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노모 이계안 여사의 절규 들리시나요
팔순노모 이계안 여사의 절규 들리시나요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2.05.28 18:09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오신날 특집①] 명진 스님, 안거 전 마지막 만난 정봉주 모친
정봉주 생각에 매일 108배 “MB 순악질”...아들은 노모 걱정 옥중눈물

85세 노모가 얽은 손으로 끓여준 김치찌개는 필시 아들 생각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겠다.

아들 면회를 가기 전 날부터 심장이 두근거려 늘 몸살을 앓았다. 너무나 보고 싶어 다리가 후들거리고 안방서 몰래 눈물을 훔치다 덜컥 몸살이 나버린다. “어떻게 키운 새낀데” 좁은 감방 안에 가둬놓고 잠이 올 리 없는 어머니다. 홧병이다.

108배를 하고 낮엔 접영으로 거뜬히 수영장 10바퀴를 돌 때만해도 노모는 좋아 보였다. 오후로 갈수록 더 심장이 벌렁거렸다. 해질녘 이후부터 아침까지 하얗게 세고 나니 몸살기가 심해졌다. 오전 8시 형 봉건 씨가 급히 근처의 병원으로 모셔가 2시간 동안 링거를 맞히고 부랴부랴 홍성교도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2시.

당초 함께 면회하기로 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일행이 약속보다 1시간 늦었다. 아들과의 상봉시간을 더 주려는 배려였으리라. 덕분에 어머니 이계안 여사는 무려 1시간 반을 아들과 손을 잡고 있었다. 할 얘기가 많았지만 막상 할 말이 없었던 노모다.

면회를 다녀와 이 여사는 다시 자리에 눕는다. 매일 108배를 하고, 수영장 10바퀴를 가장 체력소모가 많은 접영으로 도는 ‘강철’이지만 잉어의 몸이 된 아들 걱정 앞에선 나약한 85세 노인네다.

▲ 정봉주 전 의원의 모친 이계안 여사가 명진 스님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점심 공양을 올리고 있다. 김용민씨와 정 의원의 형 봉근씨가 자리를 함께 했다. ⓒ2012 불교닷컴

그런 이 여사를 만난 것은 5월 17일. 명진 스님이 부처님오신날 직후 하안거에 들면 언제 나올지 모른다며 인사차 노원구 집을 찾았다. 면회를 다녀와 앓고 있던 몸살에도 점심시간에 맞춰오면 손수 김치찌개로 공양을 올리겠다고 이 여사가 밝혔단다. ‘나꼼수’의 또 다른 멤버 김용민도 미리 와 형 봉건씨와 얘기 중이었다.

김용민은 “벙커를 새로 차렸다. 꼭 하면 와 달라”고 명진 스님을 초청했다. 스님은 “벙커 같은 곳은 안 간다. 신문도 안보냐. 난 룸살롱만 간다”고 했다. 아픈 대답에 이 여사도 덩달아 웃었다. 스님은 “12년 전의 실수로 고개를 들 수 없고, 김 교수(김용민) 당신도 8년 전 막말로... 우린 동병상련이다”하고선 말을 아꼈다.

김용민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조사결과, 강북의 소망교회 앞에서는 ‘MB 잘한다’가 80%, 강남의 봉은사(명진 스님 주지 당시) 앞에서는 ‘MB 못한다’가 70%였다. 한 사람이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며 명진 스님을 되레 위로했다. 명진 스님은 룸살롱 파문이 다시 제기되는 것을 빗대 “다이아몬드는 똥물에 빠져도 건져내 물로 씻으면 된다”며 자신을 다이아몬드라고 ‘깔때기’를 들이댔다.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의 모친인 이 여사는 신실한 불자다. 거울 냉장고 장롱...세간살이엔 모조리 ‘관세음보살’이라고 종이에 써 붙여 놨다. 거실에만도 두 곳에 반야심경을 걸어뒀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무관세음보살을 염송하고, 집안 곳곳 시선이 가는 곳마다 반야심경을 왼다고 했다.

