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승가대 총장 선출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책임이 총동문회장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에게 있다며 승가대 동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승가대 동문 37명은 25일 오후6시30분부터 9시까지 서울 하림각에서 역대 동문회장 모임을 열고 결의문을 채택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자리에는 범산, 성문, 수안, 무상, 원종 스님 등 역대 동문회장들과 인묵 스님 등 교구본사 주지, 법광 스님 등 중앙종회 의원을 비롯한 동문들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한 동문은 "모임 시작과 동시에 역대 동문회장 초청모임이었다는 설명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시종일관 총장 선출을 둘러싼 현재 총동문회장 정념 스님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고 했다.
이들은 정념 스님의 독단때문에 총장선출 과정과 결과에서 승가대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일부 스님들은 성명서를 준비해 오기도 했다. 성명서에는 정념 스님에게 책임을 묻고, 오는 28일 이사회에서 총장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성명서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총장을 선임해야 하고, '낙하산'이나 '밀실' 인사를 인정하지 않으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내용도 들어있다.
그러나 스님들은 일단 정념 스님과 이사장인 지관 스님(총무원장)을 만나 의견을 물은 후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한 때 배포했던 성명서 초안을 다시 거뒀다. 대신에 동문들은 역대 동문회장 스님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들에게 진행사항을 위임키로 했다.
비대위는 26일 승가대 학위수여식을 마친 뒤인 오후7시께 정념 스님을 면담해 이날 논의된 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이어 이사장 지관 스님을 예방키로 했다.
비대위는 정념 스님과 이사장 스님을 만나 ▲28일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하지 말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총동문회장 정념 스님에게 책임을 묻기로 한 결정을 전달키로 했다. 비대위는 "정념 스님을 만나 의견을 되묻고, 그 결과에 따라 성명서를 언론 등에 발표할 예정이다"며 "정념 스님과의 면담 결과에 따라 성명서 내용에 다소 가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승가대 이사회가 이날 동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28일 총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승가대가 한동안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