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 스님 자비롭고 고요한 항거"
"문수 스님 자비롭고 고요한 항거"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0.06.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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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연대, 법구 조계사 이운·5일장 추진…각계 애도문 줄이어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자신의 생명을 던져 온 생명을 구하고자 한 지극히 불교적인 생명살림의 발로입니다. 생명의 강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는 탐욕과 거짓을 꾸짖는 준엄한 질책이자, 그에 맞선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아주는 자비롭고도 고요한 항거입니다."

4대강 반대 등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질책하며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법구를 서울 조계사로 운구해 5일장으로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 서울 조계사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과 불교단체 대표자들이 분향하고 있다.ⓒ2010불교닷컴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1일 오전 조계사 서울한강선원에서 '문수 스님 소신공양의 큰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은 "스님은 4대강 문제 외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걱정도 하는 등 생명에 대한 큰 뜻으로 소신공양한 게 분명하다"며 "4대강 중단을 시급하게 추진하고 생명사랑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을 사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의 장의절차와 관련 정 처장은 "조계종 총무원, 중앙승가대 동문, 불교연대 등이 유족과 지보자 대중, 도반 등과 협의해 장의위원회를 꾸리고 전국 주요사찰에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수경 스님 "마음이 참 착잡하다. 이론적으로는 소신공양에 대해서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특히 4대강 문제를 다루고 있는 사람으로서 문수 스님이 소신공양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며 "요즘 현장에 있기 때문에 실상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제 자신이 절박감 느끼고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할 것인지 수많은 고뇌했다고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서울 조계사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과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 등 불교단체 대표자들이 회견하고 있다.ⓒ2010불교닷컴

수경 스님은 이어 "문수 스님은 소신공양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특히 생명의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다뤄야 할 종교인들에게, 종교인 가운데도 당신이 처해있는 조계종 모든 스님과 사부대중에게 큰 죽비를 내렸다"고 했다.

수경 스님은 또 "저에게도 '위선을 떨지 말고 이제 정말 진정으로 생명의 문제에 대해서 정말 절박하게 느낀다고 하면 큰 결단을 해라. 큰 행동을 해라. 행동에 옮겨라. 생각만하고 폼만 잡지 말고 정말 이 문제에 투신을 해라' 이런 가르침을 주기 위해 소신공양을 한 것 간다"며 "저도 큰 고민을 이제 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수경 스님을 대신해 법안 스님이 읽은 애도문에서 "마른 갈대를 좌대삼아 홀연히 육신을 사른 한 수행자의 입적 앞에 가눌 수 없는 슬픔으로 섰다"며 "대체 무엇이 선원에서 수행에만 전념하던 한 운수납자를, 3년간 무문관을 넘지 않았던 바위처럼 굳센 수행자를 기꺼지 적멸의 길로 가게 한 것입니까?"라고 했다.

애도문은 이어 "이제 죽어가는 생명의 강을 살리는 일은 남은 우리들의 몫이 되었다"며 "고단한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함께 나아가는 일도 남은 이들의 몫이 되었다"고 밝혔다.

애도문은 "부처님이시여. 보살의 삶을 서원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우리들의 비원을 함께 받으소서. 진정한 생명과 평화의 빛을 이 땅에 비추소서"라고 끝맺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사회를 맡고, 법안 스님이 상황 및 소신공양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수 스님의 교수였던 중앙승가대 류승무 교수가 스님과 관련된 생전의 일화를 소개했다. 애도문 발표에 이어 정웅기 처장이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회견에 앞서 문수 스님의 임시 분향소에서 헌화와 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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