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운산스님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운산스님은 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부종수교 정신으로 이어온 태고종이 내부 분쟁으로 더이상 명예가 손상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현재 종단내 중대 현안인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과 조계종과의 신촌 봉원사 문제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30일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두 문제가 3월말까지 해결되지 않더라도 사퇴하겠다고 덧붙였다.
운산스님은 이같은 결심을 어제 태고종 총무원·중앙종회·사정원 3부와 전국 교구종무원장 등 종단 중진 스님들이 참석해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 발표했으며, 총무원 집행부와 전 종무원에게도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는 최근 보우승가회가 비위 의혹을 제기하면서 종단의 명예와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운산스님은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종단내 존재하는 종도간 불신과 대립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사퇴 이전에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 종도간 신뢰를 회복하고 내 개인의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종회의 조사가 사퇴 이전에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조사를 받아 의혹을 털겠다는 의지도 내보이며 "분쟁에서 이긴 자나 진 자나 모두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임기중 이루어진 선암사와 보우승가회에 대해 내려진 징계에 대해서도 종도화합 차원에서 사면할 뜻을 피력했다.
운산스님은 "종도간 신뢰 회복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더이상 골이 깊어지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임기중 징계를 받은 스님들에 대해 화합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산스님은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종단 개혁을 위해 일해온 그간의 과정을 담담히 설명하며 불교와 종단 발전을 위해 힘써 왔음을 강조했다.
운산스님은 "개인사찰 위주의 종단 구성으로 인해 총무원 운영도 버거웠던 종단의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해결됐으며, 소속 사찰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교구를 분할한 것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태고종이 본 궤도에 올라 종단내외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물러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산스님은 2002년 1월 22대 태고종 총무원장에 선출된 이후 2005년 11월 23대 총무원장으로 재선출돼, 2009년 11월 임기가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