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법 스님 '십송율' 등 전거 들어 초기불교 걷기 조명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원장 선업 스님)은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에서 걷기 순례의 의미와 전법포교 활용방안' 주제 제82차 포교종책 연찬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 명법 스님(해인사 국일암 감원)은 '불교걷기 명상의 방법과 특징'을 통해서 초기불교부터 현대에 이르기가지 불교걷기를 정리했다.
명법 스님은 "석가모니 부처에게 걷기는 삶의 전 과정을 관통하는 활동이었다. 초기경전에 묘사된 부처님은 지극히 평화롭고 고요한 걸음의 소유자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은 자신의 경험으로 걷기의 이익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부처님은 제자를 지도할 때 걷기를 권장했다. 승단에서 걷기는 수행의 일환으로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초기불교의 걷기를 소개하며 <사분율> <마하승기율> <십송율> <유가사지론> <청정도론> 등 전거를 들었다. 대승불교의 걷기를 정리하면서는 <입당구법순례기> <선원청규> 등을 언급했다.
<십송율>에서는 "경행의 법이란 비구는 반드시 똑바로 경행해야 하며 느리거나 빠르지 않도록 하며, 만약 똑바로 하지 못한다면 땅에 선을 긋고 그 선을 따라 곧바로 겯는 것을 경행법이라 한다"고 했다.
또 "몸을 흔들지 말아야 하며, 너무 빠르게 걷지 말고 걸을 때 머리를 숙이면 안된다. 모든 근을 거두어 마음을 바깥 대상에서 두지않고 곧게 직행하고 직행할 수 없으면 밧줄을 설치하라"고 했다.
명법 스님은 "경행[걷기]은 불교와 함께 중국으로 자연스럽게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의정 현장 등 구법승들이 인도의 경행 유적을 찾아 기록을 남길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동아시아에서도 경행은 중요한 수행법이었다"고 했다.
스님은 "현대에서는 초심자에게 좌선보다 경행이 더 많이 권장된다. 좌선만 하고 경행을 소홀히 하면 외발로 걷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승불교의 걷기 명상은 좌선과 병행해 행주좌와가 하나로 일관된 수행이었다. 이는 불교명상의 장점이자 가능성으로 오늘날에도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등현 스님(고운사 승가대학원장)은 '부처님의 수행과 삶을 따라가는 순례'를 통해서 "걷기 명상은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부처님만의 불교만의 수행이다"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 수행자의 건강은 오직 걷는 행위에 의해 유지돘다. 이러한 걷기는 현대인에게 특히 유효하다"고 했다.
박부영 편집국장(불교신문)은 '한국불교 순례, 평가와 전망'에서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일본 시코쿠 순례길 등을 조계종이 개발한 순례길과 함께 소개했다. 그러면서 "걷기 순례의 다양한 주제별 개발과 템플스테이 연계, 종단차원의 중앙사무국 신설" 등을 제안했다.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서 "걷기 순례 열풍은 불교계뿐 아니라 국내외 보편적인 문화현상으로 거듭나고 있다. 불자를 포함한 모두가 걷기순례 의미를 바로 알아 일상이 보살행의 실천으로 피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