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등 교회 울타리밖 사회활동 매진
'나눔의집' 등 교회 울타리밖 사회활동 매진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3.03.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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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평화대상①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김성수(83) 대한성공회 주교는 평생 우리 사회에 평화의 씨앗을 뿌려온 성직자이다. 그는 1974년 국내 첫 지적장애인 특수학교인 성 베드로학교 교장으로 봉사한 것을 시작으로 성직의 높고 낮음을 떠나 외롭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열정으로 평생을 봉사했으며 은퇴한 후에도 고향인 인천 강화 길상면 온수리에서 정신지체장애인 재활시설인 ‘우리 마을’에서 ‘촌장(村長)’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김 주교는 1930년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에서 성공회 신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서울 교동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배재중,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신학과와 성공회 성미가엘 신학원, 그리고 영국 셀리오크 신학대를 수료했다. 

김 주교의 시선은 늘 어려운 이웃들에게로 향해 있었다. 김 주교는 ‘어머니는 거지들이 찾아오면 문전박대하지 않고 항시 먹을 것이나 옷가지를 나눠주는 것’을 보고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김주교에게 체화된 것이다.

신학생시절 탄광촌과 영산강 간척사업 현장에 ‘위장취업’도 했던 그는 1964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활동에 나섰다. 그는 사제서품 후 교회목회 10년, 성베드로 학교 운영 10년, 성공회 주교 10년 등 30여년을 교회에서 봉사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성공회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가 맡아온 직책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경실련 고문, 한국장애인복지공동대책협의회 고문, 사회연대은행 이사장, 푸르메재단 이사장, 한국YMCA 후원회장, 성공회대 총장(연임) 등 모두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난 사회활동이었다.

특히 그동안 김주교가 실천해온 사회복지와 봉사활동은 그가 왜 한국사회에서 존경받는 종교인인가를 말해준다. 1984년 주교서품을 받고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에 선출된 후 김주교는 후배 사제들을 이끌고 적극적인 사회복지 활동에 나섰다. 1980년대 김홍일 송경용 등 신학생들이 서울 상계동 철거민촌에 들어가 문을 연 ‘나눔의 집’운동, 외국인노동자들의 쉼터인 경기도 마석 ‘샬롬의 집’ 등이 모두 김 주교가 교구장으로 있던 시절, 그의 후원 아래 본격화됐다.

‘나눔의 집’은 야학을 시작으로 탁아소, 마을문고, 초중고교생 공부방까지 확대되고 서울교구 내 7곳으로 확산됐고 서울지역 대한성공회의 대표적 사회봉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샬롬의 집’도 과거 성공회가 기증한 땅을 바탕으로 한센인들이 양계장을 운영하던 곳에서 현재는 가구단지로 변신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으로 변했다.

김 주교가 현재 ‘촌장’으로 일하는 ‘우리 마을’은 2000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1~3급 정신지체 장애인이 일하고 생활하는 직업 재활시설이다. 하루 2500봉지의 콩나물, 고추, 버섯을 키워 ‘강화도 우리 마을’ 브랜드로 납품한다. 전기부품도 조립한다. 김 주교는 ‘촌장(村長)’이라 쓰인 모자를 쓰고 작업을 독려하고 직접 일도 한다.

‘우리 마을’은 김 주교가 유산으로 받은 고향 땅 3000평을 기증해서 시작됐다. 그는 이곳에 장애인 재활시설을 세우기 위해 1998년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 직접 커피를 판매해 건립자금을 마련했다. 그가 ‘우리 마을’ 설립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일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란 생각에서였다.

이 사업도 처음에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무리 고향이라 해도 장애인시설을 반기지 않는 것이 세태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민들은 김주교의 사업계획을 다른 곳처럼 극렬하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김 주교 집안이 과거부터 인근 주민들에게 운동장을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연대의식에 크게 작용한 덕분이었다. 그는 ‘우리 마을’ 10주년이 되던 2010년엔 길상면민들이 주는 ‘제1회 길상인상’을 받기도 했다. 김 주교는 어떤 상보다 이 상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김주교의 봉사적 삶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영국 선교사 출신 부인 김후리다 여사다. 김후리다 여사는 1973년부터 장애아 조기교육과 장애아를 위한 장난감 도서관 설립 등의 공로로 1999년 영국 왕실이 주는 사회공로상과 2002년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이 주는 제7회 우경복지상, 2005년 제13회 세계성령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그녀는 신혼시절 한 때 한국문화와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강화 전등사 작은 방에 김주교와 함께 머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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