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25개 교구본사 주지와 군종특별교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경우 스님, 선운사 주지)는 지난 12일 대통령과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헌법재판소장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조계종 25개 교구본사와 군종특별교구장(주지)가 참여하는 임의단체이지만, 조계종단 공식 기구인 본사주지회의와 구성원이 대부분 일치해 사실상 조계종단의 주지 스님들의 대표성을 띤다. 조계종은 전국에 25개 교구 본사가 있으며, 각 교구본사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말사를 관장한다. 25개 교구본사 외에도 군종특별교구와 해외특별교구도 있다. 이번 탄원서에는 25교구본사 주지와 군종교구장이 모두 참여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요구에 응해 뇌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묵시적이나마 그룹의 승계 작업을 위해 청탁을 한 점이 인정되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정치권력과 재벌의 위법적인 공모를 바라보는 우리 불자들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교구본사 주지협은 “우리 정치가 어두운 시절을 지나오며 불가피하게 성장통을 겪어 왔듯이 삼성 또한 이 성장통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어려움이 우리 사회에 있어 왔다”면서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과 발전은 국민 모두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룩된 것인 동시에 삼성의 중추적인 역할에 힘입은 바가 많다”고 지적했다.
본사주지협은 “부처님은 제자들이 죄나 허물을 지을 때마다 참회하게 했다. 참회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라며 “과거는 물론 현재의 잘못과 허물을 뉘우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그에 따른 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참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판결 선고가 있기 전,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고속 성장의 과정에서 삼성이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한 점, 그리고 변화된 사회의식과 소통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구본사주지협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 삼성의 노사문제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도 머리를 숙였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지적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은 이재용 부회장이 약속한 점을 거듭 지적했다.
본사주지협은 “수감 직후,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의 위법 사례와 단절하고 삼성의 기치를 높이는 일에 매진할 것을 맹세했고,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적 활동을 약속한 바 있다”며 “사람은 누구나 허물 많은 중생이며, 이재용 부회장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가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자신의 맹세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교구본사 주지협은 “이재용 부회장이 다짐한 대로 삼성이 권력의 후원자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후원자로서, 법과 사회적 윤리를 지키며 초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재용 부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청원했다.
조계종 25개 교구본사주지와 군종교구장은 직할교구 조계사 주지 지현, 제2교구 용주사 주지 성법, 제3교구 신흥사 주지 지혜, 제4교구 월정사 주지 정념, 제5교구 법주사 주지 정도, 제6교구 마곡사 주지 원경, 제7교구 수덕사 주지 정묵, 제8교구 직지사 주지 법보, 제9교구 동화사 주지 능종, 제10교구 은해사 주지 덕관, 제11교구 불국사 주지 종우, 제12교구 해인사 주지 현응, 제13교구 쌍계사 주지 영담, 제14교구 범어사 주지 경선, 제15교구 통도사 주지 현문, 제16교구 고운사 주지 등운, 제17교구 금산사 주지 일원, 제18교구 백양사 주지 무공, 제19교구 화엄사 주지 덕문, 제20교구 선암사 주지 금곡, 제21교구 송광사 주지 자공, 제22교구 대흥사 주지 법상, 제23교구 관음사 주지 허운, 제24교구 선운사 주지 경우, 제25교구 봉선사 주지 초격, 군종교구 원광사 주지 혜자 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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