노모는 명진 스님에게 “강남 봉은사 빚을 다 갚고 나왔다면서요”라고 물었다. 스님은 “예. 그러고도 30억 남겨 놓고 나왔습니다”라고 했다. “법문도 너무 잘한다고 들었다”는 이 여사의 칭찬에 명진 스님은 자화자찬이다.

“실은 저는 경전을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고, 한자도 잘 모른다. 월정사 시절 한 신도가 대웅전 현판을 물었다. 탄허 스님이 쓴 초서인데 내가 알 턱이 없지. 대적광전을 대불광전이라고 일러줬다. 잠시 후 신도가 다시 와서 종무소에 물었더니 대적광전이라고 하더라며 핀잔을 줬다. 나는 '부처님의 마음이 본래 고요하다. 불(佛)이 곧 적(寂)이다. 실은 대적광전이 맞다'고 둘러댔다.

이런 내가 봉은사 주지가 돼 법문할 능력이 있었겠나. 내 피나는 삶에 대해 매주 일요법회에서 얘기했다. 6세에 별세한 어머니, 꽃다운 청춘에 죽은 동생, 늘 싸움질한 얘기들을 순차적으로 들려주니 신도들이 주말드라마 같다고 했다. 그게 내 밑천이다. 150명이던 일요법회 참가자가 1,500~2,000명으로 늘었다. 그 법문을 묶어 출판한 것이 <스님은 사춘기>다. 매일 1천배씩 천일을 하면서 신도가 회계 행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MB 욕만 안 했으면 지금쯤 카펫 깔아놓고 지구 한 바퀴 돌 수도 있었다”

이 여사는 “스님은 참 직설적이야”라고 말하곤 호탕하게 웃었다.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 영결식에 참석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긍낙왕생하십시오‘라고 쓴 것을 두고 몇차례 희롱했는데’라고 취재진이 묻자 명진 스님은 “난 한문은 몰라도 한글은 알지 않느냐”라며 한 수 위를 자랑했다.

김용민은 “그래서 스님은 국민스님이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명진 스님은 “지금은 집도 절도 없는 ‘국사’다.”라고 응수했다. “지금 목사들은 예수시대 가장 싫어했던 바리세인들”이라고 김용민이 꼬집자 스님은 “일부 스님들도 똑 같다”고 맞장구다.

▲ 정봉주 전 의원의 모친이 지난 17일 노원구 한 사찰에서 아들의 석방과 건강을 기원하며 108배를 올리고 있다. ⓒ2012 불교닷컴
김치찌개와 전, 김치로 푸짐한 점심을 끝내고 인근 벽운사로 향했다. 이 여사가 아들 봉주의 사면을 염원하며 108배하러 가는 시간이다. 85세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여사는 108배를 16분도 되지 않아 마쳤다. 법당 한 켠엔 ‘경자생 정봉주 심신자유안정’이라는 축원문을 붙여 놓았다.

매일 108배로 ‘출옥’을 기원하는 어머니에게 봉주는 어떤 아들일까.

“고3때 학력고사를 앞두고 체력장을 보는데, 원체 달리기를 잘하던 녀석인데 사단이 났지. 자기는 잘 달려서 만점을 받아놓고 장애인 친구를 대신해 또 달린 거지. 학교에서 뒤늦게 알고 야단을 치니 선생님들을 다 패버린거야. 정학을 당해 경희대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 이번엔 경희대 학생들과 싸움이 붙었어. 결국 누나와 형이 가서 자퇴서를 쓴 거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운동으로 금메달을 땄어. 그랬더니 거기 반장이 시비를 걸어. 굴러온 놈이 박힌 돌 빼니 미운게지. 반장 턱을 때려 그 때 돈으로 50만원을 물어줬지.

