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 청원서를 4월 30일 오후 2시경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번 청원서에는 공동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공동대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교정원장 오도철 교무, 유교 성균관 손진우 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이 참여했다.
종지협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2021년 신년사에서 대통령님께서는 우리 국민에게‘회복·포용·도약의 해’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대통령님의 신년사에 깊이 공감하며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정계와 재계 그리고 모든 국민 간의 화합을 통한 상생의 도약을 염원한다."면서 " 이재용 부회장 특별사면을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종지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양형은 법치주의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최고 경영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번 재판과정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책임 있는 기업인으로서 지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의 악습을 단절하기 위한 윤리·준법 경영의 강화를 약속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삼성그룹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리는 데 공헌하였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며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익을 위해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진심으로 참회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종지협은 "이재용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의 삼성에 하루속히 복귀하여 분골쇄신(粉骨碎身)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특별 사면을 청원한다."며 "삼성 또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발분망식(發憤忘食)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앞서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경우, 선운사 주지)는 4월 12일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대통령과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헌법재판소장에 제출했다.
협의회는 탄원서에서 “자의든 타의든 법질서를 어긴 행위는 차별 없이 단죄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참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삼성이 권력의 후원자가 아니 대한민국 국민의 후원자로서, 법과 사회적 윤리를 지키며 초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했다.
하지만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이재용 부회장 탄원서에 비판적 입장도 나왔다.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김광수, 공동대표 박경준, 최연, 이도흠, 이희선)는 “백보 양보하여 이재용 부회장이 범한 죄가 아무리 위중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불자로서 그가 참된 참회를 한다면 사면을 고려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참회의 진실성도 의심된다. 그동안 삼성과 이 부회장은 반성은커녕, 숱한 범죄 혐의에 대해 끊임없이 증거 인멸을 시도하였다. 2019년 12월에 재판부는 삼바 회계사기 의혹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전자 임직원 3명에게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정평불은 “촛불의 명령이 적폐청산인데 삼성은 적폐의 핵심”이라며 “촛불에서 국민들이 요청한 개혁들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사법정의를 구현하였던 이 부회장의 구속마저 사면으로 귀결시키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교구 본사 주지 스님들께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종교는 법을 넘어서서 더 강력한 도덕과 윤리를 요청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럼에도 인천의 사표가 될 주지 스님들이 어떤 경전의 어떤 말씀을 근거로 중대한 범죄를 범하고 최소한 1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산업재해로 죽게 한 데 책임이 있는 자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하는가. 이는 자비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방조”라고 했다.
정평불은 “한 사람의 노동자가 죽으면 그 순간에 가족들의 삶은 멈춘다는데, 죽어가는 노동자와 가족들의 고통에 대한 자비심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교구본사의 주지들이 이 부회장의 탄원을 요청한 것은 사법 정의와 촛불, 더 나아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규정했다.
정평불은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주려 “앞장서서 이를 물거품으로 돌리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스님이든, 종단이든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말씀에 따라 권력과 자본이 아니라 약한 중생의 편에 서서 사태를 바라볼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종지협 탄원서 전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 사면을 청원합니다.
존경하는 문재인대통령님께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류문명이 위기에 직면했음에도‘K-방역’을 선제적이고 창의적으로 지휘하며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시는 대통령님 이하 모든 관계자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2021년 신년사에서 대통령님께서는 우리 국민에게‘회복·포용·도약의 해’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대통령님의 신년사에 깊이 공감하며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정계와 재계 그리고 모든 국민 간의 화합을 통한 상생의 도약을 염원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양형은 법치주의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최고 경영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과정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책임 있는 기업인으로서 지난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며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의 악습을 단절하기 위한 윤리·준법 경영의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그 동안 삼성그룹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리는 데 공헌하였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익을 위해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진심으로 참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이재용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의 삼성에 하루속히 복귀하여 분골쇄신(粉骨碎身)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특별 사면을 청원합니다.
삼성 또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발분망식(發憤忘食)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믿습니다.
2021년 4월 30일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 행
공동대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공동대표 원불교 교정원장 오도철
공동대표 유교 성균관장 손진우
공동대표 천도교 교령 송범두
공동대표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이범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