네들은 안 바뀐다. 이러니 눈 푸른 납자가 출현하겠나.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통도사, 백양사, 송광사라고 해서 다를 바가 있겠느냐"고 진단했다.

가사는 왜 5등급이며, 장례는 5일장인가

스님은 가사를 5등급으로 나눠 달리 입는 풍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같은 승려면 되는 거지. 가사로 승랍을 차등 구분하는 것은 뭔가"라며 혜능 스님이 홍인 스님을 인가한 예를 들었다.

출가자인 스님들이 해마다 신도들로부터 생일상을 받는 것과 관련 스님은 "속인들도 고령화를 핑계로 환갑을 생략하는데, 스님들은 환갑을 기억하고 친순 팔순잔치는 더욱 성대하게 차려진다"며 "스님들이 신도들에게 하지 말라고 간절하게 얘기하지 않은 탓이다"고 했다.

장례와 관련 스님은 "스님이 죽으면 지명도가 높을수록 5일장이 관례다"며 "거기다 빈소 옆에서 현금 봉투를 받는 접수대가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님은 서울 어느 고승의 상여가 높아 육교를 통화할 때마다 톱으로 한층씩 잘라낸 일화도 언급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해제비, 올해 최고는 750만원

스님은 "충청도 어느 사찰에서 해제비를 750만원씩 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참선하는데 왜 노동의 대가처럼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스님은 "그 돈이 누구의 돈이냐"며 "비구니스님들은 50만원 넘는 곳이 드물고, 비구들도 100만원도 안받는 곳이 있다지만, 문제는 해마다 기록이 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고 했다.

스님은 "높은 곳에 올라 법을 설하지 말라고 율장에 나와있는데 20대든 30대든 법상에 올라간다"며 상을 내는 형태도 문제삼았다.

스님은 "거기에다 주장자는 또 왜 드나. 부처님이 주장자 들었냐"며 "주장자는 중국 문화다. 시중에는 주장자만 만들어 파는 회사도 있다고 하니 참......"이라고 비토했다.

향봉 스님은 "한국에는 대부분 좌불만 모셔서 그런지 스님이든 재가자든 생각이 앉은뱅이가 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무당도 부처님 모신다. 여기는 법당이라하지 않고 신당이라고 한다"며 "사찰서 모시면 법당이라고 하는 것은 목탁소리보다 진리의 소리, 법의 음성이 끊이지말라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즉 "신도들이 재보시를 하면 스님들은 법보시로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화엄학림 학장인 법인 스님은 "이 자리가 정법을 논하는 자리다. 정법을 논하지 않는 스님들에게 재가자 여러분들이 공양하지 말라"며 "재가자들이 밥을 주면 스님들은 반드시 법을 줘야 한다. 비법이면 밥을 주지말고 법문을 듣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 "살 도려내고 피 토하는 심정으로 야단법석 연다"

<불교닷컴>이 실시간 보도하는 등 야단법석에 대해 종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자 도법 스님은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일의 배후는 도법이다라거나 총무원장 되기 위한 음모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오늘은 향봉스님이 그런 누명을 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이렇게 적나라하게 문제제기된 적이 없었다. 추한 꼬라지 들추지 말고, 우리끼리 잘 고치면 되지라는 얘기 수십년 동안 들었다"며 "누가 이러고 싶겠나? 안에서 치열하게 자기비판을 통한 혁신을 한다면 바깥에서 이렇게 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살을 도려내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했음에도 이번 일의 부작용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신도들과 일반인들이 절대 멍청하지 않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단순히 가슴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주는 감성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스님은 "곰팡이는 방치하면 계속 확대재생산된다. 드러내서 바람을 쏘이고 햇빛을 쬐어 줘야 한다"며 "이 야단법석이 바람이고 햇빛이다. 한달에 한번씩만 지속적으로 야단법석하면 한국불교 건강하게 만들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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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 2009-08-17 18:24:34
요즘은 원효, 의상, 서산, 사명대사 같으신 분이 왜 통 나오질 않을까?

