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처절한 토론있어야 중흥 이룬다
솔직·처절한 토론있어야 중흥 이룬다
  • 법응 스님
  • 승인 2011.01.06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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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참회와 기회의 문' 열어 놓아야

이 땅의 불교는 조선이 주자학을 국본이념으로 삼아서 건국된 서기1392년부터 2011년 오늘까지 620년간 지난한 세월을 보냈다. 종단이 현 사태를 잘 극복하고 불교를 중흥하려면 이념과 구체적 목표가 잘 설정되고 행동으로 연결되는 구도가 필요하다.

연말연초의 공백이 있었다 하나 예산 날치기 사태 후 두 달이 지나는 지금은 단기, 거시적 목표와 유신해야 하는 구체적인 안이 생산되어서 저변이 확산 돼야 마땅하다.
 
대정부 담을 치는 일과 청계천광장 정진은 한계성이 있다. 투철한 신념 속에서 중흥과 유신의 의지가 활발발해야 하며 광폭, 심도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청계광장 행사를 의미 있게 하려면 중진들이 정부로 받은 각종 위촉장을 현장에서 파기하고, 정부의 종교 편향적 자세와 예산 삭감 등 정책들이 몰고 올 국가적 부정적인 요소를 홍보해야 한다.

잠시 말을 돌린다. 일제 조선침략의 교주인 인물이 있으니 바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이다. 그는 30세의 나이에 국금(國禁)을 어긴 죄인으로 6년간 수형 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런데 자택 구금 시 사설학원인 쇼카손주쿠(松下村塾)를 1년 남짓 주재 한바, 그는 철저한 ‘정한론’자로서 ‘조선침략은 일본인이라면 대를 이어 힘쓰지 않으면 안되는 숭고한 의무’라 했다. 그의 제자 중에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가 있었다. 한국을 강제 병합했던 초대총독 데라우치(寺內正毅)도 이곳 출신이다.

쇼카손주쿠의 교육은 스승과 제자들이 숙식을 하며 24시간 이루어졌으며 특정 과목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국과 나라의 진로를 놓고서 인격이 부딪히는 교육과 토론 이었다 한다. 그들은 ‘정한론’이라는 목표 하에 스스로의 의식을 다진 것이다.

종단이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를 매월 한 차례 씩 모두 12회에 걸쳐 개최한다니 천만다행이다. 솔직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이어야 한다. 무엇이 종단 발전을 발목 잡고 있는지 솔직하고 처절한 비판이 필요하다.

아울러 부실장들이 일 중독증(workaholic)이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교육과 토론에 의한 내부 모순의 타파와 일중독의 자세가 아니고서 어찌 정부를 상대하고 중흥과 혁신할 수 있겠는가? 정부 정책 방향을 교정하고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려면 반드시 사회 지식인층을 시스템 적으로 끌어 들어야하며, 종단의 조치에 긍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

각 사찰에 만연한 비불교적인 요소도 배척해야 한다. 재정운영의 시스템적 투명화를 조속 실시해야 한다. 지정,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이지 중장기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필자는 수년전부터 동국대학교와 중앙승가대학교에 ‘문화재발굴보존학과’를 신설해야한다고 누차 주장 한바, 근래 중앙승가대학교에 해당과의 신설을 준비한다니 반길 일이며 서둘러야 한다. 

종단이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불자와 국민을 늘 염두 해야 하며 유연성의 유지와 자비심의 구현이다. 불교는 국민통합과 국가의 장래 그리고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선양하기 위해서는 ‘참회와 기회의 문’을 늘 활짝 열어놓아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불교가 ‘참회와 기회의 문’을 스스로 넓혀가는 것이 사회적 정진이며, 위의를 높이는 길로서 국민적 공감과 지지대가 형성된다. 달라이 라마가 중국과의 총성 없는 전쟁에서 어째서 세계적 지지를 받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도 있다.

종단이 1700년의 성숙미, 관련한 다양한 정보의 분석판단과 미래예측기능의 배양, 솔직한 토론, 부실장들의 일 중독증세 없이는 될 일이 아니다.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는 불교’, ‘성숙한 불교’, ‘미래를 준비하는 불교’가 돼야 한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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