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스님 "평화 행복 자유를 원해?"
금강 스님 "평화 행복 자유를 원해?"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6.06.13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붓다빅퀘스천 첫회 첫 주자 강연 "무념 무상 무주 실천을"

“번뇌 망상 없는 무념(無念)이 평화로운 마음, 고정된 생각 없는 무상(無常)이 행복, 머무름 없는 무주(無住)가 자유로운 마음이다.”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은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하루 낮에 다섯 스승을 만나다-붓다빅퀘스천’에서 이같이 말했다. 월간 <불광>이 500호 발간을 기념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금강 스님 외에도 ▷조성택 교수가 ‘신이 진리가 아니라 진리가 신이다’ ▷원영 스님이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전현수 원장이 ‘정신 수행은 어떻게 정신을 치료하는가’ ▷미산 스님이 ‘동요하지 않는 담담한 마음을 갖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금강 스님은 천년고찰 미황사에서의 삶과 <육조단경>의 ‘무념 무상 무주’ 가르침을 갖고 ‘평화롭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 주제 강연을 진행했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

스님은 “미황사가 있는 달마산이 좋아 27년째 살고 있다. 걸망을 싸고 떠나려고 하다가도 산이 좋아 ‘한 철 더 살까’ 하는 생각이 걸망을 풀고는 하다가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스님은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면 산이 보이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그때 미황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 산 사진, 산 그림을 엽서로 만들어 전해보지만 내가 산에서 받은 감동까지 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옳거니 그르거니 따지지 마오. (是是非非都不關)
산도 물도 그대로 한가하니 (山山水水任自閑)
서방 극락세계 묻지도 마소. (莫問西天安養國)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白雲斷處有靑山)

스님은 임제 선사(~866)의 선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제 해남고등학생 40명이 미황사를 찾아 1박 2일 템플스테이를 했다. 나는 그들에게 주지 역할을 했다. ‘차도 주지’ ‘밥도 주지’ ‘책도 주지’ ‘부채도 주지’”라고 말했다.

자유 찾아 출가

스님은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출가를 했다. 그 전까지 방황이 많았다. 원하던 고등학교 진학을 못했다. 나는 늘 자유를 원했다. 시골을 벗어나고 싶었고 좁은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일상의 삶으로부터의 자유를 원해왔다.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늘 고민했다”고 했다.

스님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늘 참선을 했다”며 선생님을 통해 참선을 배우고 싶었고, 선생님은 <육조단경>을 건넸다고 했다.

스님은 “<육조단경> 가운데 육조혜능이 <금강경>의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구절에 마음이 열렸다는 구절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 것, 만든 것, 도움 준 것 등 내가 했다는 마음에 얽매이다보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상대 반응이 내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고 후회한다. 그래서 ‘머문 바 없이 마음을 내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번뇌 전 무념이 평화

스님은 “<육조단경>에 ‘무념 무상 무주’가 있다. 무념은 우리 본래 마음은 번뇌와 망상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뇌과학자가 조사했더니 사람은 하루에 4만7000가지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 생각은 파생성이 있어 한 생각을 하면 다른 생각이 꼬리를 문다고 했다. 유동성이 있어 가만있지 않고 끝없이 움직인다고 했다. 독립성이 있어 한 생각에 한 생각만 일어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스님은 “우리는 매 순간 갖가지 생각을 일으킨다. 그 생각에서 좋고 싫고 시비와 차별을 낸다. 그러면서 욕심을 낸다. 더 큰 것, 깨끗한 것, 맛있는 것 등을 추구한다. 그런 마음이 우리에게 끝없이 생각을 일으킨다”고 했다.

스님은 “평화로움을 지키려는 착각에 국가뿐 아니라 개인도 무기 개발을 한다. 말투 행동 학벌 재산 등이다. 우리는 내 평화로움 지키려고 내 공간, 집, 지역, 나라 등 늘 밖으로 애쓴다. 이러다보면 자신을 잃고 방어기재만 발달해 에너지가 고갈된다.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육조단경>은 우리 생각 말하기 이전의 무념한 상태를 말하고 지극히 평화로움이라고 했다. 지금의 평화로움을 자기가 주인이 돼서 쓰는 것이다”고 했다.
 

고정됨 없는 무상이 행복

스님은 “무상은 고정된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고 했다.

스님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 경험과 내가 아는 지식으로 현재를 파악하려 한다. 그러다보면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스님은 소나무를 본보기로 들어 목수는 기둥, 서까래 등 한옥 부재를 보고, 음악하는 사람은 소나무를 지나는 바람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스님은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을 못보고 하나만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내 경험 지식에 바탕한 내 관점만 고집한다. 화가가 나무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목수가 나무를 베어가면 어떻게 되겠나. 그런 경우가 우리 주변에도 많다”고 했다.

스님은 가봤던 절이 너무 좋아 친구를 데려왔던 사람을 본보기로 들었다. 그는 한발 한발을 걸으면서 “예전에는 여기 건물이 없어 여기서 바다가 보였는데” “여기 꽃밭이 있었는데”하며 아쉬워했다. 스님은 “행복하기 위해 절을 찾아 왔는데 그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과거 상이 남아 그것으로 현재를 대입한다”고 했다.

과거 모습 고집하고 있진 않은지

스님은 “우리는 같이 살고 있는 옆사람에게도 그렇게 한다. 처음 사귈 때 만났을 때 결혼할 때 그때 모습을 현재의 모습에 대입하고 있다.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화까지 난다. 원망하는 마음도 생긴다”고 했다.

스님은 “내가 사과를 먹고 있다고 하자. 과거에 먹은 밀양 얼음골 사과를 생각하면, 지금 먹고 있는 사과가 맛있겠느냐. 그게 상이다.”고 했다.

스님은 “내 경험과 지식은 미뤄둬야 한다. 그게 앞장서면 매 순간 만나는 것들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앞에 나오면 상이 되지만, 뒤에 나오면 지식덩어리가 된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현재를 인정한 뒤 과거의 경험 지식을 살리라는 것이다”고 했다.

스님은 “무상은 상이 일어나기 이전 그 마음이다. 이는 지극한 행복이다. 매순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고마움”이라고 했다.
 

머물지 않는 무주가 자유

스님은 “내가 했다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  내가 했다고 하는 순간 얽매이고 기대한다.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머뭄이 없는 마음 그것이 무주이다”고 했다.

스님은 “숭산 스님은 ‘오직 할 뿐’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현재하고 있는 일에 온 마음을 내서 하기도 바쁘다. 그런데 과거의 것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 빈그릇이 쓸모가 있는 법이다. 가득 채운 것은 다른 것을 담을 수 없다”고 했다.

스님은 “무아를 알면 연기적 관계성을 보고, 그것에서 보면 중도와 지혜를 안다. 지혜의 눈으로 보고 실천하는 것이 자비이다”고 했다.

개개의 얼굴이 밝은 달처럼 환하고 (箇箇面前明月白)
사람마다 발아래 맑은 바람 불고 있네. (人人脚下淸風吹)
거울마저 깨뜨리니 흔적조차 없어라. (打破鏡來無影跡)
한소리 새 울음에 가지위에 꽃이 피네. (一聲啼鳥上花枝)

금강 스님은 소요 스님(1562~1649)의 시를 소개하며 “사람마다에서 단점보다 밝은 달처럼 그 사람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행동마다 맑은 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면 과거의 상을 깨뜨리고 사람마다에 꽃이 피게 할 수 있다. 자비가 된다”고 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