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원 지원차 구입한 건물인데 어쩌다...
역경원 지원차 구입한 건물인데 어쩌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2.10 12: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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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역경사업진흥회 수입 10%만 역경원 지원
종관위, 오후2시 재단 설립 배경등 문제제기할듯
종단의 3대 핵심사업에 속하는 역경불사를 위해 동국역경원이 설립한 재단법인이 엉뚱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의 이사장은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이 1996년부터 맡아왔으며, 전체 임대로 수입의 10% 가량만 동국역경원에 지원하고 있다. 이 법인은 대표권 제한규정을 둬 지관 스님외에는 대표권이 없으며, 동국역경원에서 법인체의 운영주체가 될 수도 없는 등 사실상 사유화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현재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건물은 시가 수십억-100억 원에 이른다.

동국역경원이 부족한 재원마련을 위해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이사장 지관. 현 총무원장 스님)를 설립한 것은 1984년 11월 26일. 당시 신고한 자산총액은 3억7,920만원이며 이 돈등으로 방배동 837-13번지 496.3㎡의 대지에 지하1층 지상 4층 건물을 매입한 것은 1987년 11월 9일이다.

설립 과정을 잘 아는 조계종의 중진 A스님은 <불교닷컴>과 한 인터뷰에서 "당시 역경원 재정이 너무 어려워 자체적인 재원조달을 위해 재단법인을 설립했다"며 "동국역경원에서 만든 한글대장경을 팔아 상당한 돈을 모았는데 동국대 임원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계속 소비해버려 서둘러 재단법인을 만들고 방배동 건물도 구입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이사장 지관스님)가 소유한 방배동 건물. 인근 부동산에서는 시가 1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2009 불교닷컴
<불교닷컴> 취재결과, 이 건물은 현재 한방병원으로 사용중이며 연간 임대료는 2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동국역경원에 따르면 2억 원 가운데 2,000만원만 동국역경원에 지원하고 있다. 입주자 등에 따르면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 사무실은 4층에 있으나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가끔씩 사람들이 오곤한다고 했다.

A스님은 "재단법인 설립취지와는 다르게 되어버린데다 여기저기서 안좋은 말들이 나오고 있어 총무원장 스님에게 당시 건물 매입에 소요된 자금출처를 비롯해 현재의 운영상황까지를 한 권의 '백서'로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했으나 지관 스님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지금까지 흘러오고 있다"며 "백서를 만들거나 원래대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동국역경원의 B씨는 한 잡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안정적인 역경사업을 펼치기 위해 1984년 11월 역경원에서 별도로 만든 법인체가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이사장 지관스님)이다."면서 "운허스님의 원력이 워낙이 커서였던지 신도들의 호응이 좋아서 한글대장경을 팔아 적립한 자체기금이 80년대 초 3억원이 넘었다. 그 돈으로 재단법인을 만들었고, 서울 방배동에 건물을 구입해 지금은 시가 50억원을 호가하는 건물을 자산으로 지닌 법인이 되었다."고 썼다.

B씨의 주장은 법인등기부등본에서 적시한 '자산의 총액 379,200,000원'과 유사한 대목이고 한글대장경을 팔아서 적립한 돈이라는 A스님의 주장과도 맞아떨어진다.

B씨는 같은 글에서 "연 2억원이 넘는 임대료 수입금에도 불구하고 역경원에 지원되는 금액은 그 십분의 일에도 못미치는 2천만에 불과하다... 현재 재단법인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의 운영 주체가 역경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며 "지속적인 역경사업을 펼치기 위해서 역경원에서 벌어 모은 돈으로 법인을 만들었고, 그
돈이 모태가 되어 빌딩을 구입하게 되었다면 이유에 어떠하든 간에 역경원이 그 법인의 운영 주체가 되어야 하고, 또 그 수익금의 대부분은 역경원에서 역경사업을 펼치는데 사용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오늘날 불교가 이 정도로 밖에 발전하지 못하고, 역경사업이 이 모양으로 밖에 될 수 없는 요인과 모순점이 여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고 이를 감내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답답하고 가슴 아플 뿐이다."라고 기술했다.

재단법인 운영에 간여한 C스님은 <불교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원장 스님이 역경진흥원(재단법인)을 이상하게 해버렸다"며 '원장 스님이 당시 건물을 구입할 때 투자한 금액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속가에서 옷 한벌 가져온 게 있나. 원장되고 한번이라도 역경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나. 생각들이 다들 이상하고 참 내가 할말이 없다. 지금은 개인 것이 되어버린 불교텔레비전과 같다고 보면 된다"라고 우회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동국역경원의 2007년 수입은 국고보조금 4억원, 동국대에서 2억원, 역경원후원회 1억원, 조계종 교육원 2,000만원, 재단법인동국역경사업진흥회 2,000만원, 불교서적 출판 수입 1억4,000만원 등 모두 8억8,000만원이다

동국역경원이 월운 스님에 대해 원장 재계약을 하지 않은 문제를 둘러싼 잡음을 파악하기 위해 10일 오후2시에 열리는 종립학교관리위원회 77차 회의에서 종단의 역경사업 지원 미비와 관심부족, 재단법인동국역경사업진흥회의 파행적인 운영 문제가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재단법인이 입대수입의 10%를 동국역경원에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동국역경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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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 2009-02-10 20:40:33
종관위가 과연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총무원장한테 밉보였다가 무슨 험한꼴 당할려고.
역경사업진흥회가 개인소유화 됐다는 지적은 좋은데, 딱 거기까지.
종회가 총무원 제대로 견제했으면 종단이 이모냥 이꼴이겠냐고요.

무슨 말 2009-02-10 19:25:22
종립학교관리위원회는 재단법인이 입대수입의 10%를 동국역경원에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동국역경원(동국역경원인지 동국역경사업진흥회인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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