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71. 화장하는 사회
[전재민의 부르지 못한 노래] 71. 화장하는 사회
  • 전재민 시인
  • 승인 2022.07.25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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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 나온 광대뼈 가리기 위해
보기 싫은 흐린 눈썹 짧은 눈썹을 위해
화장을 한다


나무로 지은 뼈대를 가리기 위해
대리석 타일 붙이고
나무로 얹은 지붕 감추기 위해
금빛으로 빛나는 동으로 화장한다


쓰러져 가는 집들이 질서 없이
늘어선 달동네 담장에도
찔레꽃으로 화장하고


세상은 온통 진실을 가리고
이뻐져 간다
오물 범벅인 하천에도
예쁜 꽃으로 화장을 한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뙤약볕 밭에서 일해 까맣게 그을린
수건 쓴 어머니같이 세월에 그을린 시멘트처럼


초가지붕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고
박이 자라던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는
수숫대 엮어 흙으로 바른 벽이
마음속을 휘젓고 다닌다


담배 냄새 쩔은 시골 다방 낡은 소파에 앉아
쌍화차 계란 노른자 동동하던 아침
그 시절 옥천 다방 미스 김처럼
짙은 화장을 한 사람들 거리
웃지 않는 사람들 하회탈 무도회 같다.
 







#작가의 변
어릴 때 김장 배추를 팔기 위해 제천 역전까지 배추 백 포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10리가 넘는 길을 가서, 역전 시장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손님의 집까지 배달하는 일을 아주 많이 했다. 물론 어머니도 배추를 밭에서 따내서 손질하고 아버지는 수레에 실었는데, 배추 팔러 가서 배추를 내리다 보면 밖에 예쁘게 진열된 배추와 수레 안쪽에 쌓아 놓은 배추의 크기가 너무도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많아서 속았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배추를 싣고 집에서 제천 역전 시장으로 가다 보면 모란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경사가 있어서 뒤에서 어머니가 밀어도 뒤에 실은 배추의 무게 때문에 뒤로 무게 중심이 가서 앞에 수레를 끌던 내가 감당하지 못하고 들려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배달을 하다 보면 더 경사진 곳을 배달하기도 했는데 어머니가 뒤에서 밀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았다. 뒤로 밀리면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끌었다. 우린 상품을 팔 때 보기 좋고 상품인 경우 보기 쉬운 곳에 진열하여 손님을 끌게 된다. 그리고 손님이 골라서 사 가면 괜찮은데 이미 포장을 하여 사서 가 보니 안쪽에 나쁜 것이나 크기가 고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는 경우 속아서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도 코스코에서 고기를 샀는데 포장된 것을 볼 땐 괜찮아 보였지만 안쪽에 비곗덩어리가 더 많다든지 크기가 작은 것이 포장된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상품을 팔려면 깨끗하고 크고 잘난 놈을 진열해서 파는 것이 맞다. 새로 지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는 나무로 지은 아파트가 많다. 나무로 지은 아파트는 층 간 소음이 더 심하고 화재에 취약해 인기가 덜하다. 그래서 건축 업자들은 외부 미장에 신경을 써서 대리석으로 마감을 하거나 방수 철판을 대고 아름답게 페인트칠을 해서 외부에서 보면 나무로 지은 아파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우스는 나무로 지은 주택이 훨씬 더 많다.
중매로 선을 볼 때도 가능하다면 거짓을 말하더라도 이쁘고 아름답게 보이려 노력한다. 물론 최근에는 화장뿐이 아닌 성형수술을 통해 더욱 이뻐지고 새로운 상품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그것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쁘면 용서가 된다는 말과 통한다. 옷 잘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지저분한 거지는 얻어먹지 못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진실을 가리는 포장의 기술이 발달해서 내용물의 2배 이상인 과자 포장지가 난무한다. 물론 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명 브랜드이다. 사람도 유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은 잘 팔리고 무명 브랜드는 헐값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 무명 배우로 살다 간 배우가 있고 아이돌은 가수의 영역을 넘어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모든 부문에서 유명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돌도 치열한 연습생 생활을 10년을 넘게 하고서야 빛을 보기도 하고 아예 연습생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직업으로 하는 조리도 최근 들어 예능 프로 그램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 쉐프로 인기가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타 직종보다 훨씬 대우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는 연봉으로 사람의 능력을 재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이나 살아 온 경력을 연봉으로 결정짓고 헛살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매사에 진심이거나, 진실하거나, 착한 것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진심이 아니어도, 착한 남자가 아니어도, 진실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도 돈 많고 능력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축구에서 내가 가는 길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페이크 모션을 잘해야 내가 원하는 드리블로 전력 질주할 수 있듯이 권모술수가 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남을 속일지라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모든 불행은 내가 나를 속이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타벅스, 팀 홀튼, 맥 카페가 없던 시골 동네 다방에서 짙은 화장을 한 다방 종원원과 아침 시간을 보내도 행복한 시간이 있었듯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다. 1970년대보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입고, 궁전같이 좋은 곳에 살아도 행복하지 못한 것은 나보다 더 잘살고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교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모으고 쌓아도 가슴 한편이 허전하고 불안한 것처럼 가지면 가질수록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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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 나온 광대뼈 가리기 위해
보기 싫은 흐린 눈썹 짧은 눈썹을 위해
화장을 한다

