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전 원장이 자진해서 모습을 드러내자 일각에서는 사법당국의 신병 확보 소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에 대해 검찰 한 관계자는 “불교계의 반발 때문에 무리하게 사찰들을 수색하는 대신 지인들이나 다른 루트로서 전 원장의 자수 의사를 타진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5년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전례가 있음에도 수년째 잠적한 기소중지자를 불구속 기소 처리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서 전 원장이 문화재를 처분한 것이 아니라 보관 중이었고, 건강 또한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전 변호사도 “그동안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요실금 증세를 심하게 보이는 등 병원 진단상으로 수감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불구속 판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후 검찰은 4개월간 수사에 나섰고 서 전 원장의 거처인 상주성불사와 총무원장 시절 비서였던 이모 씨의 서울 평창동 집, 그리고 서 전 원장의 부인으로 알려진 최모 씨 소유의 서울 서초동 호텔과 ‘아기보살’로 알려진 무속인 박모 씨 소유 제주 밀감농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 네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추사 작품, 구품탱, 석가모니 탱화, 대정 신수대장경, 고려시대 목판 8점 등 국보급에 견줄 만한 미지정 불교 문화재가 대거 발견됐고, 조선 광해군 때 인조반정을 주도한 이귀의 시집도 압수됐다. 전 비서 이씨의 집에서는 고서적, 서화, 글씨, 조사영정(달마대사와 원효대사 등을 그린 영정) 등이 압수됐다. 감정가는 수십억원을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