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 들고 올라왔다. 표절총장 선출 말라”
“'시너' 들고 올라왔다. 표절총장 선출 말라”
  • 조현성기자
  • 승인 2015.04.21 09:36
  • 댓글 6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고공농성 시작한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학생회장 "제발 사태의 심각성 알아 달라"


“학교 문제는 학생에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종단 외압 의혹 속에 표절총장 선출이 눈앞에 닥친 사태의 심각성을 제발 알아 달라.”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21일 오전 3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건물이 아닌 구조물로는 제일 높은 만해광장 조명탑에서다. 높이는 15m쯤 된다.

"일면ㆍ보광 스님, 제발…"

최 회장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25일 이사회를 앞두고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표절 총장 선출을 강행하려고 하는데 대한 항의의 표시이다. 교수들은 단식을 시작했다. 학생은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문제인데도 학생들 관심이 적은 것도 한 이유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부탁이다. 내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을 보고 일면 이사도 총장후보 보광 스님도 좀 느껴 달라. 이사들도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고 했다.


"표절총장 뽑는다면 탑에서 내려갈 일 없어"

최 회장은 “기한을 정해놓고 올라오지 않았다. 25일 이사회에서 총장선출이 강행된다면 내가 철탑에서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올라온 나로 인해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학생들이 연대해 나를 도울 것이다. 학생들이 여론을 끌어 모아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최 회장은 “시너(인화물질)까지 들고 올라왔다. 나를 억지로 끌어내리려 한다면 그 다음 일은 나도 모른다.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올라왔다”고 했다.

"이젠 조계종 권승들도 잘못 인정하길"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새벽3시에 학교 조명탑에 올라왔다. 다행히 날씨가 좋다. 종단의 만행이 극을 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워 올라왔다"는 글을 올렸다.

최 회장은 "학내 구성원들의 학교는 대체 언제 될런지, 부패와 무능 정권의 참상이 연일 보도돼 이 싸움이 잘 알려질 지 모르겠지만 끈질기게 싸우겠다. 조계종 권승들도 이젠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했다.


[기사 추가: 11:00]

학생들 “이젠 제발 우리 이야기 들어 달라”
“고공농성까지 해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난다”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나? 무엇을 해야 하나? 이제는 제발 좀 우리 이야기를 들어 달라.”

동국대 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는 오전 10시 고공농성이 진행 중인 조명탑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학생들의 발언과 최장훈 회장의 발언 등 순으로 진행됐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최장훈 선배가 조명탑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조금 전 듣고 달려왔다. 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하는 학우들은 불편을 느낄 수도 있다. 불편함과 거부감만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표절총장이 선출될 것은 자명하고 모교 동국대가 망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제는 제발 우리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했다.

“절뺏기식 세력다툼, 학생 힘으로 바로 잡을터”

김권중 학생은 “학생들은 많은 것을 했다. 이해하려고도 했고 대처해보려고도 했다. 이쯤 되니 너무 화가 난다. 저 사람이 왜 저곳에 올라가야하고 우리는 왜 지켜볼 수밖에 없는지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내려오게 할지 그것만 고민하겠다”고 했다. “1990년대 조계종 절뺏기 싸움이 치환돼 동국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력다툼을 학생들 힘으로 바로 잡겠다”고 했다.

조윤기 학생(정치외교학과)은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 우리 학우가 저기 올라갔어야만 했는지 일면‧보광 스님 각성하라”고 했다.

"표절총장 비리이사에게 우리가 뭘 배우나"

한 학생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비윤리적인 총장은 안된다는 주장 하나였다. 그런데도 일면‧보광 스님은 뻔뻔하게 있다”고 했다. 이 학생은 “학우들이 바라보고 지나칠 상황이 아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직접 나서달라”고 했다.

다른 학생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든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갈지를 전제로 배운다. 표절 총장과 비리 이사들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마틴 니묄러(1892~1984)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인용했다.

(독일에서) 나치가 처음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이어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이어 그들이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이어 그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때는 더 이상 나를 위해 말해 줄 이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최장훈 회장은 “이제 시작이다. 이보다 거한 일도 학생들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험기간 공부하는 학우들에게 죄송하다. 학생‧교수‧직원이 어우러진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다. 마음으로라도 함께 해 달라. 학교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중앙대 이사장 2015-04-26 19:19:38
동국대 구성원들은 스님들이 세운 학교라 그런지 불의를 보고도 잘 참는다. 인내할걸 인내해야지 도적질에, 화냥질에, 부도덕에, 표절에 일반인도 범하기 힘든 머리깎은 권승들이 지배하도록 자비를 베풀어주는 아량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신정아 사건은 부도덕의 끝을 보여주었고, 이번 총장 사태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권도 하기 힘든 파렴치가 판을 치고 있다. 불교대학 빼고 동국대를 수치스럽게 생각할날도 머지 않았다. 아니 권승들은 동국대 명성에는 관심도없다. 오직 절을 뺏듯이 동국대를 힘으로 뺏으면 만사 형통이다. 오호통재라 아니할 수 없다!! 힘을 모아 하나가 되어 지혜를 모아 깨끗한 도량의 스님들로 다시 채워야한다. 목숨이 왔다 갔다하는 이 시간에도 오직 자기 배를 채우려는 돼지같은 욕망을 내버려둔다면 졸업장이 무슨 소용이고, 공부가 무슨 소용인가.. 죽은 영혼속에는 썪은내만 진동한다!

고공농성? 2015-04-26 15:03:50
대학원생이라면 적어도 이십대 중반은 되었을텐데 자기자신을 먼저 돌봐야 할 나이이지 싶네요. 내려와 공부에 매진하세요. 청년들의 10%가 실업자라고 합니다.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본인에게 투자하세요. 십여명의 총학생회 학생들의 반대가 동국대생들의 전체 의견은 아니지 않나요. 대다사의 학생들은 본인들의 미래를 위해 공부에 매진합니다. 학생들을 대변하지 못 하는 총학의 정치색을 벗으시고 진정 무엇이 학생들을 위하는 일인지 다시한번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학부형님 2015-04-26 14:33:30
해코지 하자는게 아니니 오해마시고요.
님을부모로 둔 자제분은 커서 뭐가 되고, 어찌 사는지... 너무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학부형이 2015-04-26 14:20:41
YTN 좀 보세요 미국 대학생들은 창업과 성공을 위해 많은학문적 연구와 벤체정신으로 열삼히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신나통들고 탑에올라가는 한심한짓은 안합니다,학생은 학생다워야 존경과 사랑을 받는답니다. 정신차리세요.학생들
여러분의 세상은 학문 입니다. 전세계를 누비고. 배달겨레 우수민족의 우수성을 알려야 합니다
줄서지 마시고. 제2의 빌게이츠가 되세요. 학생들이 가련합니다

보광스님을 2015-04-26 11:43:46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현상을 보면서 절실히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조금 손해보면서 살아가는 마음의 여유다. 너무 각박하게 따지면서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것은 사람들 간에 삶의 여유를 빼앗아 버린다. 이 세상을 오감에 공수래 공수거다. 하지만 동국대학의 정상화를 위해서 조속히 보광스님을 총장으로 선임하여 동국의 발전을 기하자.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