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구청·청와대까지 불교박해 "경악"
공립학교·구청·청와대까지 불교박해 "경악"
  • 이혜조
  • 승인 2008.06.25 14:58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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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 땅에 묻고, 구청돈으로 전도사 양성, 편중인사에 특별기도회까지

불교를 박해하고 음해하는 일들이 경악스러울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알고가', 경기여고, 송파구청, 경찰정창, 대법관 그리고 청와대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은 단순히 종교편향 차원을 넘어선 훼불행위로 불교계 전체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 특히 일련의 기관들은 공립학교, 구청, 정부,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공적 영역'이라는 점에서 장로인 이명박 정부와 '종교적 코드'를 일치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알고가'? 사찰을 어떻게 알고가?

국토해양부가 운영하고 있는 수도권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 ‘알고가(www.algoga.go.kr)’에 사찰 정보가 고스란히 누락돼 고의성이 짙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알고가’ 사이트 내 ‘지도찾기’를 통해 서울시내 지도를 검색해보면, 조계사나 봉은사, 도선사 등 유명 사찰이 나와 있지 않다. 수만평에 달하는 봉은사나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 등 모든 사찰 정보가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교회나 성당의 경우 규모에 상관없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법보신문>이 특종보도한 이후 일간지 방송사 등이 이 문제를 다루자 관계부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하고 사찰 정보를 추가로 기입했다. 조계종 총무원과 종교평화위원회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정확한 사태 파악과 책임자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여고 교장 불교성보 땅에 파묻어

공립학교인 경기여고 주영기 교장은 불교성보를 땅에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여고와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개신교 신자인 주 교장은 지난 5월 25일 학교 공원화사업을 진행하면서 교정에 있던 석탑과 석등을 해체하고, 불교계 최초 병원인 불교제중원(佛敎濟衆院) 표지석과 함께 땅에 묻었다.

교사들이 반발하자, 주 교장은 지난 4일 성보를 다시 꺼내고 11일 교사들에게 사과했다. 성보를 해체하던 중에 석등의 다리가 파손됐다. ‘불교제중원’ 표지석은 화단 한 편에 천을 덮어둔 채 방치돼 있고, 석탑과 석등은 상자에 담아 학교 방송실 창고에 보관 중이다. 결국 주교장의 사과가 형식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측은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 등 전문기관의 자문을 전혀 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교성보이자 문화재를 고의적으로 훼손한 것이다.

김응철 중앙승가대교수는 불교평론에서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1923년 불교중앙포교소에서 의료기관으로 불교제중원을 준공하고 내과, 외과, 조산과 등을 두고서 의료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1925년 운영난으로 폐쇄하면서 의료복지의 맥이 끊어지게 되었다. 불교제중원은 현대적인 의료기관으로서 불교계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병원이었다"고 말했다.

송파구청, 구청 예산으로 '전도사' 양성?

송파구청(구청장 김영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저소득청 기살리는 교육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 멘토링 봉사단을 구성,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한부모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를 연결해 학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형교회 위주로 대학생을 선발했다는 점이다. 송파구의 멘토링은 멘토가(대학생, 외고생)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한부모 가정 자녀인 멘티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학습지도 및 정서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달리말하면 대형교회에서 모집된 멘토들은 일종의 '전도사'인 셈이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올해 모집한 90명의 멘토는 광성교회 등 관내 대형교회에서 대학생 66명, 한영외고 재학생 24명으로 구성했다. 한영외고 교사 3명을 비롯한 현직교수 공무원 등 10여명이 멘토펠로우로 신청했다. 멘토펠로우는 멘토의 조력자로서 5-7명의 멘토를 이끌며 상담과 간담회를 실시해 사회선배로서 멘토링에 필요한 조언을 한다.

송파구는 5월 6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송파구 멘토링 봉사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내년 2월까지 활동하게 되고, 1년 단위로 재협약을 하게 된다. 구청은 "참여동기를 유발하고 소속감을 높이고자 방학 중 연합캠프와 정기적인 워크샵, 간담회를 실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혀 상당한 예산을 투자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독교인인 김영순 송파구청장은 구청 예산으로 기독교 전도사를 양성한 꼴이 되고 말았다.





▲ 송파구청이 교회관계자들과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 위). 이러한 과정을 거쳐 5월 6일 멘토링봉사단 발대식을 갖는다.사진제공=송파구청

불광사를 비롯한 송파구 관내 사찰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불광사 관계자는 "멘토링 구성 사실을 발대식 이후에 알았다."며 "이것은 종교편향이 아니라 완전히 불교박해이자 기독교 몰입이고,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역활을 기독교인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기독교 교세확장을 노린 것 아니겠느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 정책을 입안한 구청 관계자가 목사들과 사석에서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종교편향 가세하나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어청수 경찰청장이 교회 기도회 포스터에 버젓이 사진을 실었다고 <법보신문>이 보도했다.