나무로 지은 뼈대를 가리기 위해
대리석 타일 붙이고
나무로 얹은 지붕 감추기 위해
금빛으로 빛나는 동으로 화장한다

쓰러져 가는 집들이 질서 없이
늘어선 달동네 담장에도
찔레꽃으로 화장하고

세상은 온통 진실을 가리고
이뻐져 간다
오물 범벅인 하천에도
예쁜 꽃으로 화장을 한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뙤약볕 밭에서 일해 까맣게 그을린
수건 쓴 어머니같이 세월에 그을린 시멘트처럼

초가지붕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고
박이 자라던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는
수숫대 엮어 흙으로 바른 벽이
마음속을 휘젓고 다닌다

담배 냄새 쩔은 시골 다방 낡은 소파에 앉아
쌍화차 계란 노른자 동동하던 아침
그 시절 옥천 다방 미스 김처럼
짙은 화장을 한 사람들 거리
웃지 않는 사람들 하회탈 무도회 같다.
 





볼록 나온 광대뼈 가리기 위해
보기 싫은 흐린 눈썹 짧은 눈썹을 위해
화장을 한다


나무로 지은 뼈대를 가리기 위해
대리석 타일 붙이고
나무로 얹은 지붕 감추기 위해
금빛으로 빛나는 동으로 화장한다


쓰러져 가는 집들이 질서 없이
늘어선 달동네 담장에도
찔레꽃으로 화장하고


세상은 온통 진실을 가리고
이뻐져 간다
오물 범벅인 하천에도
예쁜 꽃으로 화장을 한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뙤약볕 밭에서 일해 까맣게 그을린
수건 쓴 어머니같이 세월에 그을린 시멘트처럼


초가지붕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고
박이 자라던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는
수숫대 엮어 흙으로 바른 벽이
마음속을 휘젓고 다닌다


담배 냄새 쩔은 시골 다방 낡은 소파에 앉아
쌍화차 계란 노른자 동동하던 아침
그 시절 옥천 다방 미스 김처럼
짙은 화장을 한 사람들 거리
웃지 않는 사람들 하회탈 무도회 같다.
 







