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화마가 할퀸 낙산사(주지 정념)는 당시 소실된 가람 대부분을 복원, 다음달 12일 오전11시 원통전에서 '2차 복원불사 회향법회'를 갖는다.
낙산사는 이번 불사로 설선당, 응향각, 무산지역아동센터 등 12개의 전각과 시설을 복원했다.
정념 스님은 "사찰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우리끼리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소담한 소통의 장이 되도록 꾸몄다"고 했다. 스님의 이런 정신은 전각마다 고스란히 담겨있다.
설선당(設禪堂)과 응향각(凝香閣)에는 1평짜리 공간에 좌복 하나만 둬 모든 상념을 버리고 수행할 수 있는 3개의 방이 마련돼 있다. 종교를 떠나 누구든지 들어와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어서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든 소지품을 갖고 들어 갈 수 없다. 부억이 있어 음식 조리도 가능하다.
정취전(正趣殿)은 낙산사의 두 성인 중 하나인 정취관세음보살을 봉안할 전각이다. 이곳은 스님과 불자를 위한 공간으로 개방한다. 빈일루(賓日樓)는 해를 맞이하는 누각이란 뜻으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친필 현판이 걸렸다.
이밖에도 부지런히 수행하는 의미의 근행당(勤行堂), 빈일루 북서쪽의 달을 떠나 보내는 집 송월요(送月寮), 천년의 향기가 서려있는 고향실(古香室), 해수관음상 108법륜석, 취숙헌 해우소 등을 복원하거나 새로지었다.
특히 낙산사는 양양읍에 무산지역아동센터를 마련, 지역 어린이들이 도서관과 공부방을 자유롭게 이용하게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공부방에는 인근 초등학교 전교생의 10%가 이용할 정도로 인기다.
이번 불사는 김홍도의 '낙산사도'가 사찰 복원의 바탕이 됐다.
정념 스님은 "오천년 역사 가운데 천년여를 불교가 맡아왔다"며 "낙산사 불사는 건물을 지은 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2차 회향을 통해 옛가람 복원을 완료하고 3차 불사에서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을 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종교를 넘어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문화 명상 열린 공간을 지향키 위해 2011년까지 전문적인 연수원도 지을 계획이다.
스님은 "지난 4년간 마음을 모아 준 종단 원로스님들과 낙산사를 사랑하는 국민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낙산사가 관음 기도성지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사부대중 여러분이 살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