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묵과할 수 없는 재가불자의 목소리
더 묵과할 수 없는 재가불자의 목소리
  • 우희종 서울대 교수
  • 승인 2014.12.10 15:42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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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종단 자정과 재가자

사부대중 릴레이 기고 '파사현정'
시대의 마지막 선지식 송담 스님의 탈종 선언은 경책이자 화두다. 1962년 가깝게는 1994년 개혁정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조계종으로 대표되는 포장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게 형해화시키는 위기다. 하여, 가면을 벗고 민낯을 드러내야 한다. 전도된 수행가풍을 다잡고 계율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위기는 기회다. 사부대중이 뼈아픈 자성과 대안을 릴레이 기고한다. 참회, 비판, 발심, 대안...사부대중의 다채롭고 지속적인 기고를 기다린다. (편집자 주)

조계종단을 대표하는 총무원 스님들의 모습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추태가 더해져 가면서 동시에 현란한 대중공사는 더욱 새롭게 등장한다. 총무원장의 부끄러운 연임 과정이나 총무원장이 개입된 종회의원 선거는 물론 몇몇 스님들의 세속인들보다 못한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권을 위한 계파 싸움과 돈 선거가 당연해진 총무원 스님들은 이런 점을 지적당할 때마다, 차마 부정할 수는 없다보니, 불교집단에 오랜 기간 내려온 공업(公業)이라는 말로 변명한다.

다양한 입장이야 존중하지만, 그런 논리는 사회 속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에 대하여 사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으니 거론하거나 처벌하지 말자는 것으로서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승속을 떠나 자성할 줄 모르는 썩은 이들의 추레한 변명 방식이다. 물론 현 총무원에서 소임을 맡고 있다고 무조건 잘못된 스님도 아니고 좋은 뜻을 가지고 동참인 스님들도 계시지만, 조직화된 총무원 안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는 힘든 것 같다.

한편 청정 종단이기는커녕 공공연한 폭력을 포함해 더욱 부패해 가는 모습에 더 이상 이를 묵과할 수 없는 재가불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스로 자정능력을 잃은 조계종단에 대한 실망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전히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에 대한 기대와 애정 때문이다. 지적을 받는 측에서는 이런 종도들의 움직임을 정치적으로 몰아가 그 의미를 훼손시키려하고, 또한 지적하는 측 내부에도 겉으로 청정 종단을 외치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스님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동참하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조계종단의 종도들이 승속을 떠나 변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나 정부로부터 자유로웠고 성직자로 치장되어 신도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출가자 집단은 바뀌어야 한다. 국가 세금과 신도들의 신심어린 돈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또 신도들도 단지 스님이라는 겉모습에만 끄달려 무엇이 바른 길인지 성찰하지 않는, 인과에 어두운 모습으로 신행을 해서는 안 된다. 승속을 떠나 바른 길에 대한 깨어있음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기본적인 재가자 계율을 지키려는 노력과 함께 앞으로의 재가자의 모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종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청정종단을 외치는 이들 중에 타락한 스님들에게는 절도 하지 말고, 보시도 하지말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부패한 스님에게라도 정중한 인사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모든 상이 허망함을 말하는 불가에서 사찰에 있는 나무나 돌조각에 불과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더욱이 부처님에 금칠이 잘 되어 있거나 낡고 더럽거나 가리지 않는다.

스님에 대한 경배도 이와 같다. 육신으로 된 스님의 몸이나 그의 옳고 그름에 대한 경배가 아니라 그가 담고 있는 출가 정신, 초심에 대한 경배이다. 초심에 담긴 청정함에 대한 의지이다. 비록 지금은 권력과 재물에 대한 탐욕으로 물들어 누추하게 타락해 있어도 출가자로서 그가 지녔던 초심을 행해 절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굳이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나 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揀擇)이란 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불자라면 나무와 돌로 된 부처상이 상징하는 바에 경배하듯, 모든 출가자가 지닌 초심에 인사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타락한 스님에게 보시를 할 필요는 없다. 돈은 출가자가 출가자다운 삶과 행위를 영위하는 데 필요하기에 신도들이 기꺼이 드리는 것이기에 신도들의 돈으로 개인 탐욕을 강화하는 데에 사용하는 타락승이라면 결국 신도의 돈이 그 스님의 악행을 가능하게 하고 더 나아가 조장하는 데에 사용되는 셈이다. 도둑에게 칼을 쥐어주는 격이니 타락한 승려에게 보시할 돈이 있다면 청정수행승이나 아니면 차라리 주변 사회약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에 부합된다. 출가자라는 겉모습만 보고 상에 꺼둘려 돼 흉기를 쥐어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혹한 모습이다.

