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주지에 “아쇼카 대대적 교정 주문” 촉구
법응 스님이 종정 스님과 원로 스님들에게 청원한 배경은 최근 화쟁위원회가 주도하는 종교평화선언-아쇼카 선언의 문제와 함께 교단 내 지도급 스님의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응 스님은 “총무원이 교단 내부의 병폐를 스스로 진단해서 고치려는 노력을 할 때만 한국불교는 제 역할을 잘하게 되고 희망이 있다.”며 “조계종이 어느 방향으로 무엇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불교와 본납을 비롯한 승려개개인이 바로 서고 위상이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쇼카 선언의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구체적 내용 검토 없이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종교평화 선언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법응 스님은 종정 스님과 원로스님들에게 “삿된 것은 파하고 오염된 것은 씻어 내어 종헌과 종통이 온전하도록 하시고, 종단으로 하여금 자성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라는 대 법어를 내려주시기를 앙망한다”고 청했다.
법응 스님은 현 조계종단의 현실을 “94년과 98년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적으로 변한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권력은 계파가 장악하고 깃발을 높이 들었던 자성과 쇄신의 활발발한 현장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축약했다.
또 스님은 아쇼카 선언을 “불교가 부처님을 신격화하고 세속적인 복이나 구원하는 종교로 전락했으며, 바야흐로 이제는 타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고 선포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종단 고위층의 불미스런 일이 기자회견을 통해 회자되는 지경이다. 혁신을 두려워해서는 조계종은 ‘빛’을 잃고 말 것”이라며 종단 개혁을 요구했다.
법응 스님이 종정 스님과 원로 스님에게 보낸 청원서의 주요 내용은 △종단 혁신 △종지 회복 △총무원장 직선제 △계파 타파 △정법의 파사현정 등이다.
종단혁신 이유는 “한국불교가 답보 상태인 것은 대표종단인 조계종의 종단운영 철학이 빈곤하고 조직과 운영의 짜임새가 유기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종단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정비하고 그 구성원들의 가치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지 회복 요구 이유는 “절대자에게 기대어서 세속의 복을 빌고 구원을 바라는 소위 ‘기도’가 대소 사찰에 만연되고 있다.”며 “고위급 승려까지 방편이라는 미명아래 서슴없이 기도를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기복 불교를 선양하니 혹세무민을 자행함이요 정법이 멸실될 위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총무원장 직선제 요구는 “권력구조의 탄생이 계파로부터 출발하고 권력을 위한 권력으로 고착돼 가고 있다.”며 “야합이라는 말까지 나돌며 대다수의 대중의견은 묵살당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선출은 전 출가대중의 공의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방향으로 종헌과 종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게 법응 스님의 주장이다.
계파 타파 이유는 “과거시절 문중 중심의 폐단이 종단발전을 발목 잡더니 언제부터인가 계파가 난립해서 종단의 화합을 저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계파의 소속이 아닌 대중은 고립, 외면당하는 현실로서 종단 정치조직으로서의 계파는 타파돼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법응 스님이 주장하는 정법의 위기에서의 파사현정 요구는 화쟁위원회의 아쇼카 선언문의 전면재검토와 맞닿아 있어 보인다.
스님은 “현대사회의 제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불교의 방대하고 심오한 사상에서 찾지 아니하고 타종교의 신학적 종교다원주의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불교의 근본교의를 흔드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종단의 지도층이 나서서 ‘종교평화 선언문’ 내용에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고 선포할 준비를 하기에 이르렀으니, 그야말로 치광외변주(痴狂外邊走)의 현실이 아니고 무엇인지요?”라고 물었다.
이어 “모든 종교가 다 진리라고 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태여 따를 필요가 무엇이며 목숨을 걸고 용맹정진할 까닭이 없다.”며 “다른 종교의 교당에 나가서 신을 찾거나 기도를 해도 해탈을 증득하고 열반에 이르며 만 중생을 진정으로 이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함과 다를 바 없으니 정법과 종지를 그처럼 훼손하는 행위라 심히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법응 스님은 종교간 대화와 화합의 시대적 요구는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쇼카 선언문 대중공의 과정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은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 방향은 어디까지나 불교의 정체성을 지키며 평화를 도모하는 쪽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응 스님은 “현안대로 진행된다면 종단은 그야말로 절대 절명의 위기에 처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응 스님은 종정 스님과 원로의원 스님들외에 총무원장 스님과 본사주지 스님들에게도 청원서를 별도 보냈다.
법응 스님은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의 회의 자리에서 화쟁위원회 측이 종교평화선언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주지스님들은 적극지지 했지만, 시간상 제약으로 내용을 다 살피지 못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주지스님들은 ‘잘 마무리돼 종교평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바 이는 문제의 내용을 수정하라는 주문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화쟁위원회의 아쇼카 선언 초안 대중공사 과정의 문제점을 다시 지적한 것이다. 화쟁위원회카 종교평화선언 필요성의 시대적 요구만 앞세워 세세한 내용 보고 없이 큰 틀에서 동의를 구한 데 대한 비판이다.
법응 스님은 “아쇼카 선언 초안이 그대로 나갈시 파벌과 경쟁이 다양한 개신교나 가톨릭에서 무슨 말이냐 어찌 하나님이라는 절대 창조주 신과 불교와 동일한가 하면서 이론을 제기하면서 일부 목사나 신부들이 무시할 시 그 감당을 어찌할 것인지 심히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불과 몇 명이서 몇 개월에 걸쳐서 그것도 한물지나가고 기독교 내에서도 찬반으로 나뉜 신학적 종교다원주의의 내용이 다분한 소위 21세기 아쇼카 선언을 발표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하며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아쇼카 선언문의 문제점을 살펴 대대적인 교정을 주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번 뵙고싶습니다. 조계종에 스님같은 분이 계시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존경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