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보타니카 수트라: 식물윤회경
마하보타니카 수트라: 식물윤회경
  • 강병균 교수(포항공대)
  • 승인 2016.05.09 10:00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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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병균 교수의 '환망공상과 기이한 세상'-99.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부처님이 한때 베살리 망고동산에 머물 때, 공양 받으신 잘 익은 망고를 한입 깨어 물고 그 즙이 입 안 가득히 퍼지는 순간 깊은 삼매에 드시더니 한참 후에 깨어나, 아직 망고내음이 남아있는 향기로운 입을 열고, 미증유의 비밀을 설하셨다.

비구들아, 식물도 윤회를 하고 의식이 있고 자유의지도 있다.

나는 밤하늘의 별자리가 낯선 아주 오래전 구나함불 때 망고나무였고, 구류손불 때 느티나무였다. 비바시불 때는 겉씨식물 은행나무였고, 시기불 때는 양치식물 고사리였다.
굶주린 시기불께 통통한 몸통을 바치는 복을 지어 비바시불 때 은행나무로 환생했고, 비바시불이 내 몸 아래 머무실 때 고약한 냄새를 뿜어 벌레들을 쫓아내 그 복으로 구류손불 때 느티나무로 태어났고, 삼복더위에 지친 구류손불께 가지를 늘어뜨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 복으로 구나함불 때 망고나무로 태어났으며, 장시간 설법으로 지치신 구나함불께 탐스럽게 익은 자식들을 바쳐 원기를 돋운 선업으로 가섭불 때 마침내 인간몸을 받았다.

부처님이 설법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500여 비구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식물에게 식이 있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혹시 잘못 들은 것은 아닐까, 반신반의하던 비구들이 부처님의 식물 전생담을 듣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부처님을 '니간타'라고 비난하며 떠난 것이다. 또 다른 500여 비구들은 "식물에게 식이 있다면 어떻게 식물을 끓는 물과 센 불에 삶고 구워 요리하는 잔인한 짓을 할 수 있겠느냐. 식물도 먹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냐. 고기도 맘대로 못 먹게 하더니 이제는 식물까지 못 먹게 하는구나. 이는 필시 구담(瞿曇)의 오래전 고행벽(苦行癖)이 되살아나는 게다. 굶어죽기 전에 떠나자" 하고 떠나갔다.

이 모든 소동에도 부처님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평정하게 설법을 계속했다.

비구들아, 식물도 의식이 있다. 성스러운 진리에 의하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노라.

의식이 있는 중생의 부모는 의식이 있어야 하고, 의식이 있는 중생의 자식 역시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의식이 있는 중생의 16억 년 전 조상도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천안통으로 본 미래세 영국중생이 밝힐 진화론에 의하면, 이 의식이 있는 16억 년 전 조상이 식물을 자식으로 두었다. 그런데 의식이 있는 중생의 자식은 의식이 있으므로, 식물은 의식이 있다.

세존이시여 식물이 식이 있다면 식물도 윤회를 하나이까?

여시여시 비구들아, 식물은 식이 있으므로 당연히 윤회를 한다. 왜냐하면, '윤회를 하는 중생'의 부모는 윤회를 하고, '윤회를 하는 중생'의 자식 역시 윤회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미래세의 중생이 발견할 진화론에 따르면, 식물은 '동물의 16억 년 전 조상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그럼 6도윤회가 아니라 7도윤회가 되오니까? 이때 식물의 위치는 7층 윤회계단 중 어디가 되어야 하나이까?

세존이 대답했다. 동물에게 먹히므로 동물 아래이고, 아귀처럼 굶주리지 않으므로 아귀 위이다. 즉 아귀와 동물 사이이다. 그래서 7도윤회는, 천인>아수라>인간>동물>식물>아귀>지옥 순서이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식물은 어떤 선업과 악업을 지어, 동물계로 올라가고 아귀계로 떨어지나이까?

비구들아, 식물은 동물에게 자기 몸을 먹이로 제공하는 선업을 지으며, 그 복으로 동물 인간 아수라 천인으로 환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허기진 동물들에게 독을 뿜고 가시를 들이밀며 못 먹게 해 굶주리게 만드는 독버섯과 가시식물은 그 악업으로 아귀로 환생하는 것이다. 또, 숙주 애벌레를 빨아먹으며 자라는 기생식물 동충하초(冬蟲夏草)는 애벌레를 잡아먹은 죄로 지옥에 떨어진다. 무고한 피라미와 달팽이를 잡아먹는 식충식물 통발과 파리지옥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윤회를 하려면 식물도 탐진치(貪瞋痴) 번뇌가 있어야 하지 않사옵니까? 하지만 정말로 식물에게 번뇌가 있사옵니까? 있다면 얼마나 많으며, 또 어떤 종류의 번뇌이옵니까? 번뇌를 악업으로 만들 자유의지도 있사옵니까?

