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개혁 헤게모니 두고 팽팽했지만...
의식개혁 헤게모니 두고 팽팽했지만...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3.01.09 02:13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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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중계-2] “중도 바탕한 구세대비 실천”이 결론

이론 중심의 ‘중도’를 앞세운 고우 스님과 실천 위주의 ‘인불’을 내세운 무비 스님의 설전은 첫날 두 번째 시간(오후 8~10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좌담회는 “의식개혁에는 모든 참가자가 의견을 같이 했다”며 ‘중도를 이론ㆍ바탕으로 삼아 구세대비(救世大悲)를 실천하자’는 의식개혁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첫날 행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도 고우 스님과 무비 스님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웃으며 말했지만 조계종 의식개혁의 헤게모니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의식개혁 방향을 정하는데 있어서도 원로스님들은 서로 최선을 다했다.
고우 스님은 본부장 도법 스님의 말을 받아 “인불사상이나 구세대비나 중도를 다르게 표현한 것 뿐”이라며 “‘중도를 이론 바탕으로 삼아 구세대비로 실천한다’로 결론짓자”고 말했다.

구세대비는 이날 지안 스님이 무비 스님의 실천론에 공감하며 내놓은 말이었다.
지안 스님이 고우 스님의 말을 다듬어 “‘중도를 통한 구세대비를 실천하는 불교운동’으로 정리하자”며 일단락 된 듯 했지만 무비 스님이 한마디 거들었다. “지안 스님의 ‘구세대비’에 공감하긴 했지만 나는 인불사상.”
 
무비 스님 “머뭇거릴 때 아냐, 당장 행동할 때”
고우 스님은 ‘중도’를 계속 강조했다. 스님은 혼자서라도 ‘중도’를 통해 의식개혁에 나서겠다고도 말했다.

지안 스님은 “중도 교리를 대입하는 것은 불교교리 통합해 묶은 것”이라며 “불교가 중도니까. 불교 정신 갖고 하자는 것 하나마나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대승불교가 등장할 때 이미 구세대비주의로 방향 선회한 것인데 한국불교서는 선종 중심 통불교적 성격으로 이렇게 저렇게 나타났던 것. 실천 정신이 보급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무비 스님이 거들었다.
스님은 “선종사를 보면 선불교 원리ㆍ원칙에 입각한 근기는 1만명에 한사람 될까말까였다”며 “이런 가운데 구세대비 말 못하고 자기 이익만 챙겨왔던 것이다. 본래 목적과 상관없이 보통 인간도 아닌 저속한 인간으로 전락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있어 모순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구원성불론, 본래부처론. 인불사상의 실천이 구세대비이다. 본래 부처행이 구세대비”라고 강조했다.

고우 스님은 “선방에서도 보살행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공부도 잘하고 오랫동안 공부하고 공부한 표가 나더라”며 “이기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공부도 오래가지 않고 사람도 나빠진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은 “이론 공부가 중요하다. 강단에서 이론공부를 잘 시켜줘야 한다”며 “구세대비도 결국 목표는 중도로서 가야 옳다”고 주장했다.

고우 스님 “선거법 개정ㆍ재정투명화 반드시 이뤄야”
의식개혁에 관한 대화가 제도개혁으로 묻어갔다.
고우 스님은 “제도개혁은 필요하다”며 “가장 비불교적인 것이 선거법이다. 대중공사면 됐지 무슨 선거냐”며 “선거법 개정과 재정투명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선거를 대신해 대중이 추대하는 형식으로 하면 비리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대중공사에서 주지, 총무 살지 정하고 선거운동을 못하게 해야 한다. 선거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투명화를 통해 종단 예산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종단에서 복지 등을 확대해 스님들간 위화감을 해소할 수 있다”며 “이같은 제도개혁에 앞서 의식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대로라면 불교는 주저앉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승가 범계행위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을 때 주변에서 종단을 엎자는 말도 있었다”며 “엎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해봤나. 불교도 모른 채 세속적인 논리로 엎는 것은 불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제 엎는 것은 그만 해야 한다”며 “악법이라도 법을 지켜가면서 개혁해야한다. 의식개혁, 제도 개혁 없이는 한국불교 살아날 수 없다. 의식개혁에 조계종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안 스님은 “종단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말라. 한국불교 종단 가운데 조계종만한 종단이  없다”며 반박했다.

