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추문을 포용하고 수행 중심으로 돌아갑시다.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업을 녹이고 습을 바꿉니다. 그게 결가부좌의 힘입니다"

20일 오전 인사동에서 만난 자재행보살(이영숙. 61)은 24시간 단식정진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넘쳤다. 목소리엔 힘이 있었고 표정은 단아했다.

세살바기 성태욱군도 7시간동안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7개월 가량 수행한 어린이다. 76세의 노보살도 밤샘 정진을 거뜬히 해냈다.

(사)깨달음과 나눔이 주축이 된 재가불자 60명이 당초 19일 오전10시부터 우정국공원에서 참회정진을 입재하려던 계획은 다른 행사들과 겹치면서 조계사100주년 기념관(전 삼오모텔) 지하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수행단을 이끈 자재행 보살은 "정진 하룻전날 급히 연락하다보니 벌어진 일이다. 오늘(20일) 아침 공양을 마련해 준 조계사에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참선에 참여한 누구도 싫어하는 내색조차 내지 않고 오히려 조계사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결가부좌한 채 단식정진을 한 것은 현재 불교가 어려운 시기를 맞아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회하고 삼보에 귀의하기 위해서다."며 "우리불교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인정받고, 신뢰받도록 하기 위해선 내가 먼저 참회하는 것이 이치다. 출재가 모두 참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한 불자는 최근의 도박 추문과 관련해 "사람은 누구나 잘못하고 살 수 있다. 참회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불평하는 표정과 말을 삼가는 것은 평상시 수행을 해왔기 때문이다. 마음만 익혔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단직정진단을 격려했다. 

그는 이어 "차분히 생각해보면 '언제 우리가 완벽한 적이 있었는가'라는생각과 '참 이번 일은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부분이다'라는 두가지 입장을 갖게 된다."며 "이런 시기에 비난보다 재가불자들이 참선으로 참회는 모습이 스님들의 백마디 법문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다"고 했다.

자재행 보살은 "스님들을 잘 보필해 올곧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24시간 단식정진의 소감을 밝혔다.

또 <불교닷컴>에 대해서도 "상처를 주기보단 감동을 주는 기사를 써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불자 기자들도 결가부좌 수행을 쉼없이 하시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깨달음과 나눔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결가부좌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4년째 장좌불와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순환이 잘 된다. 강한 기운을 아래로 내려 심신에 고른 도움을 준다. 집중력이 향상된다. 우리집 거사님이 당뇨 중풍 녹내장을 심하게 앓다 6년 가량 결가부좌 수행을 하면서 거의 완치가 됐다. 오늘 정진에서도 봤겠지만 3살부터 여든 노인까지 누구나 할 수 있다. 집에서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 가족이 둘러 앉아 하루에 한시간만이라도 결가부좌하면 가정이 화목해 진다. 결가부좌 수행으로 참사람으로 거듭나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동석한 한 보살은 "1년째 결가부좌 수행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산고보다 더한 고통이 왔으나 지금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화가 사라지니 자연히 마음의 평화가 온다.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결가부좌의 힘을 새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