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신 후퇴, 졸속 결정 용납 못한다”
“개혁정신 후퇴, 졸속 결정 용납 못한다”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5.07.09 12: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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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계사 94불교개혁정신실천비상대책회의 출범
“호계원에 사부대중 염원 발로 찰 권한 준 적 없다”
▲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가 출범했다. 비상대책회의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재심호계원의 판결과 개혁정신을 후퇴시키는 조계종 소임자들의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서황룡 복권반대'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2015 불교닷컴

“조계종 집행부는 작금의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심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을 중단하라.”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가 9일 오전 11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출범했다.

비상대책회의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조계종 승려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의현 스님’이란 호칭 대신 ‘서황룡’이란 속명을 사용했다.

이들은 출범식에서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복권을 반대했다. 조계종 총무원에는 복권절차 진행 중단을 요구했고, 중앙종회에는 재심호계위원 불신임을 요구했다. 조계종 승려가 아닌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해 공권정지 3년형을 결정했다며 재심호계위원 전원의 사퇴도 촉구했다.

이날 비상대책회의 출범 입장문은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이 대표 낭독했다.

전준호 회장은 “94년의 잔인한 봄, 조계사에 근 한 달간 모였던 사부대중의 염원이 4·10승려대회와 4·13 범불교도대회로 꽃을 맺고 개혁종단을 탄생시켰다.”며 “작금의 종단이나 세월이 흐른 후에도 존속되어야 할 우리 교단은 서황룡의 권력욕과 폭력에 드러난 우리의 민낯을 거울삼아 당시 참여한 수많은 사무대중의 염원을 담은 자주적이고 청정한 공동체이어야 한다.”고 했다.

참가단체들은 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조계종의 멸빈 징계는 시대적 소명이었음을 강조했다.

전 회장은 “서황룡에 대한 우리 교단의 엄벌은 다시금 어용불교의 역사를 허용하지 않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속화 물결을 청정지계의 둑으로 막아버리고 음습한 거래나 폭력이 아닌 사부대중의 공의에 의한 투명한 교단을 만들자는 약속의 상징이며 시대적 소명의 실천이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종단 역사상 이렇게 많은 대중의 공의가 모여 엄벌을 결의한 사례는 없다.”며 “재심호계원이 대중 공의의 수렴이나 94년 개혁회의에서 출발한 현재 종헌종법에 심도 있는 고민 없이 편법적으로 밀실에서 서황룡 복권을 뜻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개탄했다.

▲ 전준호 대불청회장은 대표 낭독한 출범 입장문을 통해 재심호계위원 전원 사퇴와 집행부의 복권절차 진행 중단 등을 요구했다. ⓒ2015 불교닷컴

그는 “재심호계원에 94년 봄 조계사에 모인 수천, 수만 대중의 염원을 발로 차버릴 권한이 부여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물질주의 가치관이 만연한 현실에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세상을 청정하고 온기 있는 수행도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94년 불교개혁의 약속을 지켜야 할 종단의 소임자들이 오히려 94년 개혁정신을 후퇴시키는 졸속적인 결정을 내린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참가단체들은 “94년 개혁정신의 실천은 현재의 과제”임을 선언하고 ▷94년 개혁정신과 대중공의 그리고 조계종단의 종헌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재심호계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조계종 중앙종회는 재심호계위원들을 불신임하라 ▷조계종 집행부는 작금의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심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채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은 참가단체의 열망을 담은 발원문을 대표낭독했다.

“조계종단의 반불교적 사태에 임하여 사부대중 일원으로서 청정승가 이루지 못한 죄업을 뼈아프게 참회하며 오늘 또 다시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발원합니다. 종단 일부 소임자들이 정법수호책무와 종도들의 신뢰를 짓밟는 악업을 더 이상 짓지 말게 하소서. 승가공동체 법규는 표리부동한 말잔치가 아니라 사부대중이 엄격히 지키는 실참수행이 되게 하소서
수행하는 스님들과 규율이 있는 종단을 수호하고 종도로서 자긍심과 환희심으로 귀의할 수 있게 하소서. 조계종단 일부 소임자들의 오욕락으로 무참히 퇴색돼 버린 부처님의 지혜광을 되찾게 하소서.”

▲ 이채은 대불련 중앙회장은 참가단체 대표로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 회장은 "종단 일부 소임자들이 정법수호책무와 종도들의 신뢰를 짓밟는 악업을 더 이상 짓지 말게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2015 불교닷컴

참가단체들은 이채은 회장의 발원문 낭독에 이어 ‘서황룡에 대한 복권은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출범식을 마쳤다.

이들은 출범식 후 조계종 총무원에 비상대책회의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문을 전달했다. 총무원은 비상대책회의를 청사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비상대책회의을 첫 제안한 허태곤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와 최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는 총무국장 명본 스님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재가단체들의 희망을 총무원장 스님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

비상대책회의 출범식은 큰 마찰 없이 끝났다. 비상대책회의가 조계사 일주문에서 출범식을 준비하자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신도들 통행권도 있으니 일주문에서 떨어져 계단에서 하라”고 요구했다. 비상대책회의 출범식 옆에서는 정한봄 씨가 1인 시위를 계속했다.

▲ 허태곤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와 최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가 총무원 총무국장 명본 스님에게 '서황룡 복권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요구사항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이들은 명본 스님에게 "사부대중의 희망을 총무원장 스님에게 꼭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2015 불교닷컴

비상대책회의는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불자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불력회, 삼보법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종교와젠더연구소, 지지협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청년여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 등 14대 단체가 참여했다.

비상대책회의는 준비모임 당시 10개 단체였지만 출범식에 14개 단체로 확대됐다.

황찬익 집행위원장(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비상대책회의와 연대하기로 통보해 왔고,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15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출재가단체들의 연대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비상대책회의는 출범식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대표단 회의를 열어 향후 활동계획을 확정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상대책회의 소식 등을 알리고 복권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7월 16일 서황룡 복권반대를 위한 제1차 토론회도 개최한다. 장소와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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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넷? 2015-07-10 09: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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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5-07-10 03:50:05
참여하지 않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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