우여곡절 끝에 재수해 한국외대에 진학하자마자 경찰공무원인 아버지가 ROTC에 강제로 집어넣었지. 사람 되라고. 1년 6개월 정도 장교교육 받으면서 잘 견디나 했더니 행방불명이 된 거여. 6개월만에 나타난 게, 세상에, 외대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유인물을 뿌렸어. 1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았지. 식구들은 3일 밤낮으로 찾으러 다닌 끝에 청량리경찰서 있다는 것을 알았지. 거기서 또 ‘1식3찬인데 규정대로 안 준다’고 난동을 부렸어. 애들 아버지는 봉주가 성동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면회를 못 가게 하려고 가족들 신분증을 다 빼앗아 버렸지. 나도 겨우 한 번 면회한 게 다야.“

이 여사는 “요즘은 감옥에서 책도 많이 읽고 기타도 배운다”며 안심하더니 금새 “다른 형제들 10년 속 썩일 걸 봉주는 하루만에 한 거여”라고 애증이 섞인 말로 아들 생각에 잠겼다.

▲ 부처님께 기원하고 있는 정봉주의 모친 이계안 여사. ⓒ2012 불교닷컴
백운사 주지 지산 스님은 “종종 정봉주 전 의원이 편지를 보내오는데 전부 어머니 걱정뿐이다. 노모 힘들어 하는 것 견딜 수 없다는 편지 받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건강하게 지내다 와서 사회의 그늘, 어두운 사람들을 돕도록 기도하겠다”고 이 여사를 위로했다.

정 전의원의 옥중편지는 늘 사모곡이다.

“다른 모든 것은 제가 다 당당하게 대처해도, 팔순노모이신 어머니 생각만하면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잠도 못 이루시다 벽운사와 주지 스님께 크게 의지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많이 찾으신 것 같아, 스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스님, 어머니 잘 부탁합니다.(5.14 卍雲(정봉주) 합장)”

명진 스님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어머니 얘기에 늘 할애하곤 했다.

“깊은 슬픔에 젖어 계실 때 제 어머니를 큰 사랑으로 위로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있지 못할 듯합니다.(4.30. 행복한 ‘국민혁명정부’의 문지기 정봉주 합장). <스님은 사춘기> 책 다 읽었습니다. 첫 부분의 어머니와 동생의 내용을 보고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어요. 가뜩이나 가족들의 정이 사무치고 그리운데...(3. 19 정봉주 합장)”

그의 편지는 팔순 노모 못지않은 불교적 사색(佛心)도 녹아 있다.

“스님! 공부하고 또 공부하겠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든 국가정책에 대한 공부든 수행자의 자세로 정진하고 또 정진하겠습니다... 고통도 제 스스로 고통이 되면 행복이듯이, 더위도 제 스스로 불덩이가 되면 즐거운 한계절이 될 듯합니다. (공포의 여름감옥을)두려움 없이 잘 수용하겠습니다.”

“이 곳 교도소에 갇힌 것이 5개월에 접어들고 이제 5개월도 점차 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아무도 원망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원망이나 미련이나 울분이 티끌만큼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제 전생, 이생의 업의 결과로 업풍이 이곳까지 몰고 왔다는 생각으로, 제 업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곳 생활로 인해 제 업장이 다 소멸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더 기쁘고 영광된 일이겠습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생활을 받아들이면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 108배를 통해 참회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 명진 스님이 정봉주 전 의원의 모친 이계안 여사의 손을 잡고 아들의 건강과 석방을 걱정하는 노모를 위로하고 있다. ⓒ2012 불교닷컴
실은 노모는 이번 초파일에 아들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크게 가졌다. 부처님이 적어도 간절한 기원을 들어줄 거라 믿었다. 청와대가 초파일에는 결코 사면이 없다고 발표하기 전까지.

봉도사 덕에 점심은 잘 먹었지만 노모의 속마음을 생각하면 편치 않았다. 내가 얻어먹을 점심이 아닌 것 같아서다. 그런 마음을 모르는지 되레 노모는 3병의 꿀을 담아 건넸다. 옥상에서 직접 딴 거라 설탕을 넣지 않았다면서.

명진 스님은 “지옥에 있어도 자기 마음 편하면 극락이요, 극락에서도 마음이 가시방석이면 지옥입니다”며 “불자는 이런 일로 상심하면 안 됩니다. 마음을 굳건히 하세요. 제가 봉암사 하안거 들어가 봉도사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상심한 노모를 달랬다.

