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진 총무원장 "태고종 이제 하나로...한국불교 뿌리 밝히고 비출 자리열 것"
태고종 제21세 종정 운경 스님이 추대 후 첫 법어를 내렸다.
운경 스님은 대종사 품계를 받은 원로스님들에게 "(종단 내홍의 시기에) 이쪽 저쪽에서 서로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해서 전부 거절했다. '종단 지도자 늙은이들이 저 모양이니까 종단이 이렇게 됐다'고 했다. 그때는 미안한 생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까 그때 내가 그들을 홀대한 것이 되려[도리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19일 한국불교문화전승관 불이성법륜사 대웅전에서 대종사 특별법계 품서식을 봉행했다. 행사에는 대종사 법계를 받는 원로스님들, 총무원 집행부 교역자 등 300여 육부대중이 참석했다.
종정 운경 스님을 증명법사로 봉행한 행사에서 태고종은 운설호명(전 총무원장), 도광정민(원로의장), 혜일도학(호법원장), 성오선혜(전 총무원장선거 후보자), 지명현호, 정진경허, 지현심진, 수진도월, 동환금명, 수열춘곡, 성보관정, 대성서봉, 종민월명, 지상법경, 혜일법장, 대주승천, 명운운담, 덕해구산 스님 등 원로 18명에게 대종사 법계를 내렸다.
운경 스님은 품서식에 불참한 원로의장 도광 스님을 제외한 나머지 스님들에게 대종사 법계증과 불자, 가사고리를 원로스님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법어에서 스님은 "이 자리에 우리 종단 최고 대덕스님들이 모여 종단에서 드리는 최고의 품서를 받았다. 이분들이 더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대종사스님들께 부탁드린다. 종사의 최고의 지성, 최고의 지도자로서 선배로서 반드시 모든 후학을 위해서 바른 길로 나가달라. 태고종은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종단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단 최고 지도자로서 함께해 달라"고 했다.
다음은 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의 첫 법어 일부 요약이다.
여러 가지로 어렵고 복잡하고 헷갈리는 것들도 살펴보면 윗 사람, 윗 어른들이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
(종단 내홍의 시기였던) 몇 총무원장 전에 다툼이 있고 시끄러울 때 이쪽 저쪽에서 서로 자기 편을 들어달라고 해서 나는 전부 거부했다. 그 사람들은 가면서 "종단 지도자 늙은이들이 저 모양이니까 종단이 이렇게 됐다"고 험담을 했다.
그때는 미안한 생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까 그때 내가 그들을 홀대한 것이 되레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태고종은 누가 뭐라고 해도 태고보우(1301~1382) 스님 법통을 이은 한국불교 적자 총단이다. 이 긍지를 버리지 말고 태고 스님의 종지를 우리가 휘날릴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나이 먹었다고 수행을 안하면 안된다. 수행자는 숨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수행자라는 생각을 버리면 안된다.
사회에서도 요즘 평생교육을 하는데 요즘 보면 우리 종단이나 다른 종단이나 연세를 잡수면 공부나 수행을 멀리한다. 옛 우리 선배들은 그리지 않았다. 숨 넘어갈 때까지도 열심히 정진했다.
태고종은 선수련장이나 함께 수련하는 제도가 부족하다. 총무원장 교육원장에게 부탁을 했으니 반드시 그런 (수행 인프라가 갖춰지는) 길이 열릴 것이다.
태고종도들은 늘 선수행을 해야한다. 생활선을 해야한다. 선방에서 수련하는 분보다 생활선 하는 분들이 더 나은 깨침을 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 종단에도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공안이 나가는[화두를 타파한] 스님이 있었다. 아주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게 뭐냐. 태고종 스님들도 하루이틀 사이 (용맹정진을 통해서) 깨칠 수 있는 길, 원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불자를 들어보이며] 이것은 부처님이 대중에게 연꽃을 들어보이심과 똑같은 것이다. 여러분도 내가 불자를 들어보인 이유가 무엇인지 공안 삼아 열심히 참구해 달라.
앞서 법계고시위원장 재홍 스님은 "오늘 이 특별법계 품서식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종단 발전을 위한 길을 여법하게 여는 가운데 마련됐다"고 했다. 재홍 스님은 이날을 끝으로 법계고시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교육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이 자리 계신 큰스님들이 태고종을 더 빛내달라. (총무원장으로서) 태고종 뿌리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는데 진력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한국불교에서 태고종 뿌리가 드러나고, 거울처럼 비춰지길 바란다. 그런 자리[법석]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많은 육부대중이 모인 것을 보니 태고종이 이제 하나로 뭉쳐가는 것 같다. 대종사스님들의 관심과 후원은 태고종 변화의 큰 원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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