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등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부·실·국장 스님 50여명이 15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회의 1080배’를 올렸다. 내장사 대웅전 방화 전소 사건에 ‘허물을 참회’하겠다는 뜻에서다.
총무부장 금곡 스님 등은 이날 “국민들과 불자님들께 저희들의 허물을 머리 숙여 참회한다.”며 “이 두려움과 부끄러움으로 스스로를 점검하고 경계해 청청과 화합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조계종 기관지에 따르면 내장사 대웅전 방화 전소 사건 직후 총무원 부·실장 스님들은 간담회를 열어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닌 우리 공동체 모두의 잘못”이라며 참회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총무부장 금곡 스님은 대표로 낭독한 참회 발원문을 통해 “내장사 대웅전이 화마에 휩싸일 때, 저희들 또한 함께 불타올랐으며, 타다 남은 앙상한 서까래를 보며 저희들의 가슴 또한 잿더미가 됐다”며 “잠시나마 이 문제를 한 개인의 잘못으로 여긴 미혹한 분별심과 어리석음을 참회한다”고 했다.
금곡 스님은 “이제 저희들은 내장사 대웅전을 태운 불길을 우리 공동체의 업장을 사르는 연비의 불꽃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 불길을 탐·진·치로 지어진 중생세간을 태우는 무량광의 지혜 불꽃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곡 스님은 “온 몸을 던지는 저희들의 참회 정진은 주춧돌로, 청정한 정진은 기둥으로, 자비희사 무량심은 대들보로, 보살행은 온 세상을 덮는 지붕으로 삼아 보리도량을 건립할 것”이라며 “나 스스로 도량이 되고 우리 공동체를 도량으로 이뤄 법신 편만의 중중무진 아란야 법보리도량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참회문에 이어 스님들은 죽비 소리에 맞춰 참회의 1080배를 올렸다. 정진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1m 이상 거리두기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됐다.
이날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교역직 스님들의 정진에 이어 16일에는 조계종 차·팀장급 일반직 종무원들이 참회 기도한다.
앞서 내장사 소속 교구인 제24교구본사 선운사 본·말사 스님들도 14일 내장사에서 '참회 법회'를 갖고, 100일간 대국민 참회 기도정진에 들어갔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 제보 mytrea7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