“면회가 끝나고 교도관이 수갑 찬 아들 등을 떼밀고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는 것은, 에미로선 지옥이지. 암. 눈 뜨고는 못 봐. MB는 정말이지 순악질이야” 힘이 들어간 채 낮게 속삭이던 노모의 목소리가 절을 빠져나와 동부간선도로를 달리는 내내 귓전에 맴돌았다. 이 여사는 다시 안방에 드러누웠을 것 같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원불사 단현 2012-06-07 00:23:00
도법을 내치는 것이 쇄신의 시작이다.
성호스님이 진정한 부처님입니다.
누구든 조계종의 비법 비율을 고발해 주세요.
지금도 이 위기를 어떻게 잘 넘길까 꼼수만 부리고 있을 도법과 자승 등
하라는 쇄신 결사는 뒷전이고 인드라망교 전파하느라 종교평화선언 가지고 1년 보내고
불교쇄신의 첫걸음인 불전함 열쇠 신도회 이양을 막느라 명진스님 퇴출시킨 것 말고 뭐가 있나?
아! 제주도 가서 쇼 한 번 했었지....

명진 정치개독 2012-06-02 07:20:12
자기이익을 위해 공분화해서 이렇게 불교를 폄하하고 얼마나 떵떵거리며 잘 쳐먹고 사는지 보겠다.
너두 체탈도첩당해야해

나그네 2012-06-01 13:19:15
스님의 밝은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항상 건강하십시오.

평신도 2012-05-29 19:29:47
불교6대비상개혁안

1.종정스님에게만 법상을 허락한다--모든 법상을 부수어서 개혁에 불쏘시게로 없애 버리고 스님은 신도와 일반 국민에 눈 높이를 맞추어서 법상 아래에서 법문을 편다. 그래야만 진정한 종교인이된다..시골 촌에 조그만 절 젊은주지도 법상에 기어올라 법을 설 한다는것 자체를 부정한다. 아니 싫다

2.종정스님에게만 삼배를 한다--종정스님에게는 최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불교위상)삼배를 드리지만 그 밖에 모든 스님 총무원장 교구장 주지스님, 종회의원 출가자 모두에게 절을하지 않는다.(일배도 하지않음)
현대사회에서 스님에게 무릎꿇어 절하면 힘들고 초심자 특히 남자들 쉽게 절에가기 불편하고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스님에게 무릎꿇고 절 한다고 불심이 높아지는 것 아니다.
지나치게 스님에 위상을 높이므로 젊은사람들 아니면 비불자들이 절을 거부한다. 스님을 만나면 서서 합장 반배로 예를 올리면 된다.
아니면 그냥 악수로서 스님과 신도가 서로 인사를 한다.

3.부처님에게는 일배로 예를 올려도 충분하다--절에가면 무조건 삼배와 108배 힘들고 지친다 1080배를 없애야한다

4.간화선 정말 해야만하는가--스님들도 회의를 느끼는 간화선 굳이 해야하면 선방에서만 한다. 참선, 108배하기,어려운 경전해석듣기 싫어 싫은 신도 많다.

5. 49재 및 천도재 생전예수재 없앤다--자꾸만 부처님 팔아서 재물만 탐한다.

6. 비상식적 스님들 퇴출할라--은처승 도박승 술,담배승 외설잡담승,외제차승 훼불승.욕설하는승,부도덕인승 모두 물리처라

7.실질적 비상개혁종단을 만든다--위에 여섯가지 개혁안을 만들수있는
종단을 만들라..그러지 않은면 불교는 살지못하고 영원히 원시불교로 남거나 몇 년안에 없어진다
총장퇴임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것 아니다.불교가 살려면 실질적이고 상상하기 힘든 개혁안이 나와야만 불자와 일반국민들도 수용한다

2012-05-29 18:31:24
봉도사가 젊은 날 장난이 아니었군요

ㅋㅋ

빨리 건강하게 나오시기를

그나저나

명진스님은 큰일입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죽비군요

ㅋㅋ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18-04-05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