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지허 종정 "푸른 버들 향기 그대로 부처"
태고종 지허 종정 "푸른 버들 향기 그대로 부처"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1.05.13 11: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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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이 오는 19일 불기 2565년 신축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법어를 내렸다.

스님은 "아기 부처의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가장 높다' 한마디에 천지만유의 참 진리가 다 들어 있다. 이 한마디에 사바세계에 오신 석가 부처님의 뜻이 다 들어있다"고 했다.

이어서 "부처님은 우리 마음이 부처님이라 했다. 마음이 부처인 줄 알면 부처님이 부처님으로 보이고 부처님의 법문이 끝없이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부처이기에 천지만유가 부처님으로 보이고 바람에 날아가는 나뭇잎 하나라도 부처님 법문으로 들리지만 오늘 태어나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면 이를 알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의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어 전문이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법어
태고종 종정 지허 대종사

綠楊芳草渡                 녹양방초도
何處不稱尊                 하처불칭존

푸른 버들 풀잎 향기 그대로
어느 곳을 부처라 하지 않으랴

나무 석가모니불

오늘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2,500여 년 전에 도솔천에서 내려와 인도 가비라 성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내려와 태어난 뜻은 우리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이 생로병사의 고해에서 윤회하는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에 이를 구제하기 위함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머니 마야 부인에게서 태어나자마자 우뚝 서서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키며“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가장 높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한마디에 천지만유의 참 진리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 한마디에 사바세계에 오신 석가 부처님의 뜻이 다 들어있습니다.

이 말은 쉽지만 그 뜻은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까닭에 사월초파일이면 절의 대웅전 앞에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또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키는 어린 아기 부처님의 탄생상을 모셔 놓고 사람들이 물을 떠 붓습니다. 

부처님은 본래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일도 없고 또한 머무르는 일도 없습니다. 하늘 땅을 나누기 전에 있었고 우주가 생기기 전에 있었습니다. 태어난 일도 죽은 일도 없으니 사월 초파일에 탄생한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이 태어나면 늙어야 하고 병들어야 하고 죽는 고통을 끝없이 이어가야 하는 현상을 보고 이를 불쌍히 여겨 구제하여 모두가 부처 되게 하고자 사바세계에 오셔서 마야 부인 어머니에게 태어난 인연을 사월 초파일에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중생이 생노병사를 통하여 부처님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이를 따라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님이 되는 까닭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몸은 천백억 화신입니다. 
오늘 태어난 부처님 외에도 천백억의 몸이 있습니다. 
중생을 부처님이 되게 하기 위하여 무수한 몸으로 변화하여 무량중생을 가르친다는 말입니다. 

오늘 사월 초파일의 사부대중들이여. 
일체 중생들이여. 

부처님은 우리 마음이 부처님이라 하였습니다. 
마음이 부처인 줄 알면 부처님이 부처님으로 보이고 부처님의 법문이 끝없이 들립니다. 

마음이 부처이기에 천지만유가 부처님으로 보이고 바람에 날아가는 나뭇잎 하나라도 부처님 법문으로 들리지만 오늘 태어나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면 이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도 부처님이 되기 위하여 우리보다 먼저 부처님이 되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에 잘 써져 있고 경전에 써진 대로 익히고 닦아야합니다. 
경전을 보지 않으면 눈뜬장님과 같고 경전만 알고 닦지 않으면 걷지 않는 사람과 같습니다.
부지런히 경전을 익히고 부지런히 닦아서 부처님의 길로 어서 나아가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잠시 짧게 가듯이 우리 삶도 쉽게 빠르게 갑니다.
사월 초파일 부처님 탄생일을 맞아 여러분에게 간곡히 드릴 말씀은 이 말씀뿐입니다.

이 늙은 납자는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석가모니의 일을 이렇게 이르리라.

難難如平地靑天이요                난난여평지청천
易易似衣一覺睡로다                이이사의일각수
行船盡在把梢人에                  행선진재파초인
誰道波濤從地起로다                수도파도종지기

어렵고 어렵다 평지의 푸른 하늘같고
쉽고 쉽다 한 번 잠에서 깬 옷과 같네.
배가 가는 것은 모두 노 잡는 사람에 있으니
누가 땅으로부터 파도가 일어났다하겠는가.

나무 석가모니불
하좌하다

불기 2565(2022). 5. 19.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지허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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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021-05-14 20:40:25
우리나라 정통 비구종단의 큰어르신 답게 불자들에게 큰 울림과 가르침을 주시는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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