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똥 막대기(乾屎厥)인 부처님佛) 말 뜻
마른 똥 막대기(乾屎厥)인 부처님佛) 말 뜻
  • 법현 스님
  • 승인 2023.11.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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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보국사
평택 보국사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란 뜻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셨기 때문에 마음속에 번뇌를 없앴다. 해탈(解脫) 곧 번뇌의 묶임, 죽음의 묶임 그리고 다시 태어남, 윤회를 벗어나서 청정해지신, 깨끗해지신 분이다. 부처님이 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가르침을 얻으려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슬기로워야, 지혜로워야 한다. 슬기로워지는 법을 관법(觀法,vipassana)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관법에 의해서 보게 하려면 집중이 된 상태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것을 사마디(sammadhi)라고 하고 한자로는 정(定)이라고 한다. 이때 정은 인도 고어 디야나(dhyāna), 자나(jhāna)를 한자어로 번역한 것이다. 

안정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변화 현상을 제대로 잘 살펴서 변화가 아닌 그냥 있는 것 그래서 고요한 것이다. 명상의 방법은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계 곧 계(戒, silla)를 잘 지켜야 한다. 선학(禪學)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교리, 이론적으로 교리적으로 배우는 것을 교학(敎學)이라고 한다. 더러운 곳을 벗어나서 깨끗해지는 것을 어떤 방향과 관련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정토(淨土)사상이라고 한다.

아마도 인도가 매우 더운 나라여서 해가 넘어가면 시원해지듯 내 마음속의 번뇌도 해가 넘어가면 시원해지 않나 싶어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설이 나왔다. 그런데 서방만 있으면 곤란하니 동방도 있고, 북방도 있고, 남방도 있고 사방팔방 시방(十方)에 있다.

보통 주문, 다라니, 진언... 이런 어려운 말들을 쓴다. 부처님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 인도, 네팔사람인가? 그럼 인도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인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의 말은 보통 사람의 말과 혹시 다르지 않나 생각하고 그것을 다른 말로 불러서 구별하고 싶어 한다. 비밀, 비밀어, 참뜻, 참말만 말 만뜨라(mantra)라고 했다. 이 만뜨라를 외움으로써 그런 일들을 그런 위치에 가게 하는 것을 밀교(密敎)수행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밀(密)은 흔히 느끼는 비밀스러움이 아니라 그득해서 움직이고 얻음이 보통 눈에 띄지 않음을 뜻한다. 그런 수행법 또는 수행집단을 금강승(金剛乘, Vajrayana)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석가모니 부처님도 위빳사나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듯이 내가 지금까지 무엇으로 설명했는가? 말로써, 말을 가지고 뜻, 개념을 가지고 설명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명확하게 전달받아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전하는 사람과 전해 받는 사람의 수준과 지향점이, 시각이 같아야 한다. 그렇지 않겠는가? 만약에 다르면 오해가 되고, 같으면 이해가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단어, 말의 뜻(話頭)을 주제로 명상, 참선하는 것을 화두참선이라고 한다. 화두는 말씀화(話) 머리 두(頭)를 쓰지만 두는 뜻이 없는 허사로 쓰였다고 한다. 화(話) 하나만 가지고도 완벽한 뜻이 되지만 한 글자는 안정적이지 않아서 둘을 가져다가 뜻 없이 글자 수를 맞추고 안정화시키는 데 쓴 것이 화두인 것이다. 이렇게 말,말씀에 들어 있는 제 뜻, 본 뜻, 행간의 숨은 뜻을 주제로 명상 참선해서 그것을 알아내는 것 이것이 화두참선 또는 간화선(看話禪)이다. 말씀을 본다,안다,듣는다는 말이다. 또는 일본에서 쓰는 공안선(公案禪)이라고 한다. 깨달음을 얻는 공식문서라는 뜻이다. 정신세계에 공식 문서가 있을까?

원래 달마대사에서 혜능대사 그 이후까지 선법이 이어졌다고 흔히 선종에서 이야기 한다. 그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또는 중인도 또는 우즈베키스탄,이란 등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에 왔다라고 이야기한다. 중국에선 초조가 되고 뒤에 오조 홍인을 이어서 6조가 된 혜능대사가 우리 귀에 익다. 그 제자인 청원의 제자, 석두의 제자, 천황의 제자, 용담의 제자, 덕산의 제자, 설봉의 제자인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 선사가 있었다. 당나라 말기 오나라의 초기 사람이다. 매우 세기말적인 좀 복잡함이 있는 때의 사람이어서 상당히 미묘한 가르침인 아주 강력하게 표현을 쓰는 가르침을 준 것들이 많이 보인다. 선사, 참선한 사람들의 법어집 등을 보면 그런 내용을 알 수 있다. 

운문문언선사의 이야기를 보자. 우리가 지금까지도 간절히 확실히 믿고 따르는 석가모니부처님을 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알고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물음에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워 보이는 표현의 대답을 했다. 부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마른 똥막대기(乾屎厥)라고 이야기를 해서 궁금하게 하고 지금까지 의심을 사게 하거나 전혀 엉뚱한 이해를 하게 한다. 

