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든 ‘인불’이든 의식개혁에는 공감
‘중도’든 ‘인불’이든 의식개혁에는 공감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3.01.09 01:19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상중계-1]고우 스님 ‘이론’부터 주장에 무비ㆍ지안 스님 ‘실천’할 때

“부처님 깨달음의 중심이 중도이다. 중도를 깨치기 힘들면 이해라도 해야 한다. 중도를 통해 의식개혁을 하자.” -고우 스님

“중도는 이해가 아닌 증득 대상이다. 중도는 추상적이다. 실천하려면 ‘사람이 부처다’ 같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무비 스님

조계종도들의 의식개혁 방안을 모색하는 첫 행사에서 이론에 무게를 둔 고우 스님의 ‘중도’와 실천을 중시한 무비 스님의 ‘인불사상’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두 스님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의식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은 8일 범어사에서 ‘바람직한 불교관과 실천론 확립을 위한 제1차 열린 좌담회’를 개최했다.

첫 날인 8일 조계종 원로의원인 고우 스님은 발제에서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을 바탕으로 ‘중도’를 강조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음으로 세상을 비춰보니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겠다는 결론 얻어 포교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승단 만든 것이다. 이것이 2600년 이어져 내려왔다”고 말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본 불교 핵심이 중도”라며 “중도를 이해하면 한국불교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 우리 사회ㆍ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처님이 중도를 깨닫고서 당시 의식이 변한 것처럼 (우리도) 중도를 통해 의식변화 하는 것이 수행”이라며 “변화된 의식으로 삶을 살아야한다. 그래서 중도를 통해 의식개혁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우 스님 “신도들은 내 말 좋다는데”
이에 무비ㆍ지안 스님 등은 “중도를 실천하자는 말은 할 수 있지만 추상적인 말이다. 고우 스님이 주장하는 중도에는 공감하지만 어떻게 실천할지 의문이다”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고우 스님은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을 보면 팔정도를 중도로 해석하는 등 구체적인 언급이 돼 있다. 중요한 핵심 되는 사상까지 부정하려 들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중도’가 전체에게 공감을 못 얻고 있다. 신도들은 내 말 어렵다고 하지 않는다. 좋게 반응하는 사람도 많다. ‘중도’를 모르고 봉사만 했다가 ‘중도’를 듣고 눈물 펑펑 흘린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은 “<대승기신론>은 쌍조를 기본으로, <금강경>은 쌍차를 중심으로 불교를 이야기했다”며 “중도를 이해하려면 이사ㆍ체용ㆍ살활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무비 스님은 “중도는 이해가 아닌 증득의 대상”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김수환 추기경 때 가톨릭서 펼쳤던 ‘내탓이다’ 운동, 성철 스님 때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캠페인을 예로 들었다.

고우 스님은 “성철 스님의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말이 나오기까지 ‘중도’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며 “그런 말이 나오게끔 이해부터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기적ㆍ욕망적이기에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말이 나왔겠느냐”며 “이 말 전에 <자기를 바로 봅시다> 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은 “‘나’라는 마음이 없는 것이 중도이다. 중도를 깊이 이해하면 이해한 만큼 생활에서 베어 나온다. 일단은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부처님도 이해 먼저 시키려 많은 노력했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무비 스님 “스승-제자, 신도-스님 맞절이라도”
무비 스님은 “의식개혁을 목표라고 생각할 때 중도를 그렇게 길게 설명할 것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의 실천ㆍ행동지침을 강조했다.

스님은 본보기로 ‘스승과 제자가 같이 절하기’ ‘신도와 스님이 함께 절하기’ 운동을 제안했다. 평등을 부각시켜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스승과 제자, 스님 신도가 맞절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남을 위해 기도하자’는데 기도하는 이유가 뭐냐?”며 “진정 남 위한다면 남 위해 풀이라도 베고, 마당이라도 쓸어줘야 한다. 남을 위하려면 몸으로 해라”고 주장했다.

고우 스님이 ‘중도적 입장’에서 한발 양보했다.
스님은 “중도 표현은 다양할 수 있다”며 “무비 스님의 맞절하기 선호하는 사람 있다. 다른 방법 좋아할 사람도 있다”며 “중도라는 상품을 팔려면 다양한 방법으로 중도를 이해시켜 중도적인 삶 살도록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이 말했다. “다양한 모습 인정한다면 의식개혁이 무슨 소용인가.”

