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하다 밤이면 몰래 내려 온대요?”
“고공농성하다 밤이면 몰래 내려 온대요?”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5.04.28 17:42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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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김태현 씨 “똥‧오줌 모두 아래서 받고 있는데 말이 됩니까?”

최장훈 회장(동국대 대학원총학생회)이 동국대 만해광장 조명탑에 올라간 지 8일이 됐다. 그동안 호텔에서 개최예정이던 이사회는 미뤄졌다. 학교 안팎의 동국대 사태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고공농성 중인 최 회장에게 관심이 모아졌다. 하늘로 올라간 최 회장을 돕는 이들이 있다. 김태현 씨(식품공학과)를 비롯한 최 회장의 후배들이다.


김태현 씨는 21일 오전부터 조명탑 위로 올라간 최장훈 회장을 아래에서 돕고 있다. ⓒ2015불교닷컴

“최장훈 회장이 밤이면 조명탑에서 몰래 내려와서 쉬고 다시 올라간다고 합니다. 사실도 아닌 이런 말을 왜 퍼뜨리고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태현 씨는 28일 이같이 말했다. 어제 한 교직원이 자신에게 “사실을 확인하려한다”며 물어와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한 교수는 지나가다 고공농성장을 가리키며 “저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한다”고 따져 물었다고 했다. 학생들이 조명탑 위의 최장훈 회장을 확인시켜줬고, 교수는 그제서야 자리를 피했다고 했다.

“헛소문 내지 말고 증거 내놔라”

김 씨는 “어디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고 있지만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최 회장도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에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며 “어디서 누구로부터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이면 몰래 내려온다는 악성루머에, 사람이 있나 확인해 봐야한다는 사건까지 겹치면서 최 회장이 마음을 크게 다친 것 같다”고 했다.

김 씨는 “최 회장 아래를 나와 학우들이 24시간 지키고 있다. 밤마다 1시간 간격으로 학교 직원이 인원체크를 하러 온다. 조명탑 바로 옆에는 CCTV도 있다”고 했다.

이어 “최장훈 회장이 밤마다 내려온다는 헛소문이 사실이라면 뒤에서 말만 만들지 말고 증거를 내 놓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좁은 공간에서 1주일 넘게 있어 내려와도 다리가 풀려 땅을 밟고 서지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명탑 올라간 것은 목숨 내건 것”

김 씨는 “최 회장이 조명탑에 올라가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끝까지 반대했지만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고공농성을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공농성을 시작하기 전, 최 회장은 평소 안 가던 예산 집에도 다녀왔다. 최 회장이 조명탑 위에 올라간 것은 단순히 ‘나를 봐 달라’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바구니로 식사 올리고, 통에 담아 용변 내리고”

김 씨는 최 회장이 조명탑에 올라간 21일 오전 3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최 회장을 돕고 있다. 끼니때가 되면 식사를 챙기는 등 최 회장이 위에서 직접 하지 못하는 잔심부름을 한다. 조명탑을 내려오지 못하는 최 회장의 소‧대변을 치우는 것도 김 씨와 후배들의 몫이다.

김 씨는 “최 회장은 고공농성 초기에는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한동안 용변을 제대로 못 봤다. 소변은 물통에 받아서 내리고 대변은 종이 등에 싸서 전달 받는다”고 했다.

김 씨는 “최 회장은 첫날 심야에 올라가면서, 조명탑 위에 올라가서도 많이 무서워했다. 추위는 둘째 치고 조명탑이 이리저리 흔들려 적응하기까지 고통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교수가 그늘에 편 돗자리도 치우라고 해”

김 씨는 고공농성 중인 조명탑 아래 비닐을 친 곳이 숙소이다. 다른 학생들과 이곳에서 숙식을 하며 최 회장을 돕고 있다.

김 씨는 “낮에는 무척 덥다. 최 회장이 있는 곳도 덥고, 우리가 지내는 비닐 속도 덥다. 화상을 입을 정도로 볕이 뜨겁다”고 했다.

이어 “참다못해 햇볕이 뜨거운 한낮 동안 그늘에 돗자리를 편 적이 있었다. 지나가던 교수가 ‘돗자리 치우라’고 지적했다. 서러웠지만 치웠다”고 했다.

