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를 닮은 사람
붓다를 닮은 사람
  • 변택주 연구소통 소장
  • 승인 2013.01.18 12: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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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변택주의 <섬기는 리더가 여는 보살피아드>-3. 태국 푸미폰 국왕

샴 왕실에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 영국인 미망인이 문화 차이로 왕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도 오만함 뒤에 숨은 사람다움에 반해 왕을 사랑하게 된다는 러브스토리로 19세기 중반 근대화에 앞장섰던 샴국 왕 몽쿳(1851-1868년), 라마 4세를 그린 마가렛 랜든 원작소설<왕과 나>는 월터 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율 브리너와 데버러 커가 주연을 맡아 1957년 아카데미상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1999년 리메이크 된 영화 <애나 앤 킹 >이 나왔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태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왕실모독이 원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태국에서는 국왕 초상이 그려진 종이돈을 구기는 일을 불경스럽게 여기고, 국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하는 날 술집과 마사지업소들은 ‘경건한 날’이라며 모두 문을 닫았을 만큼 국왕에게 보내는 타이 사람들 존경은 가없다.

2013년으로 즉위 67주년을 맞는 태국 라마9세 푸미콘 국왕(86). 한 해 절반 가까이 나라 곳곳을 찾아다니며 민초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천여 건이 넘는 농업기획을 주도한 농업전문가이며, ‘구름 씨뿌리기’ 세계기술특허를 가진 인공강우전문가로 2005년 태국동북부지역에 여러 달이어진 목 타는 가뭄으로 굶는 이가 잇따르고 곡식 값이 치솟자 일주일 동안 밥도 거르면서 구름 씨를 뿌려 단비가 내린 뒤에야 왕궁으로 돌아왔다.

타이족 ‘타이’란 낱말은 ‘자유’를 뜻해 태국 사람들은 이념보다는 자유를 향한 열망이 드세고 관계를 중시한다. 인과응보에 따라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고 여기며 은혜를 모르는 이에게는 ‘아까딴유(불효자)’란 비난이 쏟아진다. 그렇기에 국민을 살갑게 보듬어 안는 국왕에게 보내는 신뢰와 존경이 매우 두텁다.

푸미콘 국왕은 재임기간 동안 이십여 차례에 가까운 쿠데타, 스무 명을 훌쩍 뛰어넘는 총리를 거치면서도 정치싸움에 말려들지 않고 권위를 지켜냈다. 불교에서 가장 바람직하게 여기는 통치자 ‘탐마라차Thammaracha’ 덕목인 공정, 온화, 화내지 않음, 인내를 갖춘 보살행 덕분이다. 태국 헌법 제7조에는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나라 상징인 국왕이 결단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푸미폰 국왕 권위는 한껏 말을 아끼다가 위태로울 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데서 나온다.

1973년 타놈 군부 정권 때 민주 시위로 4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자 반정부 혐의로 쫓기던 대학생들을 왕궁으로 불러들여 감싸고 타놈 정권이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며 내쳤으며, 1992년에도 쿠데타세력에 맞서는 민주시위로 온 나라가 소용돌이에 휘말리자 시위대 대표 잠농 전 방콕 시장과 쿠데타 주동자 수친다 장군을 불러 꾸짖은 끝에 수친다 장군이 스웨덴으로 망명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2006년 빗발치는 퇴진 요구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탁신 총리조차 집무실로 불러 사임하게 만들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태국 영자신문 <네이션>은 ‘왕은 나라가 위태로울 때만 나서 문제 핵심을 짚은 뒤 당사자들이 스스로 풀도록 할 뿐’이라 했다.

   
   

푸미폰 국왕 리더십은 어디서 올까? 먼저 헌신, 70년 가까운 재임 동안 정치인은 거의 만나지 않고, 국민 하소연에 귀 기울이고,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법령과 사회보장제도를 세우는데 이바지했다. 그리고 도덕, 푸미폰 국왕은 살아있는 세계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래도록 왕좌에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부정이나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감, 타임지가 태국 국왕 부탁과 권유는 태국에서 가장 지고한 명령이라 했듯이 푸미폰 국왕은 국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공감을 이끌어냈다.

2005년 푸미폰 국왕 전기를 쓴 미국 언론인 폴 핸드리가 “푸미폰 국왕 삶은 붓다를 닮았다.”이라고 할 만큼 절제와 도덕을 갖췄다. 나라 최후보루로 위기 해결사를 자처해온 푸미폰 국왕. 우리가 잃어버린 참다운 지도자로 이 시대 리더들이 본받아야한다.

 
   

인문학 강의를 하는 경영코치, ‘연구소통’ 소장으로 소통을 연구하며, 지금즉市 트區 들으面 열리里 웃길 79에 산다. 펴낸 책으로는 <법정스님 숨결>과 <법정, 나를 물들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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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3-03-29 14:16:55
시린돈공주는 태국 푸미폰국왕의 둘째딸이지만 미혼이고 화장도 안하고 사치스러운거라야 비단옷이 전부인 진짜 검소하고 소박한 여성이다! 나머지 자식들을 봐라 전부 이혼을 밥먹듯이하고 특히 황태자는 결혼을 세번이나 했으니 안봐도 비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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