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기독교 세력의 불교폄하 사태인 이른바 '종교편향' 정국으로 떠들석한 가운데 기독교 나라인 핀란드의 대표적 휴대전화 회사인 노키아가 '붓다폰'을 선보인 것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핀란드는 1593년 루터교를 국가의 공식종교로 선포했다. 1869년 교회법을 제정, 국가가 교회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대통령과 국회는 교회총회가 제안한 교회법들을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 국민의 90%이상이 핀란드 국교회의 구성원들이다.

최근 출시한 '붓다폰'은 노키아 N70 시리즈에 불교 미학을 장식한 제품이다. 24K 금도금으로 된 고급 휴대폰이며 뒷면에 부처가 새겨져 있다. 뒷면의 부처는 여러 종류가 있어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기능은 일반적인 노키아 N70시리즈와 같다.

붓다폰에는 3개의 옥장식도 붙어있어 이 옥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부처님이 나타나 경전 속에서 가려뽑은 짧은 법문도 설한다. 내부 컨텐츠로는 불교테마와 그림, 벨소리, 12가지 경전, 불교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등이 있다.

금 도금의 배터리에도 佛자가 큼지막하면서도 세련되게 씌여있다.

공교롭게도 한국 내에서 정부전자지도에 사찰을 누락한 사건으로 종교편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세계적 지도업체인 나브텍마저 노키아가 인수했다. 모바일 지도 이용자가 미국의 경우 작년보다 82%, 유럽에서는 49%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경영전략의 일환이었다. 노키아 N70에서도 지도검색이 가능하다.

불상의 목을 자르고 십자가를 그리는 행위가 한국 내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그들의 훼불 대상은 문화재 지정 유무를 떠나 무차별적이었다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국보 475호)이 1986년 이교도의 손에 의해 불탔다. 1980년대 초반 강진 무위사 극락전 내 벽화인 수월 관음 벽화가 십자가로 난자당한 사건도 있었다. 1991년 부산에 사는 한 개신교 광신자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이 우상 숭배이며 이단종교의 산물이라며 전실 입구에 있던 철제 의자를 석굴암 본존불로 집어 던진 일도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공직자들의 종교편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불교문화재는 불교인에게는 성보요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자랑스런 역사, 세계인에게는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는 나라에서조차 불교를 문화컨텐츠화하는 안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기독교조차 주목하는 한국의 불교문화를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그 중요성과 내재적 가치를 정작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의 '붓다폰'은 중국을 비롯한 불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타켓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할 수도 있다. 불교문화컨텐츠가 훌륭하다는 데 착안하지 않았다면 최신형 프리미엄 휴대폰에 불교미학을 가미할 생각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카메라 '캐논(CANON)'은 '관음'에서 나왔다. '관음'의 일본식 발음이 '칸논'이다.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캐논'이다. 기독교인들이 십자가로 난도질한 강진 무위사 극락전의 관세음보살이 바로 관음이다. 일본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웠고, 한국은 십자가로 난도질했다.

캐논 회사의 기본 철학은 '공생'이다. 더불어 잘 잘사자는 의미다. 우리나라 일부 기독교 세력에 던져주는 메시지도 이러할 것이다. 캐논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진가나 일반일들은 자연스럽게 관음보살을 접하는 것이다.

노키아N70의 '붓다폰'과 세계적인 카메라 메이커 '캐논'은 그 자체로서 문화상품이자 훌륭한 불교의 포교수단이다. 한국 불교가 문화컨텐츠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