스님은 “(비록 깨닫지는 못해도 스님들이) 선방에라도 있으면 몸으로 나쁜 짓 안하고 구업 덜짓지 않느냐”며 “이런 장점을 종단 비위사태 일으키는 사람들에 부화뇌동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고우 스님은 “부정적인 것을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식해서 고쳐나가자는 것이 불교”라고 맞섰다.

무비 스님 “주지선거나 나와야 돈 주던데”
무비 스님은 “주지선거 때 돈 돌렸다고 비판한다”며 “(돈봉투 돌린) 그 사람들 수십 년 말사주지하면서 단 돈 만원 목욕비 낸 적도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공양 내는 것이 바로 선거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때뿐이다. 그때 공양 한번 내는 것을 세상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잘못이다. 목욕비 만원도 없는 스님이 주지출마 하니까 돈 준다. 주지선거 꼭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우 스님은 “선거 자체가 비불교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안 스님은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며 “선거가 비불교적이라고 고우 스님은 말하지만 세상의 대표 선출하는 보편적 방식이 선거이다. 이것을 비불교적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응수했다.

고우 스님은 “내게도 대가성 봉투가 올 때가 있다. 삼도 못 먹는데 (삼에) 돈봉투까지 넣어오기도 한다”며 “그렇게 찾아올 것 같으면 ‘절에 없다’고 둘러댄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면 제도개혁도 따라온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은 “주지하려고 나온 사람이 발심했겠나? 발심 안했다. 속인들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우 스님은 “주지 등 벼슬에 나선 스님들을 속인이라고 내치려면 승복을 벗겨야한다. 옷 벗기지 않으려면 의식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이 끝나기 한 시간여 전부터 스님들은 토론을 계속해 나갈 동력이 고갈된 모습이었다. 이론과 실천으로 나뉜 의식개혁 헤게모니 다툼은 주요 발언자들을 피로하게 만들었다.

주최한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측이 “2박3일 일정은 대중과의 약속”이라며 스님들을 수차례 독려했지만 스님들은 “할 말은 이미 다 나왔다”며 일정 축소를 주장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이 자리에서 합의만 되면 교육일정을 만들어 별도의 의무화된 연수교육으로 의식개혁 강좌를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10일까지 2박 3일간 예정됐던 행사는 9일 오전 9시께 무비 스님의 ‘중도와 구세대비 실현론’ 발제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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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문제 2013-01-12 06:19:51
조계종 자성과 쇄신 무엇이 문제인가?
자승 총무원장.....도덕적으로 문제 있음
도법스님........... 너무 설치고 다님 가만히 있으면 됨
고우스님........... 무엇이 문제인지 그 근본을 알 것이다.
이것이 문제다

죽비 2013-01-10 13:15:28
조계종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
승가 공동체 정신이 붕괴. 개인 토굴, 개인 상좌제도 당연히 어느 스님을 중심으로 문중형성. 복지 노후 보장 안되엇 결국 파벌이 형성 되어 마침내 절뺃기, 주지싸움, 총무원장, 종회의원 당선되어 기득권 확보로 이어진다.
해결방안:
개인상좌제도 폐지. 본사별 승려들 교육, 인사 복지 정책 수립.

중도란 무엇인가 2013-01-10 07:47:21
중도가 무엇인가?

중도란 중이 가야할 올바른 길을

중도라 한다.

비전1 2013-01-09 21:44:11
조계종의 밑천이 청천백일하에 여지없이 들어나고 말았다. 조계종 고승이라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주고받은 이야기의 내용이 이지경이라면, 참 한심하다. 지구시민에 대한 의식개혁은 2500년 전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미 다 끝내셨다. 당신들은 부처님께서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행위>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부처님께서 하지 말라는 말만 잘 듣고, 그대로 행하면 조계종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추앙을 받게 되어 있다.

비전1 2013-01-09 21:20:33
조계종 승려들은 지구시민의 정신적인 수준을 너무도 낮게 깔보고 있다. 지구시민들은 전자공학, 분자생물학, 생명공학, 뇌과학을 연계하여 지구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환하고자 패러다임을 바꾸고 가치관을 바꾸고 있다. 고우스님과 무비스님의 대화 내용을 보니, 2500년 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모두 다 말씀해 놓은 내용에 미치지 못한다. 의식개혁은 2500년 전에 부처님께서 이미 다 끝낸 내용이다. 참으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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