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지시에 따라 봉은사 조계사 도선사 등이 주축이 돼 옌지(延吉)에 세운 신흥불당의 정체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불교닷컴>은 최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투먼시 일대에 대규모 수월정사 불사를 추진 중인 조선족 이평림(李平林) 투먼시평림일광산개발유한공사 사장을 만나 불사 추진 경위와 한국측이 옌지에 완공한 '신흥불당'에 관한 얘기를 자세하게 들었다.
이 사장은 투문시 종교국의 요청으로 수월정사 건립을 결정, 지난해 6월 20일 기공식을 끝내고 본격적인 불사에 돌입했다.
이 사장이 35억 원 가량을 투자하고 토지는 중국측이 부담하는 일종의 공동투자 형식이다. 국가종교사무국 등을 통해 사찰로 허가 받은 상태다. 신흥불당이 '불당'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변질됐고, 항저우 고려사는 사찰이 아니라 관광지로 전락한 것과 사뭇 다르다.
이 사장은 "사찰로 허가가 났고, 한국 스님 상주와 종교의식도 가능하다"며 "중국측은 조선족이 세우는 중국 내 1호 사찰이라고 한다"며 의의를 설명했다.
전체 공사는 2011년께에 끝날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봤다. 토지를 제공한 중국 정부측은 진입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과 각종 인허가를 맡아 처리해주기로 약속했다.
투먼시와 이 사장은 회막동 수월정사 외에도 수월 스님이 두만강을 건너 처음 머물렀던 토굴터에 기념비와 요사채를 건립해 '일광암'이라고 명명하고, 일광(日光)산 아래 화암사터도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통해 대웅전과 요사채 등을 건립할 계획이어서 투먼시 일대가 대규모 수월스님 성역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수월스님 토굴터, 화암사터, 회막동 수월정사 등 3가지 불사가 완공될 경우 종교시설로서 수월스님의 행적을 기리는 것외에도 백두산, 북한 남양시, 용정 일송정 등과 연계한 역사·문화·관광지로서도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으로 이 사장은 관측했다.
이 사장은 "해발 200m인 수월정사 산문(일주문)에서 내려다 보면 두만강과 북한의 남양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백두산까지는 차량으로 2시간30분, 일송정까지는 30분 거리다"며 "한 해 33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 곳을 거쳐 백두산을 방문하고 있어 이들에게 불교를 포교하고, 불자에게는 수행 및 휴식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이 사장은 100만 평의 토지 가운데 일부에 고급호텔을 지어 성지순례자와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투먼시도 젊은 인구의 도시진출로 고심하던 중 호텔 설립으로 관광수요와 파급효과로 지역경제 창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이 사장은 밝혔다.
이미 옌볜(延邊)에 수월정사가 있는데 다시 이 곳에 수월정사를 건립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사장은 "연변의 신흥불당은 수월정사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고, 사찰도 아니어서 종교행위 등 여러가지 면에서 애로점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불당'이라는 용어는 대만에는 있는데 중국에서는 들어보지 못했고, 신흥불당이 연변불교협회회관이라는데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당시 신흥불당을 건립하는데 관여했던 A씨 등이 투먼의 수월정사 불사를 방해하기도 했고, 많은 한국 스님들이 와서 공동투자를 말로만 제안하는 등의 애로점이 있었다"고 했다. 총무원장 지관 스님 일행이 복원 중인 화암사터를 지난 5월 신흥불당 완공법회 때 둘러보기도 했다.
동행했던 통역관은 이 사장에 대해 "옌볜에서 성공한 조선족 기업가로서 깨달음이 있어 불교계에 귀의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