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사장 추천권을 가진 인사가 특정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지시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쟁상대였던 특정 후보를 불리하게 만들어 자신이 미는 후보자를 추천받도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인사는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9일 불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규칠 대한불교진흥원 상임이사는 불교방송 사장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인 A후보자에게 서류심사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경영계획서를 두 쪽만 제출하라고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교방송 사장 후보자를 선임하는 과정은 먼저 대한불교진흥원 이사회의 추천 과정을 거친다. 올해에는 공모방식을 택하지 않고 진흥원 이사나 불교종단들의 추천으로 5명의 후보자가 입후보했다.
진흥원은 이들에게 이력서와 경영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심사해 복수의 후보자를 뽑아 불교방송 이사회에 추천했다.
불교방송 이사회는 다시 두 명의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최종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장 추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김규칠 진흥원 상임이사는 A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경영계획서를 2장 이내로 제출하라"고 했다고 A후보자는 주장했다.
A후보자는 "불교방송은 전국 단위 방송이고 재정과 IPTV 진출 등을 고려하면 제목만 달아도 두 쪽이 넘을 것 같다는 의견을 김 이사에게 전달했다"며 "그러자 김 이사는 다른 후보자들도 2장으로 통일해 내기로 했다고 말해 나도 두 쪽만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흥원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자로 복수 추천된 이각범 후보자는 6쪽, 선상신 후보자는 10쪽의 경영계획서를 진흥원에 제출했다.
선상신 후보자는 <불교닷컴>과의 통화에서 "당시 김규칠 이사로부터 전화는 받았는데 분량 제한얘기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김 이사가 그런 얘기를 했다손 치더라도, 내가 분량을 지키지 않은 것은 김 이사가 강조하지 않았거나 내가 무시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선 국장은 "이력서와 경영계획서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경영계획서가 중요하다고 보고 비교적 자세하게 작성,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A후보자 뿐 아니라 모든 후보자들에게 2-3매로 경영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직접 전화했다"며 "분량을 제한한 것은 사장도 되기 전에 장황한 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CEO로서 경영계획의 핵심사항만 압축하면 되는거지, 계획서의 분량 자체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다른 후보자들은 분량 제한을 들은 기억이 없다는 <불교닷컴> 취재진의 질문에 김 이사는 "A후보자는 경영계획서 분량을 묻길래 자세히 일러줬고 다른 후보자들은 건성으로 들었거나 알면서 어긴 것, 아니면 시간이 흘러 기억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설령 김 이사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다른 후보자들에게는 2-3매라고 하고 유독 A후보자에게는 '2장 이내'라고 강조한 것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6, 10쪽의 경영계획서를 제출한 두 후보자는 추천됐고 달랑 2쪽만 제출한 A후보자는 탈락했다.
A후보자는 "후보 접수 및 추천 과정에서 김 이사와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며 "방송 재정도 어렵고 나는 국립대총장 출신으로 연금을 받는데다 아이들도 다 커서 돈이 궁하지 않았기 때문에 면접기회가 주어지면 진흥원 이사들에게 '방송 사장이 되면 급여를 절반만 받겠다고 말하겠다'고 했더니 김 이사가 상황 설명을 하면서 '쓸데 없는 일'이라며 역정을 내더라"고 주장했다.
불교방송과 진흥원 주변에서는 김 이사의 이런 언행이 당시 경쟁상대였던 이각범 후보자를 염두에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수출신인 이각범 후보자에 비해 경영을 해본 총장출신인 A후보자가 결코 불리하지 않고, 만약 면접에서 급여 절반 반납 얘기를 꺼내면 A후보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때문에 이 발언을 제어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특히 진흥원에서 최근 이사장에 호선된 민병천 이사가 A후보자와 이각범 후보자를 나란히 추천한 상태여서 두 후보자가 나란히 복수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 때문에 김 이사가 A후보자를 경계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송 주변에서는 김규칠 이사가 이각범 후보자를 지원한다는 후문이 무성하게 돌던 터였다. 김규칠과 이각범은 모두 친한나라당 성향으로 분규된다.
국회 방송통신특위가 위촉한 3명의 방송통신심의위원 가운데 한나라당이 추천한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는 불교방송 사장 추천권이 있는 대한불교진흥원 상임이사를 겸하고 있어 방통심의위원으로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불교방송 사장 후보로 친한나라당 성향의 인사를 추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겨레와 PD저널 등이 보도했었다.
김규칠 이사는 "A후보자와는 대불련 활동 등으로 익히 알던 사이였고 불교방송 사장 후보로 추천됐음으로 선의를 가지고 도와주려고 했던 발언들이 오해를 사고 있어 안타깝다"며 "A후보자가 급여를 받지 않거나 활동비만 받겠다고 하길래 이전의 사례들을 언급해가며 이사회에서 후한점수를 받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뉘앙스로 발언한 것이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김 이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장 후보자들이 경영계획서 분량을 제한한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장문의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이사회의 눈치를 봐야하는 후보자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다른 후보들에게는 분량 제한을 전달하지 않은 채 A후보자에게만 말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장이 되면 급여를 절반만 수령하겠다는 결단도 현재 불교방송 이사회에서는 무척 중요한 평가사안이라는 점에서 김 이사의 주장은 쉽게 수긍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한편 김 이사는 불교방송 재단으로부터 횡령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며 방송통신심위 노조에서 자진 퇴진을 촉구한 상태다.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있는가?
죽었는가?정신마저 죽었는가?
제발 진흥원 직원들이여///김 규칠님의 그간 행적에 대해
밝힐 것은 밝혀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