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모든 정부기관에 종교편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지시를 내렸음에도 여전히 종교편향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검찰, 경찰, 학교, 지하철 등이 종교편향 도마에 올랐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서울광진경찰서, 서울 영중초등학교, 서울시지하철에서 종교편향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종평위의 진상조사와 시정 조치 요구를 받은 서울남부지검과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경찰과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는 뚜렷한 이유없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종평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강모 수사관은 8월 26일 고소인 서모 씨에게 개신교예배를 강요하면서 기도를 따라하게 했다. 해당 검사에게 이를 항의하자 검사 수사관 편을 들며 종교행위에 대해 방조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종평위의 시정 요구를 받고 자체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답변을 종평위에 회신했다. 회신 통지를 통해 "해당 수사관에 대해 9월 9일자로 비수사부서로 인사조치했고,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상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통보해왔다.

서울광진경찰서 종교편향 사례는 유치장에 수감된 수감자들에 대해 개신교 목사, 전도사 등이 찾아와 수감자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선교행위를  진행한 사건이다. 

제보자 강모와 수감자 10여명은 8월 16일 광진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는 동안  강하게 거부했음에도 전도사, 목사 등이 무리하게 기도를 강요받았다. 수감자들이 경찰에 항의하자 경찰은 "위에서 결재한 사시이고 관례이다. 또한 수감자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묵인 방조했다.

종평위는 11일 광진경찰서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자체조사와 경찰서의 공식 입장, 재발방지대책 마련, 서장 사과 등을 요구했다.

종평위는 서울메트로 신도림역과 문래역, 사당역에서 특정종교선교단체들이 무상으로 입주하는 특혜를 받으면서 공공질서 캠페인을 빙자한 선교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아차산역, 합정역에서도 유사한 행태의 선교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종평위는 지난 5월에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측에 유사한 사례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하철 역사내에서 버젓이 선교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평위 손안식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에서 예배를 보고 부시대통령과 초유의 청와대 예배를 직접 하고 있으니, 아래 공직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종교편향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런데도 대통령은 자신과 무관하게 일부 공직자들의 일이라고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종평위 관계자는 "굳이 밝히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종교편향 사례가 너무나 많아 일일이 대응하기가 힘이 들 정도로 종교편향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봉영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