비구들아, 업은 자유의지에서 오며, 식물들도 업을 지으므로 당연히 자유의지가 있다. 예를 들어, 식물이 "올해는 지난 가을에 당한 산불로 몸도 안 좋은데 씨를 맺지 말자" 또는 "몸도 좋고 날씨도 좋은데 씨를 왕창 많이 맺자" 하고 결정할 수 있다. 자유의지를 발동하면 "몸이 안 좋지만 열매를 많이 맺어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자"고 선업을 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해에 시원찮은 기후에도 불구하고 작황이 좋으면, 식물의 선한 자유의지 덕분임을 알아라. 많이 베푸는 성품을 지닌 사람은 전생에 다수확품종 과일나무나 곡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숙주 애벌레를 빨아먹으며 자라는 기생식물 동충하초는 애벌레를 잡아먹은 죄로 지옥에 떨어지지만, 이 식물이 단식을 하자고 의지를 내면 애벌레를 빨아먹지 않아도 된다. 크게 자라지 못하고 어려서 죽은 동충하초들은 이런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식충식물 통발과 파리지옥이 잡힌 곤충이 도망가지 못하게 재빨리 통발입구를 막고 끈끈한 잎을 오므리는 것은, 자유의지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

전생에 곤충들과 새들에게 집을 제공한 식물들은 현생에 우량 주택건설업자로 태어나 큰돈을 벌고 있다. 아란야(阿蘭若)에서 수행자들을 외호하는 나무들은 상품상생 극락세계 팔공덕수 못가로 환생해 몸통에는 금은을 두르고 가지에는 영락을 달고, 밤이나 낮이나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를 설하는 복을 누리느니라. 이처럼 인과가 엄중함을 알라.

비구들아, 아무 생각없이 서있는 듯이 보이는 저 나무들이, 나무에 따라서는, 속으로 온갖 나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아라. 나무(고로쇠나무)가 나무꾼(수액채집자)에게 "이놈, 내 몸에 도끼질(칼질)을 해대다니, 하산하다 낙석에 맞아 죽거나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라" 하고 저주하기도 한다. 또, 자기 자식의 몸(열매)을 파먹는 벌레에게 "야, 이 악마 같은 놈아, 오늘 낮을 못 넘기고 참새에게나 쪼아 먹혀라"고 저주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식물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 그러다가는 과보를 받는다. 인과법이 식물계에게까지 미침을 알라.

세존이시여, 식물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식물도 구업(口業)을 지을 수 있나이까?

그러하다. 느닷없이 찾아온 폭풍에 밤낮없이 수일 동안 '험한 비포장 산길을 달리는 수레에 실린 짐짝처럼' 전후좌우로 정신없이 흔들리는 나무가, 미친년 머리처럼 정신 사납게 마구 휘날리는 풀이, 나무와 풀의 성품에 따라서는, "바람 이 개**야 그만 좀 불어대라" 하고 욕을 할 수 있다. 바람에 쓰러져 나뒹구는 나무나 뿌리까지 뽑힌 풀은 대체로 이런 나무들과 풀들이니라. 어떤 업은 바로 작동하니 어찌 두렵지 않을까?

세존이시여, 폭풍이 불거나 거세게 바람 부는 날 그 사이로 들리는 이상한 소리는 나무와 풀의 욕설이었음을 알게 되었나이다. 참으로 희유한 일이옵니다.

비구들아, 이처럼 식물은 의식이 있고, 윤회가 있고, 업을 짓고, 자유의지가 있고, 번뇌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이런 사실을 설하지 않은 이유는 너희들이 '의식이 있는 식물의 살생을 하지 않겠다'고 하며 음식을 거부할까 저어해서이다. '이유여하 종류여하를 불문·막론하고 육식을 금해야 한다'며 내게 반기를 든 조달의 사건도 있었는데, 만약 그 당시에 식물도 의식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면 모두 조달에게 동조하여 식물섭취까지 거부했을 것이다. 그러면 모두 아사해서 승단은 사라지고 불법은 세간에서 자취를 감추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대들의 수행이 무르익어 자비심은 커지고 무아지혜는 깊어져 '식물도 의식이 있고 윤회를 한다는' 벌거벗은 진실을 감당할 수 있으므로, 마침내 오늘 생물계 비밀 중의 비밀인 마하보타니카경(식물윤회경)을 설했노라.