그런데 정말로 부처님의 가르침 또는 부처님을 마른 똥막대기 ‘간시궐’ 이라 한 까닭은 무엇일까? 운문선사는 어찌 해서 부처님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간시궐 곧 마른 똥막대기라고 했을까?

왜 그렇게 표현했느냐 하는 이야기는 조금 더 생각을 깊이 해야 한다. 우선 똥 막대기가 무엇일까?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우리들은 상상을 하기가 어렵다. 

나는 2001~2002년 한일월드컵에 즈음해서 화장실 문화운동, 예절문화운동 등 여러 가지 당시에는 필요한 계몽활동을 했었다. 지금은 얼마나 발전해서 얼마나 화장실이 깨끗하게, 많이 만들어져 있는가? 근래에는 화장실 변기에 화장지 버리지 말기 해서 요즘은 화장실 안 변기 옆에 휴지통 쓰레기통이 없지 않는가? 그런데도 깨끗하다. 그런데 옛날에는 뭘 썼다고? 요즘은 비데까지 쓰고 있지만 화장지와 휴지를 구별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옛날에는 종이가 없었다. 종이는 후한시대 채륜이 만들었다고 하고 이집트에서는 갈대껍질을 활용해 종이를 만들어 페이퍼가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종이가 만들어진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화장지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없었다. 큰 나뭇잎, 풀잎, 지푸라기 등을 휴지라고 밑 씻는데 썼다. 어떤 경우는 가시가 뒤에 박히기도 하고, 깔끔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재활용을 할 수가 없는 거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나무를 반질반질하게 막대기나 주걱같이 깎아서 그걸로 밑을 씻는 요즘의 휴지 대용으로 쓴 것이다.

불교사에서 가장 창피한 일이지만 나중에는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시킨 이야기가 있다. 결과만을 가지고 물과 우유처럼 화합하는 집단이라고 선전하는 육화경(六和敬)의 가르침이 그것이다. ○○해야만 화합이 이루어진다고 가르치셨는데 ○○하는 집단인 승가라고 가르치고 있으니 살필 일이다.

꼬삼비 지역의 스님들이 부처님 말씀도 듣지 않고 싸운 일이 있었다고 한다. 스님들이 어찌 싸울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싸울 수 있다. 아니, 싸우기 십상이다. 본디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지향점이 분명해서 바르지 않은 것을 용납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진리와 바름은 여러 개가 아니라 거의 하나 뿐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오면 화장실 앞에 놓은 물통에 손을 씻고 뒷사람을 위해 그 물을 버리고 새 물을 길어다 놓아야 한다. 그것이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규칙 곧 계율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한 스님이 그것을 어겨서 싸움이 벌어졌다고 율장, 경전에 씌어있다. 생각해보면 우습기 그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율장에 기록되어있으니 언젠가 어떤 승려들에 의해 규칙이 되었으리라 짐작해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룹이 둘로 나뉘어 크게 싸우고 부처님 말씀까지 듣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이 사실이라고 굳게 믿겨지는 것이 이상한 일 아닌가?

아무튼 율장에 그렇게 나오니 그대로 해석한다면 뒷일 보는 것 때문에 더러움이 생긴 것이 아니라 마음과 집단에 더러움이 생긴 것이다. 그러니 개인 수행자의 깨달음뿐만 아니라 교단 전체의 이미지에도 많은 손상이 갈 것이 분명하였다.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는 것이 씻는 일에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뒷일을 잘 볼 수 있도록 밑씻개를 씻어서 말려놓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야 또 씻을 수 있다. 깨끔함을 유지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건전한 정신을 위한 수행이 이어지고 교단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이 잘, 많이 전해져서 전법포교도 잘 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 더러워진 똥 막대기를 씻어 마른(乾) 똥 막대기(屎厥)가 되게 말려 놓는 일이다. 다음에 또 쓰거나 다른 이도 쓰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인격적으로 쓸모가 부족하고,여러 가지 번뇌의 족쇄에 묶여서 윤회를 벗어날 기약 없이 ‘개미 쳇바퀴 돌 듯(似蟻循環)’ 어리석은 삶을 사는 중생(衆生)을 잘 교화하는 부처님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마른 똥 막대기(佛是乾屎厥)’인 것이다.

화두(話頭)는 그 당시 사람들 거의 누구나 아는 말을 상황과 사람에 맞게 제시하는 큰 의문이다. 또는 큰, 바른 해법이다. 화두는 엉뚱한 말이 아니다. 신비한 말이 아니다. 그저 말이다. 그런데 진리를 나타내는데 쓴 말,진리를 추구하게 하는데 쓴 말이다. 당시에 거의 모든 이들이 아는 말의 쓰임새를 참선에 활용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 나는 몰랐지만 다른 이들은 많이 알고 있었던 ‘덕후’같은 말이었음을 기억하자. 덕후(德厚)가 일본어 '오타쿠','타쿠'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마니아'를 높이는 '오'를 붙인 말이란다.
  

무상법현(無相法顯):열린선원장,세계선원장,보국사 주지,금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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