김 씨는 “농성장 분위기가 축 쳐지는 것 같아서 음악을 틀었던 적도 있다. 한 교수가 ‘음악 꺼’라고 화까지 냈다. 끌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씨는 “학교 직원의 1시간 단위의 인원 체크도 신경 쓰이지만, 밤마다 모기에 시달리다 겨우 잠에 들고는 한다. 새벽이면 학우들이 만해광장에서 농구하는 소리에 선잠을 깬다”고 했다.

“고마운 분들 있어 힘난다”

김 씨는 “최 회장이 고공농성 중이라는 소식에 동문을 비롯해 다른 학교 학우, 외부 단체 관계자들이 격려방문을 와줘 힘이 된다”고 했다.

이어 “학교 환경미화 어머니들이 아침이면 손수 지은 식사를 챙겨주신다. 힘내라며 적은 급여에서 쪼개 모은 쌈지돈 같은 돈도 전해주시고 가신다”고 했다.

김 씨는 “모두가 고맙지만 가장 큰 응원은 지나가는 학생들이 ‘힘내라’며 해주는 말 한마디이다”라고 했다.

이어 “학우들도 조계종단 외압이 잘못됐고, 이사장 선출에 문제가 있는 등 학교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 안다. 그런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의견을 어떻게 표현할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동국대 만해광장 조명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최장훈 회장과 이를 돕기 위해 김태현 씨 등이 친 비닐 텐트. 주변에는 최 회장을 응원하는 노란 메시지가 걸려 있다. ⓒ2015불교닷컴

“표절총장 선출하면 퇴진 운동할 것”

김 씨는 “총장후보의 표절문제는 큰일이다. 그보다 이사회가 학교를 지키는 책임을 져버리고 종단에 의해 총장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만든 것이 더 큰 일”이라고 했다.

김 씨는 “학우들이 학교 사태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당장 학교 일도 주인의식을 갖고 싸우지 못한다면 졸업 후 취업을 해서도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사람이 8일째 조명탑 위에 올라가 있어도 아무 반응 없는 이사회에 말하고 싶다”며 “최장훈 회장은 목숨을 걸고 잘못된 일을 다시 생각해 달라고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상황이 안 좋아져서 최 회장까지 잘못된 선택을 하게 한다면 당신들 책임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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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카르텔에 불교가 무너진다 2015-05-19 01:45:31
천하장사 김태현/ 이사장이라면 혹시 탱화 도적놈 일면을 말하는건가? 혜문스님이 발견한 진짜 탱화와 탱화떼낸 자리 모조품으로 채워놨다는...?

비겁 2015-05-11 09:38:14
암은 죽은 세포를 의미하지만 엄밀히 이야기하면 죽은게 아니다. 세력을 확장하며 몸 전체로 퍼져 모든 장기가 마비되면 같이 죽는다. 지금의 동국대 사태를 보면 암세포가 퍼져가고 있지만 너무나 나약한 동국대 구성원들은 다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 다 죽어가면 암세포는 살 것 같지만 암세포도 죽는다. 결국 109년 동국대 역사에 가장 치욕스런 사건이 이번 총장 선출이 될 것이고, 신정아 사건이후 또 한번 치욕스런 사건으로 영원히 동국대가 없어지지 않는한 기록될 것이다. 구성원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졌고, 암세포가 무서워 대항도 못하는 나약함으로 인해 외부의 강한 적들과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고 말 것이다. 축하드린다! 암세포의 승리를...

불자 2015-05-04 01:43:13
각본에 다 나와 있는것인데. 인정할것 인정하고 학교가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다. 힘없는 사람 백날 떠들어봐야 소귀에 경읽기다..........

천하장사 김태현 2015-04-30 02:58:40
이사장실 불법 점거할 때 이사장실에 온 학생이네...이사장 불법 선출했다고 핏대 올려 가며 인정 못한다더니 이제는 맘 좀 바뀌셨는가? 학생회장은 이미 찍힌 몸 공도동망하지는 말게나...진심이네

객관적 입장2 2015-04-29 01:47:25
객관적인 척 하면서 논점을 표절로 이끌고 가네요. 표절로 많이 드러난 것도 있지만 학생들은 표절보다 중요한게 종단 개입을 규탄하고 있는데 그부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했을땐 어떤가요? 종립학교라 하더라도 사학의 자주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선거에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요. 법이 객관적인줄 아시나본데,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인격은 총학이 파괴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자초한 겁니다. 그리고 이사회 구성원 중 몇몇이 총무원 거수기 노릇을 하는 졸병들인건 조금만 소식을 들어보면 알수있는 일인데 판단력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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