6월 24일 종로경찰서 공보게시판에 부착된 ‘제4회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광고지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란히 상단에 자리하고 있다. 광고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경찰청 경목실 주최로 6월 24일부터 27일까지 오산리최자실 금식기도원에서 열리는 기도회라고 신문은 전했다.

문제는 공직자의 신분으로 특정종교 기도회 광고지에 사진을 올린 점이다. 이는 경찰청장 사진이 기도회 상단에 올라와 말단 경찰까지 기도회 참석 요구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광고지가 일반 시민이 지나다니며 눈길을 줄 수 있는 곳에 ‘떳떳이’ 부착된 점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어 청장은 해마다 경찰청에서 해오던 초파일 봉축법회도 올해는 하지 않았다. <불교닷컴>이 사실을 처음보도하자 경찰청은 고위 간부들을 불교닷컴으로 보내 '해명서'를 전달하고 "어 청장은 초파일 법회를 왜 하지 않느냐고 말했는데 오히려 조계종 포교원 측에서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법회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9일 어 청장과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은 조찬 모임을 갖고 이러한 논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은 이 자리에서 "이번 초파일 봉축 법회가 무산된만큼 6월 중에 호국영령을 위한 법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불교닷컴에 알려왔다. 그러나 6월 25일 현재 이 법회는 준비되지 않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번 법회가 불자회장이 늦게 취임한데다 국회 출석 등으로 시간이 촉박했었다면, 이번에는 계속되는 촛불집회 때문에 경찰로서 여유가 없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부 종교편향 인사 '심각'

쇠고기파동으로 교체한 청와대 2기 참모진의 종교편향도 여전하다. 정정길 대통령비서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의 조욕가 개신교다. 정동기 민정수석은 가톨릭,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무교다. 불자는 강윤구 사회정책수석과 박형준 홍보특보에 불과하다.

최근 감사원장으로 내정된 김황식 대법관은 지난 5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에서 ‘대통령과 국가발전을 위해’라는 주제로 특별 기도를 진행했다. 이번 감사원장 내정도 종교코드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대법원 역사에 하나의 치욕으로 남을 일”이라며 “김 대법관이 제안을 거절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기독교신자인 유인촌 장관이 거느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40개 단체장들도 이대로 가다간 모두 기독교인들로 채워질 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교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불교계는 정부 주요 인사의 특정종교 집중화 현황을 파악해 종교 편향적 인사 중지를 공식 절차를 통해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하고 있다.

종단의 한 스님은 "인적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장과 간부금 인사에 대한 특정 종교 우대를 배제할 것을 요청함과 동시에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며 "물적으로는 중교 편향적 사업에 대한 예산편성 등 전방위 감시활동을 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일련의 사태를 불교박해로 규정하고 범불교계 차원의 대책마련과 실행을 통해 불교가 불조혜명의 뜻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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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승 2008-07-01 07:30:27
국민과 함께하고자 나으신 신부님들의 용기가 너무 고맙읍니다.

국민에 의한 2008-06-30 22:42:58
국민에 뜻을 뼈저리게 느꼈다며하는 짓이 촛불시위를 불법으로 몰아 평화 시위를하는 그것도 빈손인 여성 회사원과 의료 봉사원.일반 국민을 이성을 일은 전경들이 방패와 몽둥이로 집단 폭행을하는 사태로 몰아올 수 있는가/ 국민들과의 소통은 단절하며 소극적인 정부 정책으로써 불난을 키워온 것이 자명한데 대화의 노력보다 폭력과 권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려하니 얼마나 비열한 짓인가. 온 국민이 지켜본다는 것을 정치인들은 각인하고 분명이 심판을 받을 것이다.

대원성 2008-06-29 23:23:36
내일 천주교에서 미사한답니다. 불교는 뭐합니까?
다음과 같이 시국미사 일정을 마련하였습니다. 부디 전국의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수사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교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앙의 이름으로 국가권력의 오만을 엄중하게 나무라고, 복음의 지혜로 우리의 나아갈 바를 궁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6월 30일(월) 저녁 6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2. 신부님들은 장백의와 영대를 준비하십시오.

3. 미사 후에 비상 사제시국회의를 개최합니다.

4. 기도만이 유일한 힘입니다. 되도록 시국미사 일정을 널리 전파하시어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수 있도록 힘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08년 6월 26일
사제단 대표 전종훈 시몬 신부

산만디 2008-06-28 22:38:54
서경석목사는 낮은 수준의 문제 제기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높은 수준의 문제제기가 필요한 때도 있지만, 낮은 수준-제가 볼때는 이 일련의 편향성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므로-의 문제 제기가 아닙니다. 서경석목사의 사고 구조를 이애하기가 어렵네요. 뉴라이트에서 보면 그럴 수 있겠지요..

공공의 적 2008-06-28 18:21:46
무능한 자들이 대가리 노릇을 하니 불교 역사상 불교의 위상이 이처럼 땅에 처박힌적은 없다. 원장과 총무원하는 일이 도데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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