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열암곡 불사, 공학적 정보가 궁금하다
[기고] 열암곡 불사, 공학적 정보가 궁금하다
  •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 승인 2023.04.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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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우리나라는 화강암대가 잘 발달해서 국토의 2/3 이상은 화강암과 변성암으로 구성돼 있다. 선사(先師)들은 이러한 화강암을 이용해 불상 등 성보를 조성했으니 도처의 사찰과 폐사지의 탑, 부도, 석등 대부분이 화강암이다. 경주 남산(南山)의 절골, 미륵골 등 여러 골짜기에 조성된 불상과 탑들도 모두 화강암으로 이뤄진 것이다.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가 하면, 풍화작용을 심하게 당한 부분조차 무한한 시간의 힘을 체감케 하는 그 미적 풍경과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숭고한 감정마저 불러일으키는 성보들이다.

종단이 오는 19일 오후 2시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열암곡의 부처님을 바르게 세워 재봉안하는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봉행한다. 이 불사를 반대할 불자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 불상을 바로 세워 여법하게 안좌시키는 전 과정이 완벽한 하나의 불교사적 사례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가지고, 어차피 진행될 불사이기에 제안 차원에서 이 글을 쓴다.

열암곡 불상은 전면으로 전도되어 있으며, 불상의 전체 길이가 5.6m, 무게가 80톤에 달한다고 한다. 공개된 사진을 볼 때 경사진 곳이며 일대는 노두(露頭)에 대소 암반과 침엽수가 들어찬 숲이 관찰된다. 장비 진입 등 작업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교계 보도의 식순을 보니 ‘삼귀의례 - 홍보영상(천년을 세우다) - 내빈소개 - 출범사(총무원장 진우스님) 축사(축하영상 포함) 청법가 -입정(총무부장 호산 스님) - 법어(종정예하-원로의장스님 대독) - 천년을 세우다 기금 모연 동참 발원 약정 – 화청(동환스님) - 사홍서원’의 순서로 돼 있다.

열암곡 부처님을 바르게 세우는 불사는 전임 총무원장 때부터 거론되었다. 그렇다면 부처님을 바르게 세우는 불사에 대한 기초적이나마 기술적인 문제를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 출범식’때 한 식순으로 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공사에 대한 예비 타당성 보고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우리의 기술로 아주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순천만 정원의 '꿈의 광장'에 기중기로 무게가 각각 115톤과 85톤, 70톤인 바위를 옮겼다. 우리는 수백 톤에 이르는 고인돌을 옮겨서 조성한 민족이며, 더구나 첨단과학의 시대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열암곡은 경사진 산지이다. 80톤을 들어 올릴 대형 기계가 현장에 어떻게 접근하고 작업 반경을 확보할 것인지, 또 어떠한 방법으로 견인해서는 어디로 옮겨서 세울 것인지 등 기술 부분과 관련한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이나 추진위의 계획이 궁금하다. 필자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 종사자들이나 다른 불자들 또한 이 주목할 만한 봉안불사의 기술적 부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그 과정을 뉴스로 접하고 싶은 이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보통의 큰 바위는 와이어로프를 해당 바위에 일반적인 줄걸이식 작업으로 하면 되지만, 대상이 성보인 불상인 경우에는 다르다. 와이어로프와 바위면(불상)에 마찰과 압박에 의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며, 접지면과의 작업을 위한 안전 공간 확보도 결코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불상과 접지면과의 안전 공간 확보를 위해 노두를 더디고 정밀하게 파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기왕이면 주변 지역에 흩어진 석불상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홍보화면(출처 조계종 홈페이지)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홍보화면(출처 조계종 홈페이지)

열암곡 부처님을 세우는 작업 과정을 그려보았다.

우선 할 일은 1)열암곡 대상 부처님의 몸체(바위전체)에 대한 정밀 진단이다. 첨단장비를 동원한 전체에 대한 미세균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3D작업을 완성해서 향후 기립과 이동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 약간의 노력으로 가능한 작업이다.

2)대상 불상을 중심으로 반경 100m 내외에 대한 정밀한 지형 실측도를 작성해야 한다. 장비의 접근과 설치지대 확보에 대한 기본설계가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일련의 작업 등 진행에 대한 기초적이나마 자료가 생산되었어야 한다.

3)주변 지반에 대한 대소의 파쇄대와 암반의 절리군 여부 등 정보를 수집해서 안전에 완벽히 해야 한다. 전문 엔지니어들에 의한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가 중요한 이유다.

이상 3번까지가 어느 정도는 이미 완성되었어야 하는 분야가 아닐까 한다. 여기까지 출범식 전에 일부라도 진행이 돼서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순서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조차도 없이 하는 행사는 핵심이 결여되었다는 생각이다.

이후 행정 등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전문가 실무팀을 구성해서 최종적인 종합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실내 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하여서 안전 등 제반 문제점을 보완한다. 필요시 유사 지형에서 유사한 무게와 형태의 화강암 더미를 설치해서 직접적인 실험을 해볼 필요도 있다.

종합계획서가 완성되면 본 작업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본 작업은 불상을 들어서 임시 거치대에 안좌시킨 후 이를 다시 바로 세운 다음 기 준비 된 항구적으로 모실 터(참배석 포함)에 이운해서 봉안하면 될 것이다.

공정에 반드시 수반되는 것이 환경의 파괴에 대한 문제인바 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아울러 전 공정에 대한 계획서가 완성되면 내부 보고(설명)와 더불어서 최소 2, 3차에 걸쳐서 여타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대중 공청회를 개최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혹 모를 새로운 공법도 제안받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

각설하고 종단은 열암곡 부처님을 바로세우는 일련의 불사(작업)에 대한 공학적인 기술 일정표를 발표해서 세상과 불자들에게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어떠한 불사든 현실과 현장의 기술적 노력이 충분할 때 정성에 대한 영험의 결과를 이룰 수 있으며 그것이 불편하게 누워계신 부처님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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