#작가의 변
어릴 때 김장 배추를 팔기 위해 제천 역전까지 배추 백 포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10리가 넘는 길을 가서, 역전 시장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손님의 집까지 배달하는 일을 아주 많이 했다. 물론 어머니도 배추를 밭에서 따내서 손질하고 아버지는 수레에 실었는데, 배추 팔러 가서 배추를 내리다 보면 밖에 예쁘게 진열된 배추와 수레 안쪽에 쌓아 놓은 배추의 크기가 너무도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많아서 속았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배추를 싣고 집에서 제천 역전 시장으로 가다 보면 모란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경사가 있어서 뒤에서 어머니가 밀어도 뒤에 실은 배추의 무게 때문에 뒤로 무게 중심이 가서 앞에 수레를 끌던 내가 감당하지 못하고 들려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배달을 하다 보면 더 경사진 곳을 배달하기도 했는데 어머니가 뒤에서 밀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았다. 뒤로 밀리면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끌었다. 우린 상품을 팔 때 보기 좋고 상품인 경우 보기 쉬운 곳에 진열하여 손님을 끌게 된다. 그리고 손님이 골라서 사 가면 괜찮은데 이미 포장을 하여 사서 가 보니 안쪽에 나쁜 것이나 크기가 고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는 경우 속아서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도 코스코에서 고기를 샀는데 포장된 것을 볼 땐 괜찮아 보였지만 안쪽에 비곗덩어리가 더 많다든지 크기가 작은 것이 포장된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상품을 팔려면 깨끗하고 크고 잘난 놈을 진열해서 파는 것이 맞다. 새로 지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는 나무로 지은 아파트가 많다. 나무로 지은 아파트는 층 간 소음이 더 심하고 화재에 취약해 인기가 덜하다. 그래서 건축 업자들은 외부 미장에 신경을 써서 대리석으로 마감을 하거나 방수 철판을 대고 아름답게 페인트칠을 해서 외부에서 보면 나무로 지은 아파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우스는 나무로 지은 주택이 훨씬 더 많다.
중매로 선을 볼 때도 가능하다면 거짓을 말하더라도 이쁘고 아름답게 보이려 노력한다. 물론 최근에는 화장뿐이 아닌 성형수술을 통해 더욱 이뻐지고 새로운 상품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그것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쁘면 용서가 된다는 말과 통한다. 옷 잘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지저분한 거지는 얻어먹지 못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진실을 가리는 포장의 기술이 발달해서 내용물의 2배 이상인 과자 포장지가 난무한다. 물론 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명 브랜드이다. 사람도 유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은 잘 팔리고 무명 브랜드는 헐값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 무명 배우로 살다 간 배우가 있고 아이돌은 가수의 영역을 넘어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모든 부문에서 유명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돌도 치열한 연습생 생활을 10년을 넘게 하고서야 빛을 보기도 하고 아예 연습생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직업으로 하는 조리도 최근 들어 예능 프로 그램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 쉐프로 인기가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타 직종보다 훨씬 대우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는 연봉으로 사람의 능력을 재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이나 살아 온 경력을 연봉으로 결정짓고 헛살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매사에 진심이거나, 진실하거나, 착한 것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진심이 아니어도, 착한 남자가 아니어도, 진실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도 돈 많고 능력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축구에서 내가 가는 길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페이크 모션을 잘해야 내가 원하는 드리블로 전력 질주할 수 있듯이 권모술수가 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남을 속일지라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모든 불행은 내가 나를 속이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타벅스, 팀 홀튼, 맥 카페가 없던 시골 동네 다방에서 짙은 화장을 한 다방 종원원과 아침 시간을 보내도 행복한 시간이 있었듯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다. 1970년대보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입고, 궁전같이 좋은 곳에 살아도 행복하지 못한 것은 나보다 더 잘살고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교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모으고 쌓아도 가슴 한편이 허전하고 불안한 것처럼 가지면 가질수록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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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변
