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운산스님이 1일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중앙종회와 종단 중진스님들의 사퇴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운산스님의 사의표명 이후 종무조정실장 백운스님은 출입기자들에 보낸 메일을 통해 9월 21일과 24일 중앙종회 부의장 대은·원봉스님을 비롯해 법규위원장 혜공스님, 고시위원장 운곡스님, 교육위원장 수암스님, 종무조정실장 백운스님(강원교구종무원장), 중앙종회의원 법암·영우스님 등이 운산스님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퇴요구서를 통해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종단에 대한 중도의 불신이 가중되고 지도층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더 이상 종단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기에는 한계에 이른 것 같다"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표출된 종단 부채(공금) 부당전용사건은 아무리 선의로 이해하려 하여도 납득이 가지 않는 일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우리의 충언을 묵살하신다면 별도의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성 표현도 사용했다.
결국 1일 운산스님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보우승가회의 의혹제기와 더불어 발생한 종단부채 부당 전용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우승가회의 의혹제기와 달리 중진급 스님들의 사퇴압박은 보다 강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 문제가 확산될 경우 종단의 명예훼손이 불가피하고 내부 분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강원교구종무원장 백운스님은 9월 25일자로 총무원장 운산스님에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종단명의 차용금에 관한 회의록 사본 발급을 요청하며 중진급 스님들이 올해내 사퇴를 요청했었음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