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여 ‘우중연(雨中蓮) 만개 “자비·화쟁 되새겨”
김동연 도지사 등 지자체 단체장들 대거 참석
“저는 오늘 진흙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연꽃이 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교종본찰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25일 이 같은 말로 ‘제22회 봉선사 행복바라미 연꽃축제’를 개막했다. 개막 행사로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열린 연꽃음악회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부부 등 1천여 명이 ‘우중연(雨中蓮)’이 되어 연지의 활짝핀 백련과 함께 자비와 화쟁 정신을 되새기며 음악회를 함께했다.
음악회는 폭우로 열릴 수 있을지 우려됐다. 우천으로 일주일 연기돼 이날 열기로 한 음악회는 리허설 도중 폭우로 행사장은 물바다가 됐고, 다행히 비가 그쳤지만, 공연 1시간 전부터 다시 우산이 내려앉을 정도 물폭탄이 이어졌다. 폭우는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공연 준비팀은 폭우에 대비했지만, 바람을 동반한 물폭탄을 피할 길은 없었다. 하지만 공연 출연진 저마다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치고 대기했고, 스태프는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차질 없는 공연을 준비했다. 일부 스태프는 비옷을 입을 새도 없어 맨몸으로 폭우를 뚫고 동분서주했다. 내빈과 관객들은 음악회 시작 15분 전부터 자리에 앉아 우산과 봉선사가 제공한 비옷으로 비를 피하면서 기다렸다.
사회자 오계윤 아나운서는 “폭우에도 참석해 주신 내빈과 사부대중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연꽃음악회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은 마하무용단과 JH콰이어의 오프닝 공연으로 예정대로 시작했다. 마하무용단은 바람에 실린 빗방울을 몸으로 받으면서 ‘향발무’와 ‘열정을 춤추리라’를 관객에 선사했다. 이어 불자어린이로 구성된 JH콰이어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아제아제’와 ‘아이 빌리브’를 율동과 노래해 큰 박수를 받았다.
주지 호산 스님은 스태프 대표에게 관객들을 위해 ‘우리말 칠정례’를 식순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봉선사 신도회장 자명화 보살이 발원문만 봉독하도록 했다. 지명화 보살은 “자비하신 부처님, 연꽃축제에 모인 모든 이들이 그대는 연꽃이 되고 제가 진흙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내 것은 나누고 나눠 이웃과 사회로 회향하고 나의 욕심은 비우고 비워, 저희들이 지원하는 자비화합의 발원이 꺼지지 않는 열반의 불꽃처럼 항상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발원했다. 일면 대종사는 무대에 올라 간결하게 축제의 개회를 ‘개회 선언’했다.
봉선사 수미산합창단과 연꽃미소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홀로피는 연꽃’과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했다.
호산 스님은 무대에 올라 내빈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제가 진흙이 되겠으니, 여러분은 여꽃으로 피어나소서”라는 축제 표어로 봉행사를 대신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선거 때부터 여러 차례 봉선사에 왔었다. 오늘 연꽃음악회를 축하한다. 정치는 혼탁하고 경제는 새로운 틀을 만들지 못하고 있고 교육 시스템도 망가지고 있다. 사회는 둘로 쪼개져서 분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바라보는 연꽃의 가르침, 불교의 화쟁정신에 많은 정치인과 사회 지도자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어서 사회를 보다 살기좋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는 부인 정우영 여사와 함께 음악회에 참석해 3시간 넘게 자리를 함께했다.
주정덕 남양주시장은 “장대비에도 우리 모두의 마음이 평화롭게 만들자는 의미가 오늘 연꽃축제의 의미일 것”라며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탁월한 리더십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계시고 모든 사부대중에 친화력으로 감동시킨다. 연지에 피어난 연꽃처럼 부처님께서 세상에 가르치고자 하는 자비광명이 연꽃 하나 하나에 피어나는 것 같다.”면서 엄지를 치켜들며 “봉선사 최고”라고 말했다. 김남명 제25교구 신도회장도 “오늘 이 행사를 교구장 스님과 신도들이 열심히 준비했다”며 “재밌게 즐겨주시고 모두가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음악회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만 준비되지 않았다. 봉선사는 광동중학교와 광동고등학교, 의정부 광동고등학교 3개교에 매년 5천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이날 광동중학교와 의정부 광동고등학교 학생 30명에게 청소년불교장학금 900만원을 전달했다. 호산 스님과 인묵 스님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 전달식 후 제1회 봉선사 행복바라미 연꽃 어소년음악제 시상식을 가졌다. 대상에 이하윤과 레디언트, 금상에 남양주고 디퍼런트, 은상에 의정부 광동고 스타라이트, 동상에 영석고등학교 파라미타가 선정돼 이날 무대에 올라 상을 수상했다.
대상팀 ‘이하윤과 레디언트’가 무대에서 대상 수상작품을 공연했다. 그칠 것 같지 않던 비가 뚝 그쳤다. 갑자기 퍼런 하늘이 나타나고 비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비 그침과 동시에 음악회는 더욱 날개를 폈다. 발라드 가수 우순실 씨가 비 오는 날 촉촉한 발라드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곧 상월청년 합창단이 ‘흐린 하늘에 편지를 써’, ‘길 떠나자’, ‘인연’으로 실력을 뽐냈다. 상우러청년합창단은 공연 후 “부처님법 전합시다”란 구호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어 상월 비보이 ‘이에이트 크루’가 등장했다. ‘이에이트 크루’는 세계3위의 비보잉 그룹으로 지난 4월 열린 비보잉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호산 스님이 지원하는 팀으로 청년 법회 등에서도 공연하며 전법에 젊은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수 박정식이 ‘멋진인생’ ‘천년바위’ ‘하얀나비’로 전문트로트 가수의 진면목을 뽐냈고, 동국대 불교문화학과 석사과정을 밟은 국악인 최예림이 ‘크게 라디오를 켜고’ ‘고향생각’ 쾌지나 칭칭‘으로 국악의 현대적 변용을 관객에 소개했다. 상월 비보잉 ‘이에이트 크루’는 최예림을 공연에 비보잉으로 우리 국악과 서구의 댄스문화를 접목한 무대를 꾸몄다.
공연은 막바지로 달렸다. 장사익 선생이 엔딩 무대에 올랐다. 연꽃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할 장사익 선생은 ‘산너머 저쪽’, ‘장돌뱅이’, ‘달맞이꽃’으로 고요한 연지의 연꽃처럼 동요없는 노래로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이끌어 냈다. 관객들은 앵콜을 소리쳐 장사익 선생을 무대로 묶어뒀고, 장사익 선생은 ‘봄날은 간다’로 연꽃음악회의 회향을 알렸다.
음악회에는 김동현 경기도지사 부부, 주정덕 남양주시장, 강수현 양주시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선교 국회의원, 윤충신 김성남 이혜원 조미자 경기도의원, 조창근 남양주 소방서장, 조성대 남양주시회의 의장, 김동훈 김상주 남양주의회 의원,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박한용 세종대 교수 등이 동참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 제보 mytrea70@gmail.com]
연꽃이 피어날 진흙은 그리 더러븐 진흙이 아녀..
기대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