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자긍심' 최초·유일 도량 낙성
'조선족 자긍심' 최초·유일 도량 낙성
  • 박봉영 기자
  • 승인 2010.08.04 15:17
  • 댓글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투먼시 수월스님 유지 이어 화엄사 건립…수월정사 9월 불사 돌입
중·남·북 문화 아우른 사찰, 건립자본 위기 1만불 봉안불사 동참 절실

중국 옌볜(延邊)에 살고 있는 조선족의 귀의도량이자 경허 선사의 제자 수월 스님의 유지를 잇는 도량이 건립돼 주목된다.

투먼(圖門)시 민족종교국과 화엄사건설추진위원회는 7월 31일 '일광산 화엄사(日光山 華嚴寺) 낙성 및 부처님 개안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투먼시가 주최해 7월 23일부터 8월 1일까지 열린 2010 두만강축제의 하일라이트를 장식했다.

이날 법회를 위해 한국에서는 수월 스님의 손상좌인 조계종 원로의원 명선 스님(여수 흥국사 회주)과 한중불교교류협회 회장 영담 스님(부천 석왕사 주지) 등 1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국측에서는 김기덕 투먼시 시장과 시관계자, 중국불교협회 이사 정행 법사와 지린성 불교계 인사 등 2만여명이 낙성을 축하했다. 

서울 봉은사의 주도로 2008년 지린성(吉林城)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 옌지(延吉)에 건립된 신흥불당은 공식사찰이 아닌 회관이어서, 화엄사는 옌볜조선족자치주에 새로 건립된 최초이자 유일한 사찰이다.

투먼시와 두만강, 북한의 남양시가 한눈에 내려다뵈는 위치에 건립된 화엄사는 옌볜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위한 귀의도량이라는 의미 외에도 또다른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과 중국내 조선족, 남한과 북한의 불교계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4개 불교계의 문화를 아우른 건립불사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화엄사는 중국 사찰의 가람배치와 건축양식에 따랐다. 옌볜조선족자치주에 거주하는 한족이 절반에 육박해 이들로부터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 차원이다.

▲ 화엄사 2차 낙성법회에 참석한 한중불교교류협회 회장 영담 스님과 중국불교협회 이사 정행 법사, 조계종 원로의원 명선 스님.

그러면서도 조선족 사업가 이평림(李平林)씨 가족의 자본을 투입해 조선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옌볜 조선족들로부터 존경 받고 있는 수월 스님의 뜻을 잇는 의미를 담았다.

남한 불교계는 중국 국가종교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중불교문화교류협회가 참여했다. 한중불교교류협회는 중국 국가종교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화엄사에 한국식 불상과 단청, 탱화 제작 등을 담당했다.

북한에서도 평양 만수대 창작단이 직접 단청작업에 참여해, 3개 나라에 흩어진 한민족의 문화와 기술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

투먼시 부지 제공, 조선족 자본 투입 '대규모 사격'

화엄사는 두만강과 접해 있는 투먼시가 일광산삼림공원내 부지를 제공하고 조선족의 자본이 투입됐다.

일광산은 두만강이 휘돌아 감싸고 있는 형국으로 투먼시 시민들의 시민공원 역할을 하는 삼림공원이다. 정상에 오르면 북녁의 산하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뿐만 아니라 수월 스님의 유적지가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도 깊다.

투먼시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남양시와 마주보고 있는 도시로, 철도와 자동차로 중국과 북한을 잇는 관문이다. 역사적으로는 창춘, 옌지, 룽징(龍井), 왕칭 등과 함께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곳이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20년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군 19사단 월강추격대대를 크게 무찌른 봉오동전투가 투먼시와 근접한 지역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 조선족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일광산 화엄사 조감도. 사찰의 배치와 건축양식은 중국불교 양식을 따랐다. 건립불사는 7월 31일 2차 낙성을 맞이했다.

주법당인 대웅보전과 관음전, 장경전, 사천왕전, 산문, 요사, 일주문 등의 전각을 갖춘 대규모 사격(寺格)을 이뤘다. 수월 스님의 유적이 남아 있는 위치에는 수월정사(水月精舍)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내달중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수월정사 건립부지는 두만강을 건넌 수월 스님이 최초로 터를 잡은 곳으로, 서월 스님은 이 곳에서 두만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짚신을 엮어주고 병든 이들을 치료했으며 이재민들을 구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낙성법회에 참석한 수월 스님의 손상좌 명선 스님은 "지금도 수월 스님의 대자비행은 인근지역에 널리 전해져 수월 스님은 옌볜에서 살고 있는 있는 조선족들에게 성승으로 추앙받고 있다"면서 "화엄사 낙성에 이어 수월정사가 건립되면 옌볜의 조선족 뿐만 아니라 옌지를 찾는 한국불자들도 반드시 거쳐가야할 순례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화엄사는 낙성법회를 열어 사찰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불사가 마무리되지 못했다. 워낙 대규모 사찰이어서 건립비용을 부담하고 불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조선족 사업가 이평림씨의 경제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게다가 옌볜자치주내 기독교세에 비해 열악한 조선족 불자의 참여가 미진해 화엄사 마무리 불사는 물론 수월 스님의 정신을 잇는 수월정사 건립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로 인해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화엄사와 수월정사 건립불사에 대한 이평림씨의 발심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 화엄사 낙성과 부처님 개안의식 이후 참석불자들에게 공덕을 돌리는 중국불교의 의식. 중국불자들은 스님이 불자들에게 거울과 붓을 들고 불자들에게 찍어주면 공덕이 두루 회향된다고 믿는다.

