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회 중앙종회 개원 인사말
불기2553년 3월 16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
존경하는 의원여러분! 제가 중앙종회의장에 취임 후 두 번째로 의사봉을 잡습니다.
현 우리사회는 금융대란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혼란 그 자체입니다.
실업자와 결손가정이 늘고, 자살과 절도, 폭력사건이 줄을 잇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과연 종교가 존재하는지, 존재 한다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의문과 동시에 참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 불교는 국민과 소통하라며, 차별을 하지 말라며 정부와 세상을 향하여 도도한 외침을 울렸습니다.
지금은 국가가 힘들고 국민이 괴로워합니다.
종단이 전개하고 있는 ‘저소득 실직가정을 위한 자비 나눔’ 운동은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세상이 요구하기 전에 삶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중생의 고통 속으로 먼저 다가갔으며, 또 그들에게 제대로 된 말과 행동을 보여 주었는지 뼈아픈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합니다.
중앙종회는 이기주의와 파벌 쟁투의 장이 아닙니다. 조계종의 근간을 바로잡고, 불사를 기획점검하며 감시하는 도덕적, 인격적으로 수준 높은 대의기관입니다.
중앙종회가 불교가 바로서지 못하고서야 어찌 세상을 향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금년은 제33대 총무원장 선거 등 이런저런 이유들로 세간의 이목이 우리불교와 중앙종회에 집중돼 있습니다.
회기 내 상정된 안건은 반드시 처리하고, 이의와 주장은 수행자답게 합시다. 새로이 제정되거나 개정된 안건은 계파의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시대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불교와 미래를 위하는 것이어야 하고, 사회의 거울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언제부터인가 우리 승가에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찾기 힘듭니다.
저를 비롯하여 우리 중앙종회의원 여러분은 불법승 삼보와 사부대중 그리고 세상에 책임지는 불교가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할 것을 당부 드리며 개원 인사말에 가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3년 3월 일 중앙종회의장 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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