어릴 때 김장 배추를 팔기 위해 제천 역전까지 배추 백 포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10리가 넘는 길을 가서, 역전 시장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손님의 집까지 배달하는 일을 아주 많이 했다. 물론 어머니도 배추를 밭에서 따내서 손질하고 아버지는 수레에 실었는데, 배추 팔러 가서 배추를 내리다 보면 밖에 예쁘게 진열된 배추와 수레 안쪽에 쌓아 놓은 배추의 크기가 너무도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많아서 속았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배추를 싣고 집에서 제천 역전 시장으로 가다 보면 모란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경사가 있어서 뒤에서 어머니가 밀어도 뒤에 실은 배추의 무게 때문에 뒤로 무게 중심이 가서 앞에 수레를 끌던 내가 감당하지 못하고 들려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배달을 하다 보면 더 경사진 곳을 배달하기도 했는데 어머니가 뒤에서 밀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았다. 뒤로 밀리면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끌었다. 우린 상품을 팔 때 보기 좋고 상품인 경우 보기 쉬운 곳에 진열하여 손님을 끌게 된다. 그리고 손님이 골라서 사 가면 괜찮은데 이미 포장을 하여 사서 가 보니 안쪽에 나쁜 것이나 크기가 고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는 경우 속아서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도 코스코에서 고기를 샀는데 포장된 것을 볼 땐 괜찮아 보였지만 안쪽에 비곗덩어리가 더 많다든지 크기가 작은 것이 포장된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상품을 팔려면 깨끗하고 크고 잘난 놈을 진열해서 파는 것이 맞다. 새로 지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는 나무로 지은 아파트가 많다. 나무로 지은 아파트는 층 간 소음이 더 심하고 화재에 취약해 인기가 덜하다. 그래서 건축 업자들은 외부 미장에 신경을 써서 대리석으로 마감을 하거나 방수 철판을 대고 아름답게 페인트칠을 해서 외부에서 보면 나무로 지은 아파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우스는 나무로 지은 주택이 훨씬 더 많다.
중매로 선을 볼 때도 가능하다면 거짓을 말하더라도 이쁘고 아름답게 보이려 노력한다. 물론 최근에는 화장뿐이 아닌 성형수술을 통해 더욱 이뻐지고 새로운 상품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그것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쁘면 용서가 된다는 말과 통한다. 옷 잘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지저분한 거지는 얻어먹지 못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진실을 가리는 포장의 기술이 발달해서 내용물의 2배 이상인 과자 포장지가 난무한다. 물론 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명 브랜드이다. 사람도 유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은 잘 팔리고 무명 브랜드는 헐값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 무명 배우로 살다 간 배우가 있고 아이돌은 가수의 영역을 넘어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모든 부문에서 유명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돌도 치열한 연습생 생활을 10년을 넘게 하고서야 빛을 보기도 하고 아예 연습생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직업으로 하는 조리도 최근 들어 예능 프로 그램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 쉐프로 인기가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타 직종보다 훨씬 대우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는 연봉으로 사람의 능력을 재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이나 살아 온 경력을 연봉으로 결정짓고 헛살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매사에 진심이거나, 진실하거나, 착한 것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진심이 아니어도, 착한 남자가 아니어도, 진실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도 돈 많고 능력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축구에서 내가 가는 길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페이크 모션을 잘해야 내가 원하는 드리블로 전력 질주할 수 있듯이 권모술수가 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남을 속일지라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모든 불행은 내가 나를 속이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타벅스, 팀 홀튼, 맥 카페가 없던 시골 동네 다방에서 짙은 화장을 한 다방 종원원과 아침 시간을 보내도 행복한 시간이 있었듯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다. 1970년대보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입고, 궁전같이 좋은 곳에 살아도 행복하지 못한 것은 나보다 더 잘살고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교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모으고 쌓아도 가슴 한편이 허전하고 불안한 것처럼 가지면 가질수록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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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 나온 광대뼈 가리기 위해
보기 싫은 흐린 눈썹 짧은 눈썹을 위해
화장을 한다


