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아름다운 축제에 참여해 매우 기쁩니다. 내년 연등축제에는 직접 연등을 들고 행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연등회 마지막날인 20일 전통문화마당이 열린 조계사 앞길에는 1만여 외국인이 축제를 즐겼다. 외국인들은 연등 만들기, 법고 두드리기, 부채에 연꽃그리기 등 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한불교조계종국제포교사단(단장 배광식)이 주관한 ‘외국인 등만들기 대회’에는 250여 외국인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사전 접수한 외국인들은 가족ㆍ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미처 예약하지 못한 외국인들은 대기자명단에 이름을 올리거나, 컵등 만들기에 참여했다.
배광식 단장은 “한국의 아름다운 연꽃등을 외국인들이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한국인의 정서를 느끼게 하고자 마련한 행사”라며 “부스 크기가 한정돼 매년 250명만 참여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등만들기 대회’에는 미국ㆍ캐나다,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아메리카, 싱가폴ㆍ말레이시아ㆍ캄보디아 등 아시아, 독일ㆍ프랑스ㆍ세르비아 등 유럽 등 전세계인이 참여했다.
연등회 일정에 맞춰 가족과 함께 일부러 한국을 찾았다는 다나(33ㆍ美 애리조나) 씨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등을 만들고 있다.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했다. 다나 씨는 친구에게서 페이스북을 통해 연등회를 소개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아들 질렌트(11) 군은 “연꽃잎을 손가락으로 돌려 말기가 어렵다. 종이를 한 장 씩 붙일 때마다 연등이 모양을 갖춰가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오빠를 따라 등만들기 열중하던 딸 로라(8) 양은 “연꽃잎을 말 때마다 손가락 끝이 알록달록 물드는 것이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멕시코에서 가족여행을 온 에스테반(8) 군은 “한국 여행 가운데 연등만들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멕시코에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연등을 만들었던 경험을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법고 두드리기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호주 출신의 톰슨(29) 씨는 “티브이 등에서만 보던 법고를 직접 두드려보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등을 비롯한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전세계로 전해져 연등회가 세계인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