진정한 출가와 선정이란 무엇이고, 진정한 삼귀의가 무엇인지는 <유마경>이나 <육조단경>만 보아도 분명하다. 물론 이런 가르침은 재가자에게만이 아니라 출가한 스님들에게도 적용된다. 승속의 겉모습을 떠나 그 안에 들어 있는 소중한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깨어있음이 현 종단사태를 개선하는 기본 자세다. 부처님도 상으로 볼 수 없다고 했거늘, 겉으로 드러난 승속의 모습이나 옳고 그름에 머무르지 말고 그 너머의 소중한 가치를 지향하며, 그것이 이 세상에 펼쳐질 수 있도록 파사현정의 뜻을 같이 하는 사부대중이 이제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다.

*  '조계종단 자정을 위한 불자모임' 동참을 원하시는 사부대중은 (kss8171@daum.net )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릴레이 기고에 동참하실 분은 (dasan2580@gmail.com)으로 글을 보내주십시오.

* 오는 15일 오후7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회의실에서 종단 자정을 위한 2차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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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붓다' 2014-12-14 07:52:06
머리 속에 두뇌를 갖고 다니냐.
쫌이라도 있다면,
한국 불교를 위해, 중생계를 위해 부패와 싸우는
고마운 우희종 교수 그만 좀 괴롭히고,
어디 가서 정신과 치료를 좀 받아라.
사리판단에 정신적 문제가 있다.
두뇌 아이큐에 저능도 보인다.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그런 정신적 저능자들이
우희종 교수의 지적대로
기독교계의 썩은 목회자들에게 많다.
보수 조폭 정치 권력층에도 지천으로 널려있다.
또 조계 종단 권력층과 그 추종 승들에게도 지천으로 널려 있다.

나이가 어린 것 같은데....
그런 저능한 사리판단력으로 나중에 무엇이 되려고 하느냐.
크기 전에 머리 수선부터 받아라.
그런 정신 이상적 사리판단을 계속 키우면
앞으로 사회에 또 불교계에 커다란 해가 된다.
지금은 우희종 교수를 물고 늘어지는데
나중엔 더 키워 무슨 큰 해악을 벌이려고 하느냐.

정신 이상적 댓글로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자신의 무엇이 문제인지 그것부터 깨쳐라.
깨칠 두뇌가 쫌이라도 있다면 말이다.

조계 종단의 썩은 권력층이나 그 추종 승들,
깨칠 두뇌가 쫌도 없어 보인다.

바라건대 서울대교수라는 이름으로 글 쓰는 훌라 너는
조계 종단과 달리 깨칠 머리가 쫌은 있기를 바란다.

가망 없이 썩은 조계 종단과 달리 훌라 너는
부처님께 지혜를 배울 머리가 쫌이라도 있기를 바란다.

sh 2014-12-12 22:13:43
부처님께서는 "머리를 깍고 승복을 입었으도 타락한 승려는 내 제자가 아니고
외도 일뿐이다" 라고 설하셨다고 합니다,
외도들에게 까지
굳이 경배의 절을 올리고 보시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희종 2014-12-11 17:21:21
어느 종교에서건 부패종교집단에 대한 지적에 대하여 이들이 보여주는 반응과 대응 논리는 유사하네요. 너는 깨끗하냐,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깨끗한 이도 있다.. 등등.
기독교 썩은 목사님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응을 보면 종교업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보이기에 우리 불자들에게도 참고될 것 같습니다^^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879

서울대 교수 2014-12-11 16:18:27
우희종교수님
너무 극단적이시네요.
서울대는 개선이 가능하고
조계종은 철저하게 안된다.
이런 뜻인데.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아래 글이 우교수님이 쓰신 글 맞습니까.
맞다면 실망이 큽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

우희종 교수님 2014-12-11 15:04:55
검증 퇴출 개선된다고 하셨는데
또 성추행 했답니다.
이번에는 치대교수님이...
어떻게 검증했고
어떻게 개선됐나요.

자정이 우선이지요.
그래서
서울대 교수님의
자기성찰이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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