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체포 등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소신공양(분신)한 정원 스님(서울 행복사)이 이틀을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위독한 상태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스님 입적시 장례위원회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바른불교재가모임 김종연 회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측은 8일 스님의 속가 동생과 박교일 비대위원장(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상임대표) 등에게 스님의 상태를 설명했다.
장기 다 망가져 사망 확률 90%
주치의는 “환자 의식과 움직임이 전혀 없다. 자력이 아닌 호흡기에 의지해 심장은 뛰고 숨만 쉬고 있다. 기도 폐 심장 신장 등이 모두 망가진 다기관 부전상태”라고 했다.
병원 측은 스님이 매우 위독하다고 진단했다. 스님은 폐 기능이 소실돼 산소 100%로 기계 호흡을 최대치로 유지하고 있지만 스님의 호흡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이다. 병원 측은 혈중 산소 포화도 수치가 낮아 질소를 함께 투입하고 있다. 심장 기능도 나빠 혈압이 떨어지고 있다. 병원 측은 혈압 상승제를 투약해 강제로 혈압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장도 망가져 혈액 투석 중이다. 병원 측은 스님의 사망 확률을 90% 이상이라고 했다.
연명 치료 않기로
박교일 비대위원장은 스님의 속가 가족으로부터 스님 관련 일체를 위임 받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환자가 치료를 받더라도 회복이 어렵다는 병원 측 판단을 전제로 평소 스님과 가족 뜻에 따라 연명 치료는 않겠다”고 병원 측에 전달했다.
병원 측은 심폐 소생술 등 연명 치료를 않는다면 환자의 기도 상태 등에 비춰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
장기기증 못해 아쉽다
스님의 휴대폰과 태플릿PC 등 소지품을 수거해갔던 경찰은 휴대품 회수를 부인하다가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신공양으로 장기기증 못함이 아쉽다”는 스님이 소신공양 전 남긴 메모가 발견됐다.
정원 스님은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 1981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법주사 강원에서 공부하다 1980년 광주학살과 불교 법난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활동했다. 스님은 1987년 6월 항쟁에도 적극 참여했다.
스님은 개인 수행에 몰두한 뒤 지난 2005년부터 다시 사회참여활동에 나섰다. 스님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태를 접하고, 기이한 종교체험에 못지않은 충격을 받은 뒤 보름간 거의 식음을 전폐하며 팽목항에서 기도를 했다.
스님은 그럼에도 생명하나 건져낼 수 없었다는 절망감과 종교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베트남으로 건너가 1년 넘게 탁발생활을 했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며 외교부 청사에 화염병을 투척하려다 경찰에 체포돼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미얀마 허정 스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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