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와 마취제
참나와 마취제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7.12.05 10:00
  • 댓글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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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 168.

사람들은 의식이란 뇌와 관계 없다고 생각한다. 즉 뇌가 없어도 의식은 변함없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뇌가 없는 영혼이나 귀신에게도, 살아있는 사람과 다름없는, 의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통증은 신경계와 뇌의 연기(緣起)현상이다. 뇌로 올라가는 신경이 차단되면 통증을 못 느낀다. 뇌가 망가져도 통증을 못 느낀다. 통증을 못 느끼는 무통증환자들이 존재한다.

귀신이 육체적 통증을 못 느낀다면, 그것은 육체가 없어서, 즉 신경계와 뇌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믿듯이 귀신이 눈이 없이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몸이 없이도 통증을 느껴야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마취를 당하면 의식이 사라진다. 생각도 사라지고 번뇌도 사라져 정신적 고통도 사라진다. 육체적 고통이 신경계와 뇌의 연기작용이라면, 정신적 고통은 뇌의 작용이다. 뇌의 여러 부분들 사이의 연기(緣起)작용이다. 육체적 감각과 연기작용이기도 하다. 기아 추위 질병 등 육체적 고통을 피하고 포만 안온 건강 등 육체적 안락을 얻으려고 하다가 정신적 고통이 생긴다. 마취를 당하면 이런 일체의 고통이 사라진다. 감각과 의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청담 서암 서옹 진제 혜국 혜민 등 한국불교 승려들이 믿듯이, 인간에게 참나가 있다면, 그리고 참나가 (몸과 뇌가 없이도) 보고 듣고 생각하고 인식한다면, 마취로 인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참나가 마취제에 마취당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그 위대한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참나가, 그리고 천지가 뒤집혀도 항상 깨어있다는 성성적적(惺惺寂寂)한 참나가, 마취제라는 하찮은 물질에 마취당해 정신을 잃을 수 있는가?

'참나는 몸이 없어도 여전히 냄새를 맡는다'고 하므로, 참나에게 마취제를 뿌리면 마취를 당할 것이다. 향 냄새를 맡는다면 당연히 마취제 냄새도 맡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숨이 넘어가기 전에 방안 가득히 마취제를 뿌려놓으면, 숨이 넘어가는 순간 몸을 빠져나온 참나는 그 즉시 마취제에 마취를 당해 의식을 잃을 것이다. 마취를 당해 의식을 잃은 참나! 하하하! 생각만 해도 우습지 않은가?

같은 시각에 (종합병원) 옆방에서 숨을 거두고 몸을 빠져나온 신도의 참나가, 숨을 거둔 몸을 빠져나온 후에 마취당해 의식을 잃고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큰스님의) 참나를 보고 '어떻게 깨달았다는 큰스님의 참나에게 저런 정신나간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의아해할 것이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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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 2018-01-08 09:59:55
수발때님!
요즘 수고가 많으십니다^^

처음부터 아는사람 없으니... 모르는 것은 흉이 아니므로 배우면 되고
익숙한 것이 아니나 좋은 습이면 익혀서 정과혜를 얻고
아는것이 나오면 바로보아 고요하니... 귀가 열리고 입이 닫히며
보이는 것마다 존귀하니 대상을 멸시하지 않아서 스스로의 덕이
구족됨을 모르는지...
현대인의 병통은-
아는것 만큼 구속이요 고집하고 정(定)에 이르지 못하니... 스스로가
시끄러움에도 아는것을 자랑하며 성인을 제단하려고 합니다.

강진바다님은 잘 지내는지?
요즘엔 통 소식이 없네요...재미없다고 떠나셨나?

수발때 2018-01-07 23:24:17
수발때/ 라고 쓰시는 분, 강교수님이시죠?
이름(아이디) 당당하게 밝히고 쓰세요.
여태까지 내질문엔 생까고, 본인질문만 툭 던지고 ...

식물윤회에 대한 그대의 질문은 저아래 "노파심"님이 잘 설명해 주셨으니,
잘 읽고 마음에 새기십시오.

연기를 잘 아신다니 내 질문에 대답해 보시오.
=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 무아가 있으면 [**]가 있다. **에 들어갈 말은?

수준높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제가 눈높이를 낮추느라 지금 허리가 아프답니다.

수발때 2018-01-07 23:09: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산타할아버지 오셨네 2018-01-07 00:15:54
식물도 죽으면 원소들로 분해되어
다시 우주에 환원되며
환경(인연)에 따라서는 석탄이 되어
땔감이 되기도 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개로 윤회하거나
장미가 수선화로 윤회하는 일은
동물에도 식물에도 없다.

노파심 2018-01-06 17:01:34
움직일 수 있는 세포 하나라도 이미 불성이 있으나 식(識)의 부족으로
업(業)을 짖지 못하니... 윤회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없지요.
그러므로 초목도 불성은 있으나 윤회 할 수 있는 업과 인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람의 몸 받기가 어렵다고 한 것이니,
사람의 몸을 받아야 불법의 좋은 인과의 중첩으로 종내는
성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밖에서 찾지 말고 몸에서도 찾지 말라.
그곳에는 허망한 허깨비들 뿐이니...
지식의 알음알이로 측량하지 말아라.
지식으로 갈수 없는 멍 한 곳에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