죽비 2009-08-17 20:14:44
중앙집권제로 월급주면 해결됩니다.
요즘 작은사찰이상 주지급들 다 부자입니다. 그 돈 어디서 난 것입니까? 작은 법당하나 종단등록해 놓고 다른것들은 다 개인 사유화로 재산불리고 떵떵거리며 사는 스님네 허다합니다. 입만 열면 돈이 최고라 하지 도가 최고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중앙집권제로 월급주고 사유화 못하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부와 명예이루기 위해 요즘 출가하는 이들 월급조금받는다 하면 출가하지 못할 겁니다.

들바람 2009-08-17 21:03:24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수행자가 미래의 노후복지를 생각합니까?' 인데.
온 김에...
보살행은 대사회적 보시 따위만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그것은 대승보살의 덕목으로 대변되는 육바라밀 내용을 들여다보면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지적하신 '98년도.....'는 아마 도법스님의 행적을 가리키시는 것 같은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들여다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그런 의심을 굳히시려면 그분과 며칠만 같이 살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실상사가 무조건 절대적으로 최고요,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현재 한국불교계에서 그만한 정신과 움직임을 가진 곳을 &#52287;기 어렵지요. 그 중심에 도법스님이 계십니다. 실상사에 사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은 도법스님의 종권야심을 모를 만큼 맹과니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도 종권에 야심을 가진 자는 더더욱 아니고요. 불제자는 확인되지 않은 일을 소문만으로,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역시 제 견해가 이렇커니 여겨주십시오.

소소 2009-08-17 21:55:25
그래도 저는 저와는 다른 견해와 행보임에도 도법스님을 기성한국스님들보다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 애정어린 글을 올렸지요. 실상사는 백장스님의 법을 직접 받아 창건한 절입니다. 어찌 그런절에서 더구나 생태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절에서 보시 받아 생활합니까? 속인과 같다구요? 노동없는 생태공동체가 세계 어느곳에 있습니까? 에너지 자급 식량자급 공동노동 분비물 순환 교육자립 생태적 의료 등등 기본 아닙니까? 백장청규 좀 공부해보십시오.
노스님도 병환이 없으면 보청(공동노동)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현재 한국불교의 고질점인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종교적 사회적 대안이 될 수 있읍니다. 첫째 야법팀은 이기회에 백장청규로 돌아가서 큰스님 작은스님 청신사 청신녀 평등한 공동체로 돌아가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러면 눈물흘리는 사람 많을 겁니다. 둘째 권력의 문제입니다. 공동체가 잘되면 생태적 지향점 대로 지역공동체 잘 되어 연대 잘하고 살면 권력 없어집니다. 이왕 정치와 권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좀 덜 생태적이라도 권력은 모든 것을 쉽게 바꾸니 권력을 좋은 사람과 연대하여 바꾸겠다라고 한다면 과감히 출사표를 던져 권력을 취하여 잘 정치하면 그만입니다. 굳이 정치나 권력을 혐오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선거제도 계율적 문제점, 사법적 대안, 현시대에 맞는 아젠다 설정 등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합니다. 굳이 도저히 안된다라고 생각한다면 정토회같이 새로운 공동체를 과감히 만드는게 올바른 답안지입니다. 저는 후자를 선호합니다. 시대를 선도하는 게 스승 스님 불자입니다. 한국불교 종단은 이미 레드오션입니다. 이젠 블루오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수경스님 등 좋은 스님들이 빨리 결단을 내려 고행을 하면 다음세대까지 안가더라도 많은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선사는 과감해야 합니다. 추상같아야 합니다. 절벽을 붙잡고 발버둥쳐바야 오해만 삽니다. 과감히 손을 놓고 백척간두 진일보해야 합니다. 한국불자들 멀쩡한 사람들 불쌍하지 않습니까? 불교가 좋아 들어 온 똑똑한 사람들, 미안하지 않습니까? 모두 푼돈 모아 실상사 땅만큼은 아니더라도 폐교라도 인수하고 도심포교당도 하나 내고 현대에 맞는 내규(계율) 정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나누고 점검하고 미래를 논하고 현재를 자자하고...어려운 꿈이 아닌데... 또하나 교육 복지문제입니다.

불자 2009-08-18 15:11:01
망고니, 체리니, 블루베리니.... 비싸디 비싼 과일들이 스님들에겐 그저 흔한 과일인가 봅니다. 제발 그런 거 스님들께 공양 올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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