나무로 지은 뼈대를 가리기 위해
대리석 타일 붙이고
나무로 얹은 지붕 감추기 위해
금빛으로 빛나는 동으로 화장한다


쓰러져 가는 집들이 질서 없이
늘어선 달동네 담장에도
찔레꽃으로 화장하고


세상은 온통 진실을 가리고
이뻐져 간다
오물 범벅인 하천에도
예쁜 꽃으로 화장을 한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뙤약볕 밭에서 일해 까맣게 그을린
수건 쓴 어머니같이 세월에 그을린 시멘트처럼


초가지붕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고
박이 자라던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는
수숫대 엮어 흙으로 바른 벽이
마음속을 휘젓고 다닌다


담배 냄새 쩔은 시골 다방 낡은 소파에 앉아
쌍화차 계란 노른자 동동하던 아침
그 시절 옥천 다방 미스 김처럼
짙은 화장을 한 사람들 거리
웃지 않는 사람들 하회탈 무도회 같다.
 







#작가의 변
어릴 때 김장 배추를 팔기 위해 제천 역전까지 배추 백 포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10리가 넘는 길을 가서, 역전 시장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손님의 집까지 배달하는 일을 아주 많이 했다. 물론 어머니도 배추를 밭에서 따내서 손질하고 아버지는 수레에 실었는데, 배추 팔러 가서 배추를 내리다 보면 밖에 예쁘게 진열된 배추와 수레 안쪽에 쌓아 놓은 배추의 크기가 너무도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많아서 속았다고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배추를 싣고 집에서 제천 역전 시장으로 가다 보면 모란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경사가 있어서 뒤에서 어머니가 밀어도 뒤에 실은 배추의 무게 때문에 뒤로 무게 중심이 가서 앞에 수레를 끌던 내가 감당하지 못하고 들려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배달을 하다 보면 더 경사진 곳을 배달하기도 했는데 어머니가 뒤에서 밀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았다. 뒤로 밀리면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끌었다. 우린 상품을 팔 때 보기 좋고 상품인 경우 보기 쉬운 곳에 진열하여 손님을 끌게 된다. 그리고 손님이 골라서 사 가면 괜찮은데 이미 포장을 하여 사서 가 보니 안쪽에 나쁜 것이나 크기가 고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는 경우 속아서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도 코스코에서 고기를 샀는데 포장된 것을 볼 땐 괜찮아 보였지만 안쪽에 비곗덩어리가 더 많다든지 크기가 작은 것이 포장된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상품을 팔려면 깨끗하고 크고 잘난 놈을 진열해서 파는 것이 맞다. 새로 지은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는 나무로 지은 아파트가 많다. 나무로 지은 아파트는 층 간 소음이 더 심하고 화재에 취약해 인기가 덜하다. 그래서 건축 업자들은 외부 미장에 신경을 써서 대리석으로 마감을 하거나 방수 철판을 대고 아름답게 페인트칠을 해서 외부에서 보면 나무로 지은 아파트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우스는 나무로 지은 주택이 훨씬 더 많다.
중매로 선을 볼 때도 가능하다면 거짓을 말하더라도 이쁘고 아름답게 보이려 노력한다. 물론 최근에는 화장뿐이 아닌 성형수술을 통해 더욱 이뻐지고 새로운 상품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그것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쁘면 용서가 된다는 말과 통한다. 옷 잘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지저분한 거지는 얻어먹지 못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진실을 가리는 포장의 기술이 발달해서 내용물의 2배 이상인 과자 포장지가 난무한다. 물론 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명 브랜드이다. 사람도 유명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은 잘 팔리고 무명 브랜드는 헐값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 무명 배우로 살다 간 배우가 있고 아이돌은 가수의 영역을 넘어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모든 부문에서 유명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이돌도 치열한 연습생 생활을 10년을 넘게 하고서야 빛을 보기도 하고 아예 연습생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직업으로 하는 조리도 최근 들어 예능 프로 그램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 쉐프로 인기가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타 직종보다 훨씬 대우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는 연봉으로 사람의 능력을 재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의 능력이나 살아 온 경력을 연봉으로 결정짓고 헛살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매사에 진심이거나, 진실하거나, 착한 것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진심이 아니어도, 착한 남자가 아니어도, 진실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도 돈 많고 능력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축구에서 내가 가는 길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고 페이크 모션을 잘해야 내가 원하는 드리블로 전력 질주할 수 있듯이 권모술수가 필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남을 속일지라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모든 불행은 내가 나를 속이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스타벅스, 팀 홀튼, 맥 카페가 없던 시골 동네 다방에서 짙은 화장을 한 다방 종원원과 아침 시간을 보내도 행복한 시간이 있었듯 행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다. 1970년대보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입고, 궁전같이 좋은 곳에 살아도 행복하지 못한 것은 나보다 더 잘살고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교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모으고 쌓아도 가슴 한편이 허전하고 불안한 것처럼 가지면 가질수록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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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민(Terry)
캐나다 BC주 밴쿠버에 사는 ‘셰프’이자, 시인(詩人)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전통 조리를 공부했다. 1987년 군 전역 후 조리 학원에 다니며 한식과 중식도 경험했다. 캐나다에서는 주로 양식을 조리한다. 법명은 현봉(玄鋒).
전재민은 ‘숨 쉬고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나 살자고 한 시 쓰기’이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고, 감동하는 독자가 있어 ‘타인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숨만 쉬고 살 수 없는 게 사람이라고 전재민은 말한다. 그는 시를 어렵게 쓰지 않는다.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종교인이 직업이지만, 직업인이 되면 안 되듯, 문학을 직업으로 여길 수 없는 시대라는 전 시인은 먹고살기 위해 시를 쓰지 않는다. 때로는 거미가 거미줄 치듯 시가 쉽게 나오기도 하고, 숨이 막히도록 쓰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가 나오지 않으면 그저 기다린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시를 쓴다.
2017년 1월 (사)문학사랑으로 등단했다. 2017년 문학사랑 신인 작품상(아스팔트 위에서 외 4편)과 충청예술 초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학사랑 회원이자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이사, 밴쿠버 중앙일보 명예기자이다. 시집 <밴쿠버 연가>(오늘문학사 2018년 3월)를 냈고, 계간 문학사랑 봄호(2017년)에 시 ‘아는 만큼’ 외 4편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에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를 연재했고, 밴쿠버 교육신문에 ‘시인이 보는 세상’을 기고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 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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