 

자본회전 막혀 전 재산 처분, 불사 최대 위기

   
▲ 전 재산을 투입해 조선족의 자긍심인 화엄사와 수월정사 불사를 이끌고 있는 이평림(왼쪽)씨와 그의 누나 이향단씨.
이평림씨 가족은 화엄사와 수월정사 불사를 위해 2007년 첫 삽을 뜬 이후 약 80억원을 들였다. 터파기 공사 이후 건립불사가 급진전된 지난해 한 해에만 약 50억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이러다보니 자본회전이 막힌 것이다.

이평림씨는 자본 융통을 위해 아버지 소유의 공장과 상가, 집을 팔았고, 이평림씨의 누나인 이옥단씨와 이향단씨도 각각의 집을 매각했다.

화엄사건설추진위원회 부주임이기도 한 이향단씨는 지난해 서울에 있던 집을 팔아 불사금을 지원했고, 집은 전세로 옮겼다. 이마저 여의치 않아 올해에는 월 40만원짜리 월세로 옮겼다가 아예 사무실에서 기거하는 신세가 됐다.

이향단씨는 "아버지를 비롯해 온 가족이 갖고 있던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본 회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수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어려움을 말하지 않던 이평림씨도 힘들게 말문을 열었다. "이러다 조선족의 자긍심이 무너질까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국불교계에 대한 약간의 원망도 있었다. 중국 현지를 찾았던 많은 한국 스님들이 공동투자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한국내 자본은 전혀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연변불교회관 성격인 신흥불당 건립을 지원했던 전례와 같은 도움이 이뤄지기를 요청했다. 또한 대웅보전에 봉안중인 1만불 봉안불사에 대한 한국불자들의 십시일반 참여도 호소했다. 지난해 대웅보전을 낙성한 이래 이제 겨우 250여불 만이 봉안됐을 뿐이다. 그나마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신심 깊은 한족의 참여라고 화엄사는 전했다.

대웅보전 1만불 봉안불사는 힘겨운 건립불사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게 이평림씨의 전언이다. 이번 낙성법회에 동참했던 한중불교교류협회와 명선 스님은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한국내 1만불 봉안불사 동참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조선족의 자긍심으로 통하는 화엄사와 수월정사가 중국 국가종교국은 물론 지린성 종교국 등 중국 정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만큼의 한국내 불사지원이 절실하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아래 글 쓴 님 2010-08-09 10:40:37
댓글로 말하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요?
댓글은 짧은 글이라 더욱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야 하겠지요. 자구의 내용이 곧 글쓴이의 뜻을 표현하고 있음은 간단한 사실입니다. 댓글의 특성상 논리적 해석 보다는 문리적 해석이 항상 먼저일 수 밖에 없구요. 글쓴이가 같은 분이시라면 내용 찬찬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불사의 주체인 이평림 씨 일가를 대책없는 일가족이라 지칭하고 글쓰시지 않으셨습니까? 아울러 '문제가 있고 책임이 따른다면 곧 그런 시주를 받은 쪽'이라 하셨는데 누가 누구에게 시주를 하셨나요? 기사글을 잘 읽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주는 '대책없는 일가족'이 했고 시주를 받은 잘못된 쪽은 '부처님' 이신가요?
오히려 님께서 말씀하시는 '중국정부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조금 쓴 글에 가시가 있다면 죄송합니다만 4년에 걸친 불사를 대책없다 하시니 한 3대 걸쳐 대책을 수립하여 불사하시는 분이라 함부로 지칭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봐야 할 실체적 진실은 개인이 불심을 바탕으로 전재산을 출연하여 어렵게 불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는 진실 아닐까요? 항간에는 남의 도움만을 가지고 그것도 사사로이 탕진하며 아상만을 내는 많은 불사가 있음에 더욱 이들이 장해 보인다는 말입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자 숲 밖에 서셨다고 숲 조차 잘못보고 나무 심는 이를 탓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不進 2010-08-06 20:44:24
오는 8월 15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 및 광화문-숭례문의 도심대로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로 ‘한국교회8.15대성회’가 개최된다.

이 대회는 서울 수도권에서만 60만 명 상당이 참가하며 각지에서 100만 명이 이상이 동참한다.

국권피탈 100년과 광복65주년을 기념하며 교세의 확장과 생명과 평화와 해방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한국교회의 영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적이다.

국가 기념일에 거국 및 집단적 일체감의 형성이며, 선교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대회를 긍정함이 아니다. 그런데 왠지 자구만 한국불교가 초래해 보인다. 기분이 씁쓸하다.

최흥선님 2010-08-06 17:47:51
글 쓰신 것 보니 어린 나이는 아니신 것 같은데
온 가족이 매달려 불사에 매진 중임에 어려움이 많다라는 기사 보고 '대책없이 불사를 벌여 난관을 맞았다니' 그럼 님은 한 3대에 걸쳐 대책을 가지고 불사라도 벌이시는 분인가 봅니다.
남이 잘하고 있는 일은 더욱 잘 하도록 살피고 도우는 것이 제대로 된 불자의 자세 아닐까요? 오히려 비꼬는 듯 일가족이 대책없이 불사한다는 식의 표현이 과연 옳은 반응인지 좀 되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다다미...가 2010-08-06 15:00:14
다다미...중국서도 그 뻥이 먹히는구먼...대단해

사청왕 2010-08-06 14:08:00
영담스님께 중국정부는 오래전 부터 국빈 대접을 하던데, 왜일까요??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