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점 경계로 조계종 사유지와 공공도로 구분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앞 길바닥에 빨간점이 새겨졌다. 모두 다섯개이다. 이 점은 조계종 측이 사유지라고 주장하는 땅과 공공도로를 나누는 경계이다.
점들은 조계종 측이 불교 적폐 청산을 주장하는 조계사 앞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사유지라며 내몰은 결과 생긴 불통의 산물, 배척의 징표, 폐쇄의 상징이다. 종단 일은 종단 안에서 해결하라고 다그치면서 정작 1인 시위와 기자회견 공간조차 허용 않고 절밖으로 내쫓아 새겨진 낙인이다.
1인 시위, 기자회견 위한 초유의 측량
조계종 측 스님, 종무원 측량에 관심
"측량 거부할 권한 있지 않느냐"고도
화단과 일주문앞 일부 공공도로 확인
30일 오전 11시, 조계종 총무원청사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인근 조계사 앞에서는 토지 경계를 측량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총무원장 직선실현을 위한 대중공사(이하 대중공사)가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의뢰해 실시한 경계복원 측량이다.
조계종 측에서는 몇몇 스님과 종무원이 나와 경계 측량 과정을 살피기도 했다. 조계종 측 한 스님은 "우리에게 측량을 거부할 권한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대중공사는 "조계종 측은 조계사 앞 토지가 사유지라고 주장하면서 종단 자정과 언론탄압 철회를 주장하는 기자회견 장소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직선제 요구 1인 시위조차도 사유지를 이유로 인도로 내몰았다"고 했다.
이어 "1인 시위 등이 인도로 내몰리면서 시민 통행 불편을 감안해 조계종이 주장하는 사유지가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경계복원 측량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중이 이용하는 조계사 앞 토지에 대해 사유지를 주장하면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막는 것은 참으로 특이한 일이다. 이번 조계사 앞 측량은 집회와 시위,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상황에서 대중공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구책"이라고 했다.
1시간 가량 후 측량 결과가 나왔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대중공사가 신청한 토지 경계에 빨간점을 새겼다.
조계종 측이 1인 시위를 겸해 정진하고 있는 스님을 물로 적시고 연꽃 화분을 설치한 계단식 구조물 일부, 일주문 앞 도로 일부는 조계종 측 땅이 아니었다.
3일부터 조계사 앞 집회신고
갈 곳 없어 일주문 앞 할수도
"절땅이 사유지 교리에 맞나"
"28년 경력에 시위현장 처음"
대중공사 측 김형남 대표(참여불교재가연대, 법무법인 신아)는 "조계종의 사유지 주장이 불교 교리에 맞는 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경계 측량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측량 기사는 "28년 측량 경력에 시위 현장을 찾아 측량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고 했다.
대중공사는 다음달 3일부터 조계사 앞에서 집회키로 하고 집회신고를 마쳤다. 그동안 조계사 일주문 앞 도로는 신도와 관광객을 위해 1인 시위와 기자회견 등이 자제돼 왔다. 조계종 측이 사유지를 주장하는 바람에 설 곳 없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 장소가 일주문 앞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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