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법보선원(이사장)은 14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송담 스님의 탈종선언과 탈종에 따른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좌들은 다른 은사를 찾아봐도 좋다는 말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원장 송담 스님의 뜻에 따라 모두 탈종하기로 결의했다.
송담문도회 한 스님은 “추석 직후 이사회에서 법인관리법에 동의하지 않기로 결의한 데 이어 원장 스님의 탈종 선언과 문도들의 행보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이사회는 탈종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 “송담 스님의 탈종 선언과 문도들의 탈종선언을 15일 <불교신문>을 통해 공고하기로 결의”했다.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몇몇 이사 스님은 탈종에 대한 여러 의견도 있었지만, 원장 송담 스님의 뜻에 따라 상좌 100%가 탈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데 결론을 내렸고, 상좌들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장 스님의 뜻에 따르지 않는 상좌가 있다면 이미 다른 은사를 찾아도 좋다고 당부하신 만큼 은사를 바꾸면 될 일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인천 용화선원 관계자는 “원장 스님 탈종 선언을 너무 조급하게 발표한 게 아니냐는 몇몇 스님들의 지적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문도 탈종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지만 곧 알게 되지 않겠냐”고 말을 아꼈다.
송담 스님의 위상은 조계종 내에서 절대적이다. 한국불교 근·현대사에서 ‘중흥조’이자 한국불교의 새벽별로 평가되는 경허 스님의 법통이 만공 스님과 전강 스님에 이어 송담 스님에게 전해졌다. 경허 스님의 법통은 사실상 한국불교의 뿌리와 같은 것이어서 이 법맥을 이은 송담 스님이 탈종하면 경허 스님에서 이어진 정맥의 뿌리가 조계종에서 더 이상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평소 송담 스님은 “더 이상 조계종에 희망이 없다”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담 스님은 ‘원장’으로 불리지만, 조계종단에서 종정의 권위에 버금되는 위상을 갖고 있다. 평소 ‘방장’이나 ‘조실’로 불리기를 원치 않았다. 송담 스님은 평소 공부가 아직 덜 되었다고 말해 왔다. 특히 공부인(工夫人)이 절집의 ‘허명(虛名)’에 집착하는 것을 탐탁찮게 여겨 왔고, 돈으로 자리를 사고 파고는 현실에 크게 실망해 왔다는 게 수좌 스님들의 전언이다.
송담 문도인 한 스님은 “원장 스님은 이 시대의 마지막 선지식으로 평가되어 왔다. 원장 스님의 말씀은 내게는 법과 같다. 어찌 원장 스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냐”고 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 결의는 문도회 전체 회의가 아니어서 내부 진통도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송담 스님 문도들 전원이 탈종하는 문제를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지, 탈종을 하려면 재적본사에 제적원을 제출해야 하는데, 탈종 선언을 신문에 공고를 낸다고 해서 탈종이 되는 것인지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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