지안 스님도 무비 스님 손을 들어줬다. “중도보다 자비ㆍ지혜라는 말이 더 좋겠다”며 “의식개혁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슬로건이 있어서 의식개혁을 유도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 “중도 인식만 해도 자존의식 생겨”
고우 스님은 “밀가루로 여러 가지 빵 만든다. 중도라는 밀가루를 이해하면, 자비ㆍ지혜라는 제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밀가루를 먼저 이해하고 제품을 만들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스님은 “중도를 객관화시켜서 알지 말고, 나라는 존재가 중도로서 존재함을 인식하자는 것”이라며 “내가 의식개혁하자는 것은 깨닫자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자는 것이다. 인식만 해도 자존의식이 생긴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중도를 알고 있다는 전제보다는 중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깨달음의 병에 걸린 한국불교를 위해 깨달음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물었다.

고우 스님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이론 먼저 공부하고 깨달음으로 가자는 것이다. 깨닫지 못하니까 ‘나’라는 생각을 전제로 갈등과 대립 일어나는 것”이라며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보는 착각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이 한마디 했다. “승속이 본래 평등하다 한마디면 끝날 것 아닌가.”

고우 스님 “깨달았다면서 남 욕해서야”
고우 스님은 “모두들 중도의 필요성을 모두 알고 내용은 부정 않는다. 방법만 서로 다를 뿐”이라면서도 “깨달았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이 법상에 오르면 남 욕한다. 오늘 자리는 중도를 표현하더라도 서로서로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비 스님이 물었다.
“타인을 비판하면 중도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중도는 평생 공부해도 모르는 숙제 아닌가. 이것을 어떻게 교육시키겠다는 것인가?”

무비 스님 “깨달음 고민하는 수좌 얼마나?”
고우 스님은 “수좌들이 깨달음이 아니면 안된다는 극단적인 사고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무비 스님은 “큰 착각”이라며 “깨달음 고민하는 수좌 얼마나 되겠나? 깨달음 문제 갖고 고민하는 사람, 2000여 결제 수좌가운데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고우 스님이 답했다. “전혀 없지 않다.”

무비 스님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행사의 뜻이 있다. 그러나 아무 결론도 없고 구체적인 지침도 없다”는 말로 첫 시간을 끝맺었다.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화엄성중 2013-01-12 15:15:40
모든 처방은 시절인연이 맞아야합니다.
고우표 약보다 무비표 약이 임상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鵬 <붕새 붕> 2013-01-12 12:40:40
위 기사문에 실린 내용 中,

" 무비 스님의 “ 스승-제자, 신도-스님 맞절이라도”. . . . . 하는 주장,

참으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것과 같은 신선한 발상이자 옳으신 말씀입니다.

중 질이란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 사이비 중질들을 하고 있는가요 ?

알기는 알고 있되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선과 교를 겸비하신 무비 스님 !
당신께서야 말로 우리 佛家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원로 스님이십니다.

鵬 <붕새 붕> 2013-01-11 23:27:32
나름데로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것으로 생각되지만,

댓글 공간을 조금 더 넓혀 주기 바란다
최소한 500 자 이상으로 . . .

아니면 차라리 댓글 공간을 폐쇄시키던지 . . .

새앙쥐 한마리 잡기 위하여
독을 깨트리는것과 비슷한 愚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자유인 2013-01-09 09:31:00
우리주변(나를중심으로)을보자.생활속에 화쟁이 자리하고있다.서로다른의견으로 시비가생기면 누군가가 끼어들어 말려준다.이때 중도적입장이어야한다는것,그렇지 않으면한쪽으로치우쳐진다는것.중도란 화살의비유로 쏜사람은없다.맞은사람과화살을뽑아주는사람뿐이다
즉 지금눈앞에일어난일을 해결할뿐이다.자잘못을따지지마라
따라하고 흉내는낼수있다.알면 내것이되고 모르면 내것도 남의것이된다."차별없는 불이"

자유인 2013-01-09 08:48:49
현종단은 종교가왜존재하는가?에 고민을더해야겠다.강을건너는것이 목적이다.종교를의지해서 건너야할강을 종교가 방해되서야되겠는가? 뗏목을만들어놓고 만든사람이 계를지켰는가,지키지않았는가,를 따지고있고..나무를베는것이 계를어기는거면 강은어찌건너겠는가?
함부로 베지않음을 가르쳐야되지않을까!!
전통만앞세우다보면 현실(지금)을잊어버린다. 현실에서 과거있고 미래도있다.
이제 진리를가르켜야할때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