망고동산의 대중은 미증유의 설법에 다들 얼이 빠진 듯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진리를 듣고 깨달을 수 있을까! 감동이 사월 보름날 베살리성 망루에 들이치는 달빛처럼 밀려들고, 그 다음날 새벽 니련선하 강변 보리수를 내리치던 별빛처럼 쏟아졌다. 부처님이 설법을 마치고 부처님 미간의 한 오라기 풀이 백호광(白毫光)을 놓아 망고동산을 대낮같이 밝히자, 갖가지 형상의 무수한 목신·초신(草神)들이 자신들의 명예가 '최초불 위음왕불 이래 처음으로' 회복되었다고 기뻐하며 몸을 드러내 부처님 설법을 찬탄하고, 때 아니게 나무와 풀들이 사방에서 꽃을 피우고, 폭죽처럼 빛을 뿜어내는 천신들이 대범천 위로부터 하늘꽃을 어지러이 뿌렸다. 망고동산은 하늘과 땅의 향기로운 꽃내음으로 가득찼다. 그 순간 대중은 망고 씨 속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다음 순간 망고 씨가 삼천대천세계만큼 커지고, 홀연히 대중과 망고동산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삼세와 시방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거대한 이중나선이 가득 채웠다.

어디선가 울리는 “식물유식 실유윤회 초목유식 실개윤회(植物有識 實有輪回 草木有識 悉皆輪回)” 하는 은은한 염불소리가 망고내음에 실려 삼천대천세계로 퍼져나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와 주변의 동료 나무들은 옷을 벗는다. 무상(無常)은 살귀(殺鬼)처럼 냉혹한지라, 젊음을 잃은 지 오래인 마른 잎들은 노랗게 질려 붉은 피를 흘리며 어쩔 줄을 모른다. 그 후로 2,500년, 강변에 서서 가늘고 긴 가지를 늘어뜨리고 세파에 물결치는 수면을 바라보노라면, 깨달음의 빛으로 눈부시던 그때 망고동산회상(會上)이 눈물 나게 그립다.
 

   
 

서울대 수학학사ㆍ석사,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박사. 포항공대 교수(1987~). 포항공대 전 교수평의회 의장. 전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시절 룸비니 수년간 참가. 30년간 매일 채식과 참선을 해 옴.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 문하에서 철야정진 수년간 참가. 26년 전 백련암에서 3천배 후 성철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며,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아사상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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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악종자말법나ㅃ브다~ 2016-05-10 17:46:05
인터넷으로 서로 의사소통 하고 물품 구매는 말할것없이,
인강으로도 얼마던지 대학 [大學]졸업장 ,학사 전문 자격증도 따는 인터넷 시대 입니다.

법참여 ?불자라면 법논하는것 말법 아닌이상,

제대로된 옳바른법 이라면 참여 안할리 있나요?참여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처럼 더군다나 법보시라는 것도 있어니,
그렇게 내전문이라고 말로만 자랑만 하시지 말고,올려주시면 감사!

하긴 나처럼 수십년 속도록 또 무슨 화두니 견성이니,지금 그생각하면 정말 끔직.

그게 무슨 화두?질문이구먼.어찌했던 무슨 화두던,그질문 알면 견성 되시는지?

그런 질문 답 얻을려면 견성 화두 그런것 좋아하는 조계종 악종자 말법승들 에게 문의하는게 더빠를듯~

참나,견성,화두니,말법 좋아하는 말자들끼리 모여서 망해도 그렇게 해서~

조계종같은 망종자들은 큰소리나 치고 요란한 말법 야단법석인 잔치에는 항상 먹을것 없고 함께,골병만 들지.

그거 내 전문 2016-05-10 07:49:43
인터넷 상 에선 절대 못해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진정으로 공부하는 이 라면, 법ㄷㅈㅈ에 참여 할까요?

이글보니 생각나네요? 2016-05-09 19:00:22
그런것도 있었죠?

화엄/ 2016-05-09 17:39:09
탁견입니다.
속내를 들켰내요.
눈밝은 이는 역시 속일 수 없네요.

하다하다/ / 2016-05-09 17:31:51
강씨의 패러디 희화한경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사자의 털 하나에 사자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의미도 거짓이겠네요?
유전자불교 하는 강교수는 거짓이라고 하지 않고 아마도 맞는 얘기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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