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등 불교교리 체득하면 큰일 할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육해공군 참모총장, 참모차장 등 삼군 지휘관을 만나 안심법문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각군 참모총장 등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스님은 각군 참모총장에게 '진수'(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대장) '진모'(해군참모총장 양용모 대장) '수진'(공군참모총장 이영수 대장)의 이름을 지어줬다.
진우 스님은 28일 조계종 군종교구(교구장 법원 스님)가 계룡대 홍제사(주지 실원 스님)에서 개최한 '2024년 군승안거 및 포살법회'에서 각군 참모총장 등과 차담을 했다.
이날 차담에 참석한 군지휘관은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대장, 해군참모총장 양용모 대장, 공군참모총장 이영수 대장 등 3군 참모총장과 참모차장, 육군인사사령관 고태남 소장 등이다. 참석한 장군들의 계급장 별은 모두 26개였다.
진우 스님은 우리 해군의 항공모함 보유 계획 등에 관심을 보였다. 또 GPS를 본보기로 들며 군에서 개발한 기술이 민간에 개방돼 삶을 편리하게 하기도 한다고 했다. 스님은 "양자컴퓨터가 발달하면 세상 모든 암호가 풀린다고 한다. 비밀 자체가 오묘한데, 푸는 것도 오묘하다. 그것이 묘용"이라고 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양자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마음을 풀지는 못할 것이다. 총무원장스님께서 마음을 편안케 하는 법문을 해주시라"고 했다.
진우 스님은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빠르게 돌고 있는 인공위성을 본보기로 들며 "진공에 가까운 상태처럼 마음에 걸림이 없어지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잘 챙긴다면 어느 곳에서도 편안할 수 있을 뿐더러, (적을 섬멸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 군의 경우 백전백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27일 동해 해상에서 훈련 중 부사관이 순직한 사고를 설명하며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해 스님들께서 기도해 주시라"고 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선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무념무상이 장병의 전투력과 지휘관의 지휘력 향상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임진왜란 당시 많은 스님이 승군으로 우리나라를 지킨 것이 한 본보기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적 내소사를 찾았다가 출가를 권유 받았던 이야기를 했다.
진우 스님은 "불교의 교리를 체득해 내공화하면 겁이 없어진다. 겁이 없어지면 마음의 불안이 사라지고 편안해져 큰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박안수 육참총장에게는 '진수', 양용모 해참총장에게는 '진모', 이영수 공참총장에게는 '수진'이라는 이름을 각각 지어줬다.
육군인사사령관 고태남 소장은 진우 스님이 신년선물로 발송한 <신심명>을 1번 완독하고, 2번 사경했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고 소장이 가져온 <신심명>에 직접 싸인을 하며 격려했다.
고 소장은 <신심명> 가운데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二由一有 一亦莫守)는 구절에 가장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사람들이 작은 것을 따지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다. 작은 것을 따지다 보면 지혜가 안생긴다. 큰 일을 할 수 없다. 마음을 편안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스님은 장군들과의 차담에 이어 전군 군승법사들에게 이고득락과 선명상을 통한 전법교화에 힘쓸 것을 당부하는 안심법문을 했다. (관련기사: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 "하는 척할 뿐 걱정하지 않는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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