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가 1년 가까이 주지 선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실세 스님이 주지 선출을 하지 않고 있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지난해 8월 27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본사 불국사가 차기 주지 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의 등록을 거부했다.

거부당한 스님의 제소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구선관위에 산중총회 재공지를 명했다.

이후 3개월 단위로 주지직무대행만 연장할 뿐 총무원과 본사 모두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던 중 지난 8일자 <불교신문>에 뜻밖의 소식이 실렸다. 이연(離緣)공고였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끊는다는 통첩이다. 

스승에게 내침을 당한 정오 스님에게 전화로 몇가지를 물었다.

- 은사 성타 스님의 뜻입니까?
"은사 스님은 병중이라 의사소통이 어렵습니다. 은사 스님은 평생을 중도와 차별없는 자비를 강조하신 분인데 이런 경천동지할 공고를 낼 까닭이 없죠"

- 주지 출마 선언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일들, 하고싶은 말씀이 많겠습니다.
"이연공고에 대한 변을 적어 같은 신문에 광고를 접수했으나, 본사주지 후보 접수때처럼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 불국사에서 1년 가까이 주지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실세가 원하는 주지가 있는데 제가 끼어드니까 산통을 깨버리는 겁니다. 종헌종법도 무시하고 주지직대 상태를 몇년이고 끌고가면 그만이니까요"

- 그럼에도 '이연공고'는 가혹하지 않습니까?
"주지 출마 뜻을 접지 않는다고 계속 '이연' 얘기를 사중에서 흘렸습니다. 지난 명절에 은사 스님께 인사갔을 때 당신의 뜻과 달리 '이연을 시키라고 한다'며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급기야 지난 5월 중순 저에게 '이연해 주라'고 말씀하신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래야죠”라고 했더니 '그럼 우리가 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때 은사 스님께서 병원에 입원해 계셨습니다."

- 어떻게 대처하실 건가요?
"이연공고를 해도 저는 조계종 승려요, 11교구 문도요, 나가 성타 대종사님의 상좌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종헌종법에 따라 불국사 주지 입후보 자격도 여전하고요. 산종총회 공고시 다시 입후보하겠습니다. 저는 문도들이 두려워할 호환마마가 아니라 곶감입니다."

* 불교신문에서 실어주지 않은 '이연공고에 대한 변'을 관련 기사로 올립니다.

이혜조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