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으로 첫 선을 보이는 이 책은 중국에 있던 태허 스님의 세 아들이 보관하던 일기 중 일부를 스님의 친손자인 김덕천(金德川. 73)씨가 2008년 국내로 가져와 보관하던 것을 운암김성숙선생 기념사업회(회장 민성진)가 찾아내 출간하게 됐다.
이 단행본에서 1960년대의 사회상황과 태허 스님의 투철한 삶의 의지, 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 가족애, 정치현실비판, 6.25 전쟁과 한일협정에 대한 비판 등을 읽을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일기에는 그간의 평가와 달리 좌우 대립을 넘어 남북통일을 추구한 민족주의자의 면모가 곳곳에 나타난다고 기념사업회는 설명했다.
단행본에서는 김성숙의 1960년대의 사회상황과 투철한 삶의 의지,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주의의 실현, 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 가족애, 정치현실비판, 6.25 전쟁과 한일협정에 대한 비판 등을 읽을 수 있다.
사회주의 진영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점이 부각된 나머지 지금까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공개되는 일기에는 그간의 평가와 달리 좌우 대립을 넘어 남북통일을 추구한 민족주의자의 면모가 곳곳에 나타난다고 기념사업회는 설명했다.
6월 25일자 일기에서 6.25전쟁의 성격을 놓고 “남.북한의 외세 의존주의자들이 미.소를 대리해 동족전쟁을 감행한 역사적으로 가장 무가치하고 추악한일”이라며 남.북한 정권을 모두 비판했다.
스님은 일기에서 ‘북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쓰는 등 북한 정권에 우호적인 태도를 드러내지 않는 점 등을 미뤄볼 때 스님에게 붙은 좌익 독립운동가라는 수식어는 잘못됐음을 파악할 수 있다.
12월 23일자 일기에는 “나의 일관한 주장은 우리나라가 아직 독립이 되지 못하고 외국 세력하에서 전 민족이 신음하고 있으므로 독립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논공행상할 때가 아니다”라며 독립유공자 표창 소식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당시 한반도 상황을 평가했다.
스님은 3월1일자에서 “30여년간 목숨을 걸고 지켜오던 태극기와 삼일절을 친일파 민족 반역자들에게 빼앗겼다”며 “나는 매년 삼일절에 참석하지 않고 그 기념식을 마음속에서 저주하게 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야당과 대학생들의 한일협정 반대 시위를 박정희 정권이 탄압하자 스님은“5.16 이후 금일까지 군인들이 저지른 죄과는 반드시 국민 대중의 정당한 심판을 받게될 것”(6월3일), “계속 고조되는 학생 데모의 역사적 의의와 본질을 정당하게 이해하려 들지 않고 오직 권력으로 억압하면 된다는 파쇼적 사고방식”(6월4일), “외교적으로는 미국 일변도, 국내적으로는 독재”(10월 20일) 등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신운용 김성숙연구소장은“철저한 민족주의자였던 김성숙에게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민족주의 실천의 방법론이었고 그의 사상을 지배한 것은 불교였다”며 “민족주의 좌. 우파의 단결을 이끌어 낸 김성숙과 같은 이들이 해방 후 한국사회를 이끌었다면 6.25의 비극과 독재, 인권유린의 역사를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성진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이 단행본을 시작으로 중국에 있는 해방 이전부터 1969년까지 작성된 운암 선생의 친필일기를 전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며 "발간되면 한국 독립